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대 곁으로 가고 싶다
오종호 지음 / 도어즈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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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보기zz가끔은 케이블 방송을 통해서 1990년대 드라마, 영화를 볼 때가 있다. 분명 내가 봤던 드라마, 영화인데 지금은 이질감이 느껴진다. 특히 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가 나올 때 어색해지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사랑에 대해 순수했던 그 때의 영화 속 장면들이 이젠 촌스럽고, 과거의 추억이 되어갔다. 왜일까, 왜였을까...그럴 때마다 나는 상념에 빠지고, 나에게 질문하게 된다. 나의 변화된 모습이 드라마와 영화를 보면서 나 스스로를 흔들어 놓는다. 작가 오종호 님의 <나는 그대 곁으로 가고 싶다>는 우리 앞에 놓여진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으며, 우리는 사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영화 속 한장면, 소설 속 한 장면을 자신의 인생과 결부시키고 있다.  


우리는 죽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죽음은 언제나 우리 가까운 곳에 머물러 있으면서, 불편하다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우리는 외면한다. 내 가까운 가족이 세상을 떠나면 슬픔 속에 잠겨 있으면서, 거기서 벗어나려고 몸부림 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드라마, 영화 속 장면 하나 하나에 눈물 짓고, 웃고 그 안에서 우리 삶을 그려 본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내 마음인 것처럼 착각하면서 살아간다.


돈 버는 일을 어렵게 만들어놓았기 때문에 세상살이는 피곤하다. 누군가는 참 쉽게 벌고 쉽게 불려서 잔뜩 쌓아두고 인생을 즐기는 것 같은데 고단한 하루 끝에서 잠자리에 누우면 왠지 억울한 기분도 든다. 언제까지 이 짓하고 살아야 하나 싶다가도 이거라도 하는 게 어디냐는 생각도 들다가 이런저런 돈 나갈 걱정에 한숨이 나기도 한다. (p94)


돈은 우리 삶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사람들은 사랑을 선택하기도, 돈을 선택하기도 한다. 자신에게 놓여진 상화에 따라 선택의 기준은 달라진다. 지금 우리 스스로 "사랑이 밥 먹여 주냐!"는 인식이 우리 삶에 채워지고 있는 이유는 바로 우리 스스로 돈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문장이 눈에 들어왔던 이유는 바로 며칠 전 우리 동네에 일어났던 은행 강도 사건 때문이다. 은행 강도가 은행 직원만 있는 작은 새마을 금고에 들어간 이유는 스스로 궁지에 몰렸기 때문이다. 사랑의 가치보다 돈의 가치를 우선하면서 우리 삶이 각박해지고, 강도에 동정심을 보여주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물론 그 사람이 했던 행동은 분명 잘못된 건 맞다. 은행 강도를 저지르기 위해서 오토바이를 훔치고 인적이 드문 곳에 가서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 한다. 을을 착취하는 을의 전형적인 모습이 바로 이런 경우가 아닌가 싶다. 공교롭게도 이런 현상에 대해 내놓는 대책은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 낸다. 그의 마음 속에 숨어있는 사채빛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는 강도를 해서라도 갚으려는 삐뚤어진 욕망이 숨어 있다. 그리고 그의 내면 속에는 억울함도 있을 거다. 세상에 수많은 재벌들이 수천억원을 탕진해도 봐주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1억이 채 안되는 돈을 뜯어가면서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걸 본다면 돈의 가치에 대해서 우리 사회의 기울어진 현실을 비추고 있다.


책에는 사랑에 대해 말하고 있고, 행복에 대해 말하고 있다. 우리는 돈이 없어도 얼마든지 행복을 누릴 수 있다.단지 우리는 그걸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디어는 돈이 없으면 불행해진다고 부채질 한다. 행복해지려면 먼저 내 주변에 행복한 사람들과 함께해야 한다. 행복한 사람들과 가까이 하면 나 스스로 행복을 얻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굳이 로또를 얻지 않아도, 행복감이 충만한 나라로 여행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런 것들이 바로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에 대한 가치 척도가 아닌가 싶다. 책에서 저자는 영화와 소설을 내 앞에 들이밀고 있다, 그 하나 하나 엿본다면 내 앞에 놓여진 소중한 것을 놓치지 않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 내 주변 사람들에게 잘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조르바의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소비의 자유를 전제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소비의 자유를 망각하면 경제적 자유를 추구할 이유가 사라지는 까닭이다.자연과 가장 가까운 삶이란 먹고 마시고 즐기기 위해 일하고, 일해서 먹고 마시고 즐기는 삶이 아닐까? 그렇게 살면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 외에 삶을 채우고 싶은 소중한 가치들을 위해 쓸 시간을 갖지 못하는데 그런 동물적인 삶에 어떻게 만족하라는 거냐고 따질 수도 있을 것이다.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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