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주는 엄마와 죄책감 없이 헤어지는 법
다카하시 리에 지음, 최시원 옮김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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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와 무관하다. 나는 딸이 아니기 때문이다. 엄마와 딸의 내밀한 관계에 대해 경험해 본 적이 없으며, 엄마와 딸이 서로 어떻게 성장하면서 관계를 형성하는지 느껴보고 본 적이 없다. 다만 내 주변에는 책에 나오는 일화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그런 이야기들을 자주 듣곤 한다. tv 속 연예인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주변에 엄마와 딸이 서로 갈등과 반목을 하고 있는 모습이 자주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나쁜 엄마들은 모든 일에 옳고 그름과 이기고 지는 기준만을 적용한다. 옳은 것은 이기는 것으로 자신을 인정해 주는 사람은 아군, 그렇지 않은 사람은 적으로 인식한다. 흑백을 확실하게 나누는 것이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듯이 패배도 인정하지 않는다. 사고를 합리화해서 모든 것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생각하고 상황을 마치 자신이 이긴 것처럼 만든다. 또 무슨일이 생기면 금세 "누구는 적이다","나쁜 사람이다."라고 단정짓는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주변 사람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나쁜 엄마들은 누가 적이고 나쁜 사람인지 판가름하며 자신의 정당성을 확인하고 강화하려 한다. 이런 양상은 자신의 엄마에게 물려 받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P57)


이 책에 나오는 많은 일화들, '나쁜 엄마' 의 기준을 나의 외할머니를 기준으로 대입시켜 봤다. 공교롭게도, 부끄럽지만 거의 많은 부분이 일치하고 있었다. 물론 내가 체험하고 경험한 부분이 단편적으로 끊어져 있기 때문에 어떤 부분에 있어서 모순은 존재한다. 하지만 왜 외할머니가 나쁜 엄마가 되었는지 그 심리를 엿볼 수 있었다. 유교적인 사회가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남아있어서 효도를 강조하는 풍습 때문이다. 집안의 딸들은 순종하고, 복종하는 문화를 미덕으로 삼았고 , 여자들은 참아야 하고, 희생되어야 한다는 모순적 논리가 과거부터 지금까지 있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사회적 구조적인 문제였다. 


외할머니도 사실 주변 사람들에 대해서 옳고 그름에 따라 판단하고 구분지었다. 자신의 평판과 체면을 더 중요하게 생가했으며, 시골에 사는 동네 사람들에 대한 평가들은 적과 아군으로 구분지었다. 나쁜 사람, 그른 사람으로 낙인 찍히면 멀리하거나 가까이 하지 않았다. 그것이 못 마땅했던 어머니는 항상 외할머니의 행동에 대해서 그러면 안된다고 반복적으로 말하였으며, 모녀간에 반복된 다툼의 이유가 되었다. 문제는 두 사람간에 존재하는 죄책감이다. 외할머니는 딸과의 관계에서 공감하는 능력이 부족하고, 그로 인해 세대 갈등이 현실이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만약 내가 아들이 아니라 딸이었다면, 나의 어머니는 '나쁜 엄마'의 전형적인 길을 걸어갔을지도 모른다. 이 책에는 바로 그런 이야기들을 논리적으로 펼쳐 나가고 있었다.


책을 다 읽고 난 뒤 뭔가 아쉬운 점이 있었다. 나쁜 엄마에 대한 개념, 나쁜 엄마의 기준, 나쁜 엄마가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에 대해서 자세히 언급하고 분석하는 건 괜찮았다.문제는 둘 사이의 관계를 회복하는 법에 대해선 미흡했다. 책 제목 '상처주는 어마와 죄책감 없이 헤어지는 법'에 대한 답은 나의 기준으로 보자면 미흡하다. 그 이유는 나쁜 엄마의 행동과 생각 ,가치관을 고칠 수 없기 때문이다. 서로의 한계가 분명한 상태에서 딸이 변한다 할지라도 엄마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딸이 가지고 있는 마음 속 트라우마는 현존하게 된다. 엄마와 딸의 관꼐는 아빠와 아들관계보다 복잡하고 오묘하다. 서로간에 긴밀한 유대관계와 소통이 서로의 감정과 마음에 생체기를 주고, 서로가 어떤 헹동을 하는데 있어서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하지 못하는 일들이 반복되는 또다른 이유가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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