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어 인디언 아이들은 자유롭다 - 문화인류학자가 바라본 부모와 아이 사이
하라 히로코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한울림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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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프로그램을 보면 어린 아이가 트렉터나 경운기를 손수 운전하는 것을 비출 때가 있다. 다른 기계와 달리 농기계는 타인에게 위험하진 않지만 그것이 가지는 차체 무게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 정해진 공간 안에서 움직인다면, 농기계는 어린 아이들도 직접 운전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 사회의 시스템을 보자면 아이들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지, 아이들은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보편적인 생각이 나타난다. 아이는 고개를 돌리면 위험한 행동을 하고, 통제되고 관리해고 눈을 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해어인디언들의 삶을 모습을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가치관, 문화에서 벗어나 있었다. 


캐나다 북부에는 해어 인디언이 있다. 일년중 절반은 영하 20도 이하의 혹독한 추위를 견뎌야 하는 해어 인디언들의 삶의 중심에는 생존이 있다. 간간히 문명 세계의 해택을 누리고 있지만, 오랫동안 추구했던 수렵인으로서의 생존 방식을 해어 인디언은 버리지 않는다. 특히 해어 인디언의 육아 방식을 본다면, 우리와 다른 방식이 나타나고 있다. 그건 아이와 어른의 개념이 없고, 아이를 가르치거나 배우거나 도와 줘야 한다는 인식이 없다. 즉 아이 스스로 자유로운 상태로 둔다면 아이들은 고유의 잠재력을 세상에 표출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아이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 사라지게 되면, 아이들은 스스로 관찰하고, 관찰한 것에 대해서 행동으로 바꿔 나가게 된다. 무언가를 새로 배우는 것은 누군가 가르쳐 줘서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배워 나가는 것이다. 


스스로 배우는 것과 남이 가르쳐 주는 것, 이 두가지 차이점은 사소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그들과 우리의 차이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누군가 가르쳐 주게 되면, 수평적인 구조가 수직적은 구조로 바뀌게 된다. 같은 동급생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스스로 배우고 스스로 깨우친다면 수직적인 관계가 만들어질 필요가 없다. 그건 남녀간에 해야 할 일이 구별되는 우리의 문일반적인 정서와 다른 해어 인디언만의 독특한 문화이자 관습이다.


이 책을 읽으면 부모가 내 아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엿볼 수 있다. 자기 주도적 학습, 창의력 학습을 강조하면서 정작 많은 부모들은 내 아이의 잠재력을 키워 주지 못한다. 부모의 생각 속에는 내 아이의 자기주도적 학습과 창의력은 가르쳐야 하고, 누군가에게 배워야 하는 하나의 과정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자기 주도적 학습, 창의력 학습은 아이 스스로 배워 나갈 수 있다. 많은 걸 보여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그 안에서 아이가 어떤 걸 하고 싶을 때 부모가 정해주는 하나의 안전한 영역 안에서 아이 스스로 자유롭게 둔다면, 그것이 바로 해어 인디언들이 추구하는 교육방식이며, 우리가 원하는 교육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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