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아시아 제49호 2018.여름 - 이 사람 An Asian Profile : 흑인 혼혈 모델 ‘한현민’―「라이징 스타」
아시아 편집부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계간지 아시아는 언제나 기다려진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보게 된 아이아에 대한 첫인상은 영어와 한글이 섞여있는 특별한 재질속에 쓰여진 텍스트였다. 그 안에는 나에게 익숙한 이야기과 그렇지 않은 이야기가 버무려져 있었고, 특히 한국 문학이 해외로 조금씩 알려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고무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현재는 남한 문학과 북한 문학이 나위어져 있지만 나중에는 한국 문학으로 통합되는 일이 찾아올 것이다. 전세계 언어로 한국 문학이 번역되어 나온다면 그 안에서 우리가 추구해야할 고유의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나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생각할 때가 있다.



이 책의 앞머리에 는 라이징 스타 한현민이 나온다. 그는 흑인 혼형이며, 나이지리아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까만 피부를 가진 아이였다. 하지만 그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노골적으로 배척 되어야 했다. 까만 애 , 마이콜이라 부르면서 때로는 주변의 이유없는 언어 폭력에 시달려야 했다. 언제나 주목 받을 수 밖에 없는 피부에, 영어로 자신에게 물어보는 한국인들의 태도,한현민에게 당연한 것들이 살구색 피부를 가진 한국인들에겐 당연하지 않는 것이 되었다. 야구 선수가 되고 싶었고, 축구 선수가 되고 싶었던 한현민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모델이었음을 앟게 된다.중학교 때부터 꿈꿔왔던 모델일, 부모님 몰래 아르바이트를 했고, 사기도 두 번 있었다. 아직 사회에 대해 알지 못한 한현민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꿈을 펼치기엔 역부족이라는 걸 알게 된다. 하지만 세번 째 자신에게 길이 만들어졌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 한현민이 원하는 사람과 만나게 되었고, 한국말을 쓰는 검은 피부를 가진 한현민은 약점이 강점이 되었다. 


책에는 외국인들의 한국인에 대한 기억들이 등장하고 있다. 네팔 카트만두 기자 나라안 와글레가 생각하는 한국에 대한 인상들, 한국 식당에서 한국인 아주머니뫄 만날 때의 경험담이 진솔하게 적혀있다. 한국어를 잘 모르지만, 한국식당에서의 따스한 정을 느꼈던 나라얀 와글레에게 있어서 그 식당은 다시 한번 찾고 싶은 공간이다. 나라얀 와글레는 한국 속에서 숨어있는 골목의 정체성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골목은 지금 현재의 기준으로 보자면 이질적이다. 추월할 수 없고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 때로운 골목길 사이를 지나며 보이는 집은 도심 속의 고립된 공간이다. 과거의 우리의 정취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으며, 도심 속에서 골목들 또한 지워지고 있다. 내가 사는 곳에서도 골목이 곳곳에 숨어있지만 찾기가 참 힘들다. 모든 길이 도로를 위해서, 차가 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짐으로서 인간이 걸어갈 수 있는 길들이 점차 사라지는 안타까운 현실을 다시금 느낄 수 있게 된다.


골목에서는 자기 걸음의 속도를 스스로 조절할 수 없습니다.다른 사람이 어슬렁거리면 나도 그래야 하고 내가 천천히 걷고 싶다고 해도 뒤에 오는 다른 사람의 걸음을 방해할 수는 없습니다. 나는 산의 꼭대기는 잘 알수 있는데 골목의 모서리는 잘 모릅니다. 아니나 다를까요. 이번에도 식당에 가는 첫걸음부터 헷갈렸습니다. 걸음을 뗄수록 계속 모르는 길이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과연 식당 문을 닫기 전까지 도착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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