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송가 2 아시아 문학선 19
남대현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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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소설을 읽으면 두 가지 감정이 교차될 때가 있다. 첫번째는 동징성이다.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정서를 가지는데서 얻을 수 있는 공감과 이해는 다른  언어로 쓰여진 문학에서 얻을 수 없는 독특한 정서이다. 반면 이질성도 동시에 느끼게 된다. 70년간 남북이 단절되어서 생기는 언어적 차이나 표현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북한 언어 속에 우리가 이제는 잘 쓰여지지 않는 표현들이 나오고 있다.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남한의 언어적 특징은 언어조차 새로운 것으로 버꿔 버리고 일상 생활 속에 쓰여지는 낡은 언어를 새로운 언어적 표현으로 교체해 버린다. 이런 언어적 세대교체는 미디어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소설 청춘송가는 1987년에 쓰여진 북한 문학이다. 그 당시 이 소설은 북한 뿐 아니라 남한에서도 베스트셀러였다고 한다. 그건 남북한 사람들의 정서적으로 통하는 부분이 많았다는 걸 반증하고 있으며, 북한 사회와 우리 사회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는 걸 추정하게 된다. 실제 이 소설을 읽어본다면, 과거 이규형 감독의 <철수와 미미의 청춘스케치>에서 느꼈던 사랑에 대한 순수함과 사랑에 대해서 바라보는 남녀 사이에 존재하는 깊이를 이 소설애서 느낄 수 있으며, 소설에서 사랑에 대해 이해와 양심, 이 두가지 단어를 기준으로 바라보는게 독특하였다. 그건 지금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사랑에 치중하는 우리의 사랑에 대한 보편적인 상식에서 벗어나 있으며, 북한 사회의 30년전 사랑을 엿볼 수 있다. 즉 응답하라 1988에서 보았던 그 정서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의 견해에 의하면 감정이란 한갖 공정한 사색을 방해하는 불순물로서 나약하고 우유부단한 인간들에게만 한하는 소유물이라는 것이었다. 때문에 자기처럼 지극히 엄정한 사업을 해야 하는 사람들은 그런 불순물에 유혹되거나 희롱당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물론 결코 그럴 권리조차 없다는 것이었다. (청춘송가 1 -207페이지)


"그래요.사랑도 창조해야 하구말구요.만약 사랑을 동무처럼 생각한다면 꽃들이 만발한 화원이나 열매들이 주렁진 과원에서 제 마음에 드는 꽃을 꺽거나 입에 맞는 열매를 따는 거나 다를 게 뭐에요? 그래 그걸 사랑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전 진실한 사랑이라면 그런 꽃과 열매를 따기 전에 자신의 힘으로 그렇게 아름답고 탐스럽게 가꿔야 한다고 봐요. 태수 동무처럼 말이에요. 전 그래서 동무를 존경해요. 사람은 누구나 사소한 부족점을 다 가지고 있는 법이 아니겠어요. 서로의 부족점을 서로가 도와주어 고쳐가는 과정이 곧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요? 그래서 행복이 창조과정에 있다는 진리가 생겨난 게 아닐가요?" (청춘송가 2권-162페이지)


소설 속 주인공 리진호를 호케이라 부르고 있다. 여기서 호케이란 북한말로 하키란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리진호가 강철직장 로장에서 저지른 무모한 사건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다. 즉 리진호를 상징하면서 희롱하거나 비아냥 거리는 의미로 쓰여지고 있으며, 이 소설 전체에서 리진호가 보여주는 무모함이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과정이 그려지고 있다. 리진호는 대학을 졸업하여 강철직장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의 행동을 이해하고 공감해 주는 이들은 없었다. 리진호가 꿈꾸는 주체야금법이란 철강을 자급자족할 수 있으며, 양질의 철강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기존의 낮은 온도에서 1800도까지 끌어올리려는 리진호가 꿈꾸는 것은 주변 사람들이 찬성하고 지지해 주기보다는 사고나 치지 말라는 식이었다. 하지만 리진호의 연인 현옥은 리진호를 지지하였으며, 사랑이란 바로 뒤에서 누군가를 바라보고 부족한 것을 채워주는 거라는 것을 이 소설 전체의 맥락과 일치한다. 


여기서 현옥과 또다른 접접에 서있는 인물이 있었으니,그사람은 바로 윤정이였다. 리진호와 같은 직장에서 일하고 있으면서 보조기사로 일하는 윤정이는 리진호가 하는 무모한 도전이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기철은 리진호의 그런 도전정신을 아끼고 있으며,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였다. 윤정이는 기철의 생각을 들으면서 자신의 입장을 바꿔 나가게 되는데, 윤정이의 심경 변화를 엿본다면, 사랑은 움직인다는 보편적 진리가 남한 뿐 아니라 북한에서도 통한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윤정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양심에 따라 행동하였으며, 리진호의 무모한 도전이 성공으로 바뀌는 과정에 현옥의 남다른 노력이 숨어 있었다. 이 소설 속에는 리진호와 현옥의 사랑, 기철과 윤정이의 사랑, 태수와 은심이의 사랑의 실제와 변화 과정을 엿볼 수 있으며, 강철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보여주는 리진호의 진실된 모습과 열정에 주변 사람의 마음을 돌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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