어른이 처음이라서 그래 - 여전히 서툴고 모르는 것투성이인 어른을 위한 심리학 수업
하주원 지음 / 팜파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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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다, 불안하다,억울하다. 현대인들에게 이 세가지 문장은 공통적으로 내재되어 있다. 아이는 아이라서 힘들고, 어른은 어른이라서 힘든 삶을 살아간다. 그래서 서로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서로를 동경의 대상으로 바라본다. 부모의 잔소리가 싫어서 어른이 되지만 어른이 되니, 잔소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 공교롭게도 내 안에 어릴 적 마음이나 생각들은 여전히 어른이 된 이후에도 존재하고 있는데, 세상은 나에게 어른 답게 행동하라고 말하고, 어른의 기준을 들이댄다. 그런데 준비되지 않은 어른은, 준비되지 않은 아이는 그래서 준비되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힘들어 하고 불안하고 걱정한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내가 그 삶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노력한 게 ,시간과 돈을 들인게 억울해서 포기 하지 못하고, 내려 놓지 못한다. 내가 자발적으로 내려오는 것보다 누군가 밀어서 내려오는 악순환이 우리들에게 반복되고, 존재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대한민국 사회 안에 살아가는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걱정과 불안에 대해서, 들여다 보고 있으며, 그에 대한 하나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 하주원씨는 정신과 의사이면서, 대학교수이다. 물론 이 책에 등장하는 어른이라는 보편적인 기준에서 저자도 벗어날 수 없다. 불안하고, 걱정하고, 억울하고 힘듦에 대해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거다. 길을 걸어가다 넘어질까 두려운 어른들의 모습, 뭔가 시도하고 싶어도 실패할 까 두려운 어른들이 우리 마음 곳곳에 숨어있으며, 시한 폭탄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것처럼 우리는 내 마음 속에 불안과 걱정이라는 시한폭탄을 끌어안고 살아간다.


어른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은 바로 인간관계이다. 물론 이 책을 읽는 이육도 여기에 있다. 촘촘하게 엮여있는 인간관계, 세상은 다양한 인간관계에 대해 각자의 답을 추출하고 있다. 우리는 그 답을 기준으로 선택하고 결정한다. 그 추출된 정답이나 정제되어 내 앞에 놓여진 정답들이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할 때, 꼬여버린 매듭을 풀지 못할 때 우리는 종종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지게 되고, 어릴 적 처음 마주했던 트라우마와 나쁜 기억이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을 읽는 이유이며, 인간관계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매듭을 풀어주기 위해 살아온 그동안의 삶과 경험을 바탕으로 서술하고 있다.


책을 읽다보면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간의 존중이라 말한다. 그런데 '존중'이라는 단어는 상당히 폭력적이고, 때로는 나에게 상처가 된다. 우리는 매 순간 인간관계에서 '존중'이러는 가치를 들이대야 하는 걸까. 일시적인 '존중'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존중' 말이다. 어른들은 존중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존중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 힘들어 하고 때로는 상처를 받는다. 물론 열번 누군가를 존중하였다 하더라도, 한번 존중하지 않아서 그동안 쌓아왔던 인간관계가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그것이 바로 우리가 안고 있는 현대인들의 공통된 숙제이며, 그 답을 찾기 위해서, 자 자신의 상처들을 치유하기 위해서, 위로하기 위해서 책을 읽는게 아닌가 싶다.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고 화가올라올 때,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온몸에 열이 뻗치는 것 같을 때 우리는 원인을 찾으려고 한다. 곰곰이 생각하다 보면 해결책을 알게 된다. 그러나 그 해결책이 지금 바꿀 수 없는 부분을 포함하고 있으면 불안해진다. 때로는 너무 많이 알아서 불안하다. 안다고 해서 문제가 꼭 해결되는 것은 아니니까. 창문의 유리가 왜 깨졌는지 알아보았더니 손가락 때문이었다. 유리창을 손가락으로 툭 건드리자 그만 와르르 깨져버렸다. 정말로 창문을 툭 건드렸을 뿐인 손가락 때문일까? 굉장히 오랫동안 금이 간 채로 버텨온 유리창이라면 누가 건드려도 깨지지 않았을까?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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