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로니아공화국
김대현 지음 / 다산책방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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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대현의 <나의 아로니아공화국>은 SF 소설이면서 사회 소설이다. 작가는 자신을 소설 속 주인공 김강현에 오마주하고 있으며, 자신의 욕구와 욕망을 투영하고 있는 듯 하였다. 실제 저자도 1968년생, 소설 속 인물 김강현도 1968년생이다. 소설 <나의 아로니아공화국> 은 2028년 가까운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학력고사 세대이며, 자칭 엘리트라 불리는 김강현은 자신에게 주어진 안락한 삶을 버리고, 검사직을 버리고, 새로운 꿈을 펼쳐 나가기 시작하였다. 열심히 노력해도 안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벗어나, 새로운 국가를 만드는 것이다.재미있고 신나는 국가. 한국에서 보았던 제도적 틀에서 벗어나 시민이 주인이 되는 국가였다. 아로니아 공화국은 바로 김강현이 꿈꾸는 실체였으며, 민주주의 개념을 도입하면서, 기존의 한국 사회 안에 존재하는 틀을 아로니아 공화국을 건립하는데 차용하게 된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꺼번에 보는 듯 했다. 자칭 밀레니얼 세대라 부르는 2000년 이후에 태어난 아이들은 이 소설을 읽으면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궁금하다. 수능 세대에게 학력고사 세대는 상당히 낯선 개념이기 때문이다. 또한 쓰리스타, 골드 스타가 지금의 LG가 되었고, 삼성이 되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까, 소설 속에는 그런 배려가 조금은 부족했다. 아로니아 공화국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공산주의 사회주의 체제 안에서 자본주의 제도를 보완하는 사회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빈부 격차가 존재하지 않으며, 아로니아 공화국의 제1당인 아로니아 시민당이 있으며, 제1야당인 그린 머슬 아로니아 당이 있다. 그린 머슬 아로니아 당은소설 속 주인공 김강현이 엘리트가 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수영 누나가 속해 있는 야당이다. 김강현은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었고, 배우지 않아도,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새상을 원한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어본다면 하나의 국가가 만들어지기에는 뭔가 부족한 부분들이 엿보인다. 작가의 생각과 의도,목적을 소설 속 상상과 허구에 의지해 표현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기존의 법률과 제도를 차용하는 과정에서 채워지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었다. 어떤 제도가 도입되느 과정에서 시민이 생략되어 있기 때문이다. 김강현의 생각과 가치관이 곧바로 제도로 만들어지는 과정이 생략되어 있다, 특히 이 소설 안에는 과거 1990년 이전의 우리 사회의 모습을 자세하게 표사하고 있으며, 김강현이 아로니아 공화국을 만든 목적이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특히 박정희-전두환-노태우로 이어지는 군부 세력과 김영삼-김대중으로 이어지는 민주주의 세력, 노무현의 대통령의 죽음을 마주하면서 김강현은 자신이 꿈꾸던 이상을 현실로 바꿔 나가기 시작하였다.


아로니아의 모든 토지는 국가가 소유,관리한다. 토지의 매매와 양도, 증여와 상속은 불가능하다. 아로니아는 18세 이상의 모든 시민들에게 토지 이용권을 10년 단위로 임대한다. 모든 아로니아 시민은 18세가 되는 날 아로니아로부터 토지 이용권을 받는다. 토지이용권은 임대기간 동안 적정한 목적으로 사용됐는지 아로니아가 확인하고 목적에 합당하게 사용된 경우 10년 단위로 다시 임대한다. 토지 임대비용과 1인당 토지면적은 아로니아 내무부가 10년 단위로 선정하고 의정원 의결을 거쳐서 확정되며, 토지 이용권을 반납하는 경우 토지 위에 설치된 건물과 부속물은 감가상각 처리하고 은행 이율에 해당하는 이자와 함께 전액 반환된다. (p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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