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를 위한 집필 안내서 - 궁금하지만 물어볼 수 없었던 작가와 출판에 대한 이야기
정혜윤 지음 / SISO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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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동안 읽었던 책들이 4000권을 넘어서면서, 이젠 책들에 대해서, 작가의 성향에 대해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특히 한국 사람들의 독서 성향이 자기계발서, 마음 치유, 성공,제테크에 몰려 있으며, 인문학은 강조하지만 ,여전히 인스턴트식 인문학에 치중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인문학을 통해 사유하지 않고, 인문학 안에 자신이 필요로 하는 정답만 뽑아내려는 독자들의 독서 성향은 여전히 그대로이다. 또한 책에 관심가지면서 책쓰기에 대해서,책쓰기 노하우에 관한 책들을 다수 접한 적이 있는데, 그동안 읽었던 책쓰기 관련 도서가 10여권 정도 된다. 어떤 작가는 책쓰기를 하면서 자신의 전문성을 내세우고, 스스로 성공했다는 걸 드러내지만, 그 사람은 스스로 독자를 생각하지 않는 책을 썻다는 그 사실을 전혀 모르는 무례함을 드러내고 나서 나 스스로 아연실색해 버리고 말았다. 이 책에서도 바로 내 가 그동안 생각했던 책쓰기에 대한 호불호에 대해서 편집자 정혜윤씨의 생각이 오롯히 드러나고 있으며, 책에 대한 저품질이 가속화되고 있는 이유를 소수의 책쓰기 작가 책쓰기 강사들 때문이라 지적한다.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편집자 정혜윤씨 말 대로 내 마음 속에 책을 쓰고 싶은 욕망이 숨어 있는 건 아닌가 싶다. 여전히 책쓰는걸 주자하고 있으며, 내 주제에 책은 무슨이라 생각하는 나의 편협한 가치관이 지워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주변에 보면 다양한 사람들이 책을 써내고 있다. 책이 많이 팔리는 책들은 그 책 제목에 책 한권의 목적이 고스란히 내포되어 있고, 책의 컨셉이 명확하다. 정혜윤씨가 쓴 <작가를 위한 집필 안내서>는 바로 이런 목적을 가진 이들, 팔리는 책을 쓰기 위한 작가들이, 책을 쓰기 위한 기본적인 요소로 채워 나간다. 특히 편집자의 입장에서 쓰여진 책이기 때문에 책의 원재료에 대한 편집자의 차갑고 냉철한 생각이 돋보였다. 책을 쓰는 건 작가 몫이고,  책의 완성도 또한 작가에게 있지만, 책을 편집하는 과정은 편집자가 작가보다 위에 있다. 즉 저자가 책을 쓸 때 중요시하는 건 맞춤법보다는 문장력과 표현력이다.  완벽한 맞춤법에 치중하다 보면 재대로 된 책 하나 나오기가 쉽지 않다. 스스로 문장력과 표현력을 기르기 위해서 다양한 책을 일고 필사를 반목한다면, 자신이 쓰고자 하는 책에 대한 완성도는 높아질 수 있다. 한권의 책을 쓰기 위해서 수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 편집자의 책상위에는 신간들이 우후죽숙 쏟아져 나온다. 그 하나 하나 정독하는 과정들 속에서 편집자는 신진 작가들의 초고를 어떻게 들여다 보고 있는지 재확인할 수 있다. 특히 독자의 입장으로 볼 때 나의 경우  책의 목차와 서문은 건성건성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작가는 그래선 안된다는 걸 정혜윤씨는 언급하고 있다. 초보 작가들이 하는 실수 중에원고만 덜렁 편집자에게 가져다 주는 경우이다. 정혜윤씨는 원고 뿐 아니라 책에 대해 개략적으로 알 수 있는 기획서도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편집자는 책에 있어서 전문가지만, 한권의 책에 나오는 컨텐츠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는 이는 작가 본인이다. 원고는 컨텐츠이지만, 그 컨텐츠의 방향과 작가의 의도 ,책제목과 독서 타겟층 등등은 기획사 하나에 채워서 편집자에게 보여줄 수 있어야 출판사와 작가는 서로 연결될 수 있다.


이 책은 냉엄하고 엄격하다. 저자는 책이란 모름지기 작가 자신이 아닌 독자를 향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이 부분이 적극 공감한다. 책을 들여다 보면 어떤 작가는 독자들의 불편한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자랑을 늘어놓기 바쁘다. 한 권의 책에서 또다른 책을 인용한답시고, 그것이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인용이 아니라 자신의 주변 신진 작가들의 책을 소개하고 홍보하기 위한 인용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나의 입장으로 보자면 그것이 반복될 때 상당히 불쾌하고, 노골적인 처사에 씁쓸할 때가 있다. 우리 사회에 책을 쓰고 싶은 욕망이 커지면서, 인지도가 낮은 작가들이 서로 품앗이를 책에서 표출하고 있는 걸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독자를 전혀 무시하는 결과를 잉태하고, 그것을 초래한 책쓰기를 하는 작가에 대한 평판이나 책에 대한 가치는 낮아진다.



사람은 누구나 잘하는 것, 잘 해보고 싶은 것 하나씩은 있기 마련이다. 다만 그 '보물'을 찾아서 잘 활용하는 사람과 아직 그것을 찾지 못한 사람으로 나뉠 뿐이다. 만약 자신이 무엇에 대해 글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나는 책을 쓴 후에 어떤 사람으로 발전하고 싶은지'를 떠올려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신이 바라는 모습을 상상해보면 어떤 주제를 선택해야 할지 조금은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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