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의 재림
나하이 지음, 강지톨 그림 / 좋은땅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내 작은 별에 바오밥나무 하나
내 작은 별에 자라서는 안 되는 바오밥나무 하나
내 작은 별을 무너뜨리는 바오밥나무 하나

네가 버림으로 얻음을 알았더라면
작아짐으로 커짐을 알았더라면
낮아짐으로 높아짐을 알았더라면

네가 우리에게 남긴 건 오직 하나
바오밥나무의 싹을 키워서는 안 된다는
영원히 잊어서는 안 되는 절대적 교훈 (p47)


1943년 셍텍지페리가 쓴 어린 왕자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게 되었다. 천일문을 쓴 영어 스타강사 김기훈씨는 해마다 어린 왕자를 다시 읽는다고 한다. 왜 우리는 어린왕자를 사랑하고 가까이 하고 있는 걸까. 어린 왕자가 널리 읽혀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할 때가 있다. 우리 삶속에 또다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어린 왕자는 바로 우리의 또다른 모습이었고, 정체성이었다. 어린 왕자를 읽고 또 읽는 이유는 놓치고 있었던 나에 대한 존재, 내가 간직하고 있어야 하는 소중한 가치들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다시 찾아주려고 하는 건 아닐런지, 삶과 죽음의 패턴 속에서 놓치고 살아가는 것들을 다시 회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린 왕자는 우리 스스로 생각하게 하고 고민하게 한다.


이 책은 어린 왕자의 후속 버전이다. 셍텍지페리가 남겨놓은 어린왕자와 남겨 놓지 않았던 어린왕자 뒷 이야기. 어린 왕자의 나머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책에 나오는 어린왕자는 바보밥나무가 점점 커져 가면서 어린왕자는 두려움과 마주하게 된다. 작은 별을 파괴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만 바오밥나무를 죽음으로 이끌어간다. 파괴하지 않으면, 또다른 무언가가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에 어린 왕자는 자신이 간직하고 있는 많은 것들에 대해서 파괴하고 망가트리고 있다.우리가 어린 왕자를 반복적으로 읽는 이유는 셍텍쥐페리가 어린왕자를 등장시켜,은유와 상징적으로 우리에게 질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 왕자가 장미와 바보밥나무와 헤어지게 되고, 여섯개의 별에 살아가는 이들을 다시 찾아가게 되는데, 왕과 상인, 술주정뱅이허영꾼과 우상을 쫒는 여인들, 점등인을 찾아가면서 그들의 변화된 모습들을 보면서 다시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게 된다. 


어린 왕자는 다시 질문하였다. 여섯개의 별들에 살아가는 그들은 그 안에 갇혀 있다. 자신이 보는게 전부이고, 그것이 상식이라 생각한다. 술주정뱅이는 세상에 있는 모든 걸 잊지 위해서 술을 마신다고 한다. 어린왕자는 그걸 이해할 수 없었다. 수치와 분노, 슬픔을 잊기 위해서 기쁨과 ,사랑,행복까지도 놓쳐버리고 살아가는 술주정뱅이를 이해할 수 없었다. 우리들 중 누군가는 어린왕자일 수도 있고, 술주정뱅이가 될 수도 있다. 상인과 왕과 신하인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 앞에 놓여진 것들을 때로는 내려 놓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는 내려놓지 못한다. 이해하지 않는다. 소중한 것들을 찾아 헤메지만, 소중한 것을 코앞에 두고 놓치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어린왕자는 이야기 하고 싶었던 건 아닌지, 소중한 것을 하나 둘 상실하면서 어린 왕자는 변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린왕자가 바로 나의 또다른 자화상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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