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친절한 문학 교과서 작품 읽기 : 고대 가요.향가.고려 가요 편 이토록 친절한 문학 교과서 작품 읽기
하태준 지음 / 다산에듀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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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1학년 문학 선생님이 생각난다. 공교롭게도 그 선생님은 담임 선생님이었다. 조금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독특한 글씨체, 뜨거운 8월,수업시간에 졸기 일쑤인 고등학생들을 데리고 열정적으로 가르쳐야 했던 그 분은 텍스트로만 이뤄진 문학작품을 쉽게 이해시켜야만 했고, 힘들지만, 그것이 그분의 사명감이자 자부심이 아니었을까 생각되었다.


그 분이 생각났던 건 그때 처음 신라 향가와 고려가요를 접했기 때문이다. 문학교과서 첫페이지에 등장하는 공무도하과, 처용가, 구지가, 그 선생님 시간에 좋은 점수는 얻지 못했지만, 필기는 열심히 해서 하나 하나 기억에 남아있었다. 그분이 이 책을 접했다면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 이 책에서 표방하고 있는 '친절한 문학 교과서'가 바로 그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추구했던 수업 방식이 아닐까 싶다. 고조선 고대 문학 속에 등장하는 공무도화가는 영화 한 편이 생각나는 고대가요의 특징을 드러내고 있으면서, '님이여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공무도하가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지만, 그 의미가 무엇이며, 영화 제목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 공무도하가 한편만 놓고 본다면 문학이 가지고 있는 힘은 지속적이면서 영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지금까지 고고하게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흘러 들어오게 된다는 걸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고구려 2대 유리왕과 연관되어 있는 황조가, 가라국의 건국 신화와 연관되어 있는 구지가, 드라마로도 익히 알려져 있고 선화 공주와 서동의 이야기가 담겨진 서동요, 신라의 화랑의 우정과 의리를 엿볼 수 있는 모죽지랑가,신라 경덕왕 때의 승려 월명사가 남겨놓은 도솔가는 고려시대에 일연과 김부식에 의해 남겨진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기록된 고대 가요이며, 신라 향가였다. 2000년전 그때의 모습과 그들의 서정적인 삶을 지금 우리가 충분히 음미할 수 있는 건 그들이 남겨놓은 유산을 지금까지 남아 있으며,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가는 지금까지 26수가 남아 있으며, 거의 대부분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기록되어 있었다. 향가에 대한 해석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것은 일제 강점기 이후 양주동과 이론 학자에 의해서였다. 향가는 4구체, 8구체, 10구체로 나뉘어지며, 10구체  향가로 제망매가와 찬기파랑가가 현존한다.


2000년전 고대 문학과 신라의 향가, 고대 가요를 역사적 배경 없이 이해하는 것과 그 시대적 배경과 분위기를 함께 파악하면서 이해할 때 해석 과정에서 큰 차이가 존재한다. 그건 문학 작품 속 글 하나 하나를 음미하고 상상하면서 읽을 때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게 되고, 누군가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문학적인 힘을 나 스스로 갖출 수 있게 된다. 특히 이 책에 등장하는 그림 하나 하나는 문학 작품과 시대적 배경, 사람, 종교적, 주술적 의미까지 함께 파악할 수 있어서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며, 초등학생이 동화책을 읽는 것 같은 느낌으로 문학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이 책에서 음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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