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책방
조경국 지음 / 펄북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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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에 오는 단골손님들은 과거에 대해 말하기를 즐겼다. 자신의 과거, 다른 이의 과거, 책방 주인의 과거까지 도돌이표를 찍으며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풀었다. 아폴로책방을 찾는 몇 안 되는 단골들은 과거를 공유했다. 사라져버린 책방들에 대한 추억과 비껴간 책에 대한 인연 ,여기저기 주워들은 자투리 정보로 끼워 맞춘 나의 과거를 중국집 회전 테이블에 올려놓은 요리마냥 즐겼다. (p47)


책방으로 들어온 책들은 갈피에 오래된 물건을 품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부분은 주인을 알 수 없었다.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책방이나 출판사에서 홍보용으로 만든 책갈피는 흔했다. 성적표, 영수증, 껌종이, 메모, 엽서, 번호표, 말린 꽃, 우표.. 책이 품은 물건들은 다양했고 나는 그것들을 수집했다. 발견한 날짜와 책 제목을 쓰고 책상 맨 아래 서랍 종이 상자에 모았다. (p99)


오토바이는 전적으로 이성의 법칙에 따라 작동한다. 또한 오토바이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공부는 실제로 합리적 이성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에 대한 공부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돌아올려면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다. 만약 소문이 사실이라면 그가 이성을 잃었던 건 아닐까 생각했다. 다시 그의 책을 박스에 집어 넣고 창고로 갔다. 'CB 하우스'라고 쓰고 선반 위로 올렸다. (p154)


책 제목 아폴로 책방. 이 책은 19편의 짤막한 단편 소설이 연이어진다. 한 편의 소설은 하나의 스토리가 되고, 누군가의 일상이 된다. 어쩌면 그것은 그냥 스쳐지날갈 수 있잇는 우리네의 삶의 한 페이지가 아닌가 싶다. 저자 조경국씨는 바로 그런 우리의 일상을 관찰하고 써내려 간다. 실제 진주에서 작은 헌책방을 운영하는 저자는 자신의 일상 속에서 만난 사람들을 이 책에서 기록해 나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단편 소설임에도 에세이스런 느낌이 배여 있었고, 자연스러운 스토리 전개가 이어지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누군가의 일상 속에는 책이 있다. 저자는 삶과 책을 연결시키고 있다. 여기서 한 권 한 권 소개해 나가는 그 것이 예사롭지 않다. 손 때 묻은 책들, 10년,20년 켜켜이 세월을 안고 살아가는 헌책들은 누군가에게 의미를 부여한다. 헌책들은 그 사람들의 삶이 기록되어 있다. 헌책을 파는 사람과 헌책을 사는 사람은 그렇게 연결된다. 책에서 성공을 꾀하는 이들도 있지만, 책에서 추억을 쌓는 이들도 분명 있다. 또한 책이 자신을 치유하는 하나의 도구이자 수단이 된다. 저자는 책으로 일상을 살아가면서 밥벌이로서 책을 소유하고 공유해 나간다. 어떤 책 한권이 내 관심 속에서 내 품에 들어올 때 그 느낌, 책과 나의 잊혀진 과거들이 교차될 때 나는 그 안에서 위로를 얻게 된다. 그리고 그 위로는 나에게 새로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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