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Short Story 100인선 7
손경주 지음 / 인간과문학사(신아출판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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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책을 읽기 전 당황스러움을 느꼈다. 저자에 대한 정보도 없고, 출판사 서평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의 리뷰라던지, 후기도 없었다. 소설 한권을 그냥 멘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펼쳐들었으며, 책의 뒷 부분에 나오는 문학평론가 유한근씨의 비평을 통해 이 소설의 전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이 책을 읽는 목적이 없었다면 읽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책, 사실 펼쳐들기 전 소설의 문학적인 질에 의구심을 가지면서 읽어나갔다.


문학비평가 유한근씨는 이 소설을 리얼리즘 소설이라 부른다. 우리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으며, 과거 대대로 내려오는 설화를 기원으로 써낸 소설이다. 하지만 나는 이 소설을 세태 소설이라 부르고 싶다.10편의 단편소설이 모여진 바람이 분다는 서로 무언가 보이지 않는 연결이 느껴지고 있으며, 하나의 서사적 연결고리를 느낄 수 있다. 작가의 심오한 문학적 해학은 우리의 세태를 잘 드러내고 있으며, 소설의 전체 줄거리는 '대중'을 향하고 있는게 큰 특징이었다.


첫번째 등장하는 소설 <바람이 분다>는 장돌뱅이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전국 각 시골에 서는 장은장돌뱅이의 삶의 터전이 되고 있다. 산넘고 물건너다니면서 장터를 기웃기웃 거렸던 모습은 이제 옛 모습이 되고 있었다. 시골 장터의 인심은 뭔가 사라지고 있으며, 그 모습을 장돌뱅이로 살아가는 허씨의 모습을 통해 풍자하고 있다. 이 소설은 메밀꽃 필 무렵을 모티브로 쓴 단편소설이며, 시골장의 시대적 변화를 엿볼 수 있다.,.


다섯번째 이야기 <공항 사람들>은 공항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왔다 가는 공항 속에는 다양한 직업들을 가직도 있는 이들이 있다. 이 소설은 전래동화 <선녀와 나뭇꾼>을 모티브로 한 소설이며, 공항 속에서 관제사 일을 하고 있는 주인공 나무군(羅舞郡)을 내세워 선녀와 나뭇꾼의 실제적 묘사를 현재적 관점에서 들여다 보고 있다. 학창시절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이름을 가지고 놀림 받았던 주인공 나무군은 국제선 관제사 일을 하면서, 스튜어디스를 자주 만나게 된다.전래동화 선녀와 나뭇꾼에서 나뭇꾼은 선녀의 날개를 훔친 것처럼 관제사는 스튜어디스 임용주의 캐리어를 브리핑실에서 래 끌고 나와 자신의 자동차 뒷 트렁크에 싣게 된다. 미혼이었던 나무군이 만나게 된 스튜어디스 임용주는 자신이 생각했던, 상상했던 그 모습이 아니었으며, 작가는 바로 그것을 노리고 있었다. 전래 동화속 선녀와 나뭇꾼은 현실과는 너무 다른 이야기였다.


아홉번째 이야기 <코리안 드림>은 외국인 노동자 이야기가 나온다. 지금 현재 대한민국 공장에서 힘든 일은 노동자들이 대신하고 있다. 소설 속 건이는 바로 외국인 노동자들이 주로하는 힘든일을 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힘든 일을 하면서 적은 봉급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처지인 건이는 선반 기능사 자격증으로 할 수 있는게 없었다. 공장 내에서 같이 일하는 필리핀 노동자 챨리는 공장장 허락없이 도망나왔으며, 그로 인해 공장장은 난처 하게 된다. 챨리를 찾아 나서게 되는 건이는 불법 체류중인 챨리가 있을 곳을 물색하게 된다. 찰리와 겨우 만나게 된 건이는 챨리가 원하는 것을 들어줄 수 밖에 없었다.


이 소설은 우리 사회의 하층민을 그려내고 있다. 피지배층, 가난한 사람들, 배우지 못한 이들, 그들의 삶은 보자면,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많지 않다. 장돌뱅이, 뱃사공, 공장 노동자. 그들의 험난하고 피폐한 삶은 그들이 사용하는 말과 언어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거칠고 욕을 밥먹듯 하는 이들은 자신이 누리고 있는 삶의 끈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때로는 무모하고, 때로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고 있으며, 그들의 말과 언어 속에는 비합리적인 사고방식도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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