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7번째 기능
로랑 비네 지음, 이선화 옮김 / 영림카디널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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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렝비네의 <HHhH>를 읽고 두번째 선택한 책, 이 책은 내가 생각했던 수준을 뛰어넘고 있다. 역사가의 아들로서 로랑비네는 남다른 역사적 지식 뿐 아니아 인문학에 대한 남다른 지적인 수준을 느낄 수 있으며,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절묘하게 섞어놓는 대담함을 보여주고 있다. 소설로서 기호학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건 상당히 조심스럽고 사람들에게 외면받기 쉽다. 하지만 로랑 비네는 소설 <언어의 7번째 기능>에서 기호학과 미스터리 장르를 함께 배치함으로서 독자들에게 독특한 인문학적인 경험을 마주하게 하고 잇으며, 움베르토 에코와 자크 데리다, 노엄 촘스키로만야콥슨과 같은 한 시대를 대표하는 언어학자들과 기호학에 대한 개념을 배치시킴으로서 이 소설의 가치를 배가시키고 있다. 반면 기호학이 뭔지 모르면서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추천하는 건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프랑스의 구조주의 철학자였던 롤랑 바르트는 1980년 2월 25일 세상을 떠나게 된다. 소설 속에서도 그는 예기치 않는 교통사고로 인해 한달 뒤 세상을 떠나게 되는데,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그의 죽음과 그 시대상을 함께 소설 속에 내포시키고 있었다. 그의 기호학에 대한 남다른 연구업적은 기호학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킨 소쉬르에서 시적된 기호학의 계보를 잇고 있으며, 기호학은 이시대의 마지막 기호학자로 일컫는 움베르토 에코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소설은 바로 기호학과 연관된 중요 인물들을 소설 곳곳에 배치하고 있으며, 롤랑 바르트의 죽음의 원인에 대해 바야르 경위에 의해서 추적하게 된다. 기호학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바야르 경위가 롤랑 바르트의 주변 인물들과 마주하는 과정에서 시몽 에르조그의 도움을 어게 되는데, 시몽은 소설 속에 또다른 주인공이며,롤랑 바르트의 죽음의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이 소설은 제목을 <언어의 7번째 기능>이라고 말하는가? 그건 우리가 쓰는 언어는 6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러시아 언어학자 로만 야콥슨은 <일반언어학 이론>에서 지시적 기능, 감정적 기능, 능돌적기능, 친교적 기능, 메타언어적 기능, 시적인 기능으로 나뉘며, 바야르 경위는 롤랑 바르트의 집에서 발견한 로만 야콥슨의 <일반 언어학>을 찾아냄으로서 그의 죽음의 첫 단추를 열어나가게 되었다.여기서 여섯가지 기능에 대해서 우리는 정확히 이것이 무엇이다라고 파악할 수 없지만 사람들은 그 여섯가지 기능을 적절하게 쓰고 잇으며, 일상 속에서 살아근 이들은 바로 이 여섯가지 기능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롤랑 바르트의 죽음은 언어의 여섯가지 기능 이외에 하나의 또다른 기능,즉 언어의 7번째 기능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이가 롤랑 바르트였기 때문이다.언어의 7번째 기능은 약한 자를 강한 권력을 지는 존재로 거듭나게 할 수 있다.


이 소설은 언어와 기호를 등장시켜서 미스터리를 풀어나가고 잇었다. 이 소설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죽음과 권력이다. 누군가 예기치 않은 죽음이 시작되었다면 , 대체로 그 죽음의 뒤에는 돈과 권력이 있다. 롤랑 바르트가 살았던 그 시기는 자본주의가 세상의 중심이 되어가는 시점이다. 사람들의 욕구가 늘어나면서 이념적 갈등이 증폭되는 가운데, 사회적 혼란은 불가피해졌다. 우파와 좌파, 즉 보수와 진보로 나뉘는 그 시대의 모습 속에서 권력은 두 가지 이념이 충돌하게 되는데 , 권력을 가지고 있는 자와 권력을 빼앗으려는 자로 나뉘면서 서로의 생각을 사회에 드러내 자신의 입장을 표현하게 된다. 그들이 사용하는 도구는 바로 말과 언어이며, 7번째 기능을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자만이 권력을 얻을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었고, 저자는 바로 권력의 속성을 이 소설의 대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소설을 펼치면 뭔가 소름 끼치는 구절이 소설 곳곳에 배치되고 있다. 권력을 가지고 있는 자들 곁에 지식인이 머물러 있는 이유, 지식인들은 소수의 권력자가 다수의 대중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유용한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과거 일본 사회의 권력층 주변에 도쿄대 출신 지식인이 곳곳에 배치되었던 이유는 여기에 있다. 권력자가 만들어 놓은 시스템에 지식인을 곳곳에 배치시키면, 소수가 세상을 장악할 수 잇느 강한 힘을 가질 수 있다. 맹복적으로 어떤 것에 무의식적인 힘에 이끌리는 그 이유, 과거 히틀러가 자행했던 선전 도구들, 그들은 왜 언어의 힘을 빌리려 했고, 그 언어의 힘이 가져오는 파급효과에 대해 관찰하고 분석하고, 적재 적소에 활용하려하는지 이 소설을 통해 엿볼 수 있다.상당히 어려우면서도 읽고 나면 나의 수준이 이 소설을 파악하는데 여전히 능력부족이라는 걸 다시금 절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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