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 천 년을 사는 아이들
토르비에른 외벨란 아문센 지음, 손화수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이 아닌 노르웨이 작가 토르비에른 외벨란 아문센이 쓴 소설 <변신>이며 3부작으로 이뤄져 있다. 6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이지만 판타지 소설 답게 술술 읽혀지며,저자의 문학에 대한 특접한 접근방식이 도드라지고 있다. 소설은 허구에 가깝지만 그 안에 담겨진 인간에 대한 성찰이 유난히 돋보인다.


아르투르는 4년 정도 시간을 빨리 돌려 열 여덟 살 생일을 경험해보고 싶었다. 막상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두려움이 엄습했다. 동시에 선택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도 가늠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선택된 아이들' 은 지금까지 삶과 죽음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앞에 두고 모두 비인간적으로 반응해왔다. 그도 그럴 것이 죽음이 실제가 아닌 개념으로만 다가올 때는 죽음에 그다지 큰 두려움을 느낄 수 없다. 아르투르는 이제 죽음을 실질적으로 맞이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몸을 떨었다. 죽음은 희생양을 쫒는 사냥꾼과 같다. 문제는 아르투르가 이번 생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삶을 누릴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를 괴롭히는 것은 그의 무의식에 스며들어 나직이 가라앉아 있는 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만은 아니었다. (P185)


소설 속 주인공 아르투르는 '선택된 아이'였다. 선택된 아이는 영원히 살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게 되고, 죽음에 대해 직접 경험해 본 적 없는 개념에 불과했다.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평준화된 삶을 살아가는 인간의 삶에 대해 깊이 염두에 두지 안았다. 14세 생일이 되기 전 잠들어서 다시 깨어나는 삶을 반복해 왔던 아르투르에게 변화가 나타났다. 열네살 생일이 찾아 왔으며, 그 시간을 훌쩍 넘기게 된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아르투르는 느끼게 되었다. 어떤 누군가의 개입으로 인해 자신의 삶이 바뀌게 된다. 7000년 동안 소년으로 살아왔던 아르투르는 어른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느껴 보고 싶었고, 마침내 그것이 현실이 되었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 하던가, 아르투르는 아이로서의 삶에 벗어났지만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두려움이 갑자기 엄습하게 된다. 


이 소설은 아르투르를 필요로 하는 누군가가 존재하고 있다. 너새이널 일킨스가 만든 기계는 전세계 421개의 점을 찾아내었다. 그 점은 바로 '선택된 아이'를 나타내는 점이었으며, 그 중 유난히 반짝이는 아르투르의 점이 도드라졌다. 그건 아르투르를 위협학게 되는 또다른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것이며, 지구상의 모든 인류를 절멸시키려는 음모를 품고 있었다. 영원히 살 수 있었던 어르투르의 삶이 급격하게 바뀐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인류를 절멸시키고 싶어하는 또다른 '선택된 아이' 는 아르투르와 싸울 수 밖에 없는 운명에 놓여졌다. 아르투르에게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아르투르에게 찬아온 위험에 대해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였다. 인도네시아 언어를 제외한 현대에 존재하는 지구상의 언어를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남다른 계산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 두가지 특별한 능력은 아르투르가 노력해서 얻은 능력이 아닌 자연스럽게 아르투르가 가지게 된 능력이었으며, 그것은 자신의 운명에 대해서 위협하는 이들과 만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소설은 7000년간 살아가면 어떤 삶과 마주하는지 작가의 남다른 상상력을 얻을 수 있다. 고대 중국의 지식인과 마주할 수 있으며, 성선설과 성악설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된다. 인간의 삶이 100년 내외라면 아르투르가 살아온 삶은 7000년이 된다. 천년이 넘는 삶을 살아가게 되면, 삶에 대한 인식은 바뀔 수 밖에 없다. 특히 죽음에 대해 모르고 살았던 아르투르가 죽음에 대해 인식하게 되고, 스스로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면서 생각과 가치관이 바뀌게 되는데, 아르투르는 세상을 보는 인식이 점차 변화하였다. 신적인 영역에서 바라보는 세상의 모습과 보편적인 인간의 삶으로 바뀌게 되는 삶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는 걸 이 소설에서 고스란히 노출하고 있다. 삶에 대한 의미를 찾아가는 이유, 사람들 사이에서 질투를 느끼면서 아둥바둥 살아가려는 그런 마음은 ,영원한 삶을 누릴 땐 얻어보지 못한 새로운 변화였다.전생에서의 기억을 현생에서 고스란히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아르투르는 과거의 기억을 온전히 가지고 있으면서, 층층히 쌓여진 기억들이 사라지는 운명을 맞이하게 되는데, 아르투르는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어떻게 바꿔나가는지 새로운 운명을 마주하게 되는 아르투르의 모습은 특별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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