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김소연진아일 동안 황선미 선생님이 들려주는 관계 이야기
황선미 지음, 박진아 그림, 이보연 상담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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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이 불편하다. <내가 김소연진아일 동안>을 쓴 황선미 작가는 익히 잘 알려진 동화작가이다.<마당을 나온 암탉>을 쓴 황선미 작가는 청소년들이 겪는 고밈과 걱정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으로 드러내고 있으며,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 책의 주제는 학교와 가정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책에서 주인공은 김소연과 이진아였다. 왜 저자는 김소연 이진아가 아닌 김소연진아라 부르는 걸까, 그건 이진아가 가지고 있는 하나의 고민과 정체성에 대해서 언급하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다. 이름을 붙여씀으로서 두 사람은 하나가 되었다. 아니 그들은 두 사람이 하나가 되기를 강요한다. 학교 내에서 두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들, 착하고 소심하다는 이유로 선생님은 이진아에게 다른 아이들보다 느린 김소연의 도우미가 되었으면 하는 부탁을 하게 된다. 그런데, 형식으로는 부탁이지만 이것은 강요였다. 선생님의 요구에 대해서 이진아는 거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있는 수많은 폭력들은 부탁과 강요에 의해서 시작되고, 정작 그 당사자는 그걸 알지 못한다. 거절하는 그 순간 이기적인 아이, 나쁜 아이로 주홍글씨가 새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도덕적 가치를 존중하면서도 정작 그 도덕을 실천하지 않고, 약한 이들에게 도덕적 가치를 강요하거나 강요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바로 이 책에서 이진아의 모습이 딱 그런 모습이다. 착한 아이가 되어 버린 이진아의 마음 온저리 속에 감춰진 걱정과 고민에 대해서, 자신의 주변 사람들, 선생님, 학교 친구, 부모님 조차 크게 관심 가지지 않고 있으면서 이진아 스스로 혼자서 마음 언저리에 그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진아의 모습이 바로 내 모습 같았다. 나는 착하지 않은데, 사회가 착한 아이라 낙인 찍었던 적이 많았다. 그래서 '착함'이라는 가치에 무언가를 채워 넣기 시작했다. 책 속에서 이진아도 마찬가지였다. 느린 아이였던 김소연의 도우미가 되면서, 주변 사람들은 이진아에게 많은 걸 요구하기 시작하였고, 스스로 그것이 부당하다 생각하였지만,거기에 대해서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할까 두려운 소심한 이진아였기 때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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