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자 에이코 제인의 아리랑
백훈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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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꿈을 희망을 먹고 산다. 이곳 수용소에 갇힌 사람들은 극단적으로 두 부류로 나뉜다. 이곳만 벗어나면 자유를 누리며 새 출발을 하리라 다짐하는 낙천적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곳에서 나가보았자 옛날 의 그 자리로 다시 돌아가고 말 터이니 여기든 거기든 무슨 희망이 있단 말인가 자포자기하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p41)


이 소설은 누군가의 삶을 비추고 있다. 주인공 영자는 실제 인물 주영자의 삶을 그려내고 있으며, 소설은 자전적 소설이 가까운 형태를 드러낸다. 1950년 한국 전쟁으로 인해 남북이 분단되어야 했던 그 시점에 영자는 자신이 살았던 북한땅에서 밀리고 밀려 남쪽 끝까지 내려 오게 되었다. 살아야 한다는게 최종 목표였던 영자의 삶은 바로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의 보편적인 삶이었으며, 사는 것조차 장담받지 못하였다. 조선 땅에서 영자라는 이름으로 살았던 주인공은 일본으로 가면서 에이코로 개명하게 된다.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희망을 찾겠노라 다짐하지만 현실은 영자의 기대치를 저버리게 만들었다.죽을 것인가,견딜것인가, 누군가 영자를 겁탈하지만 영자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많지 않았다.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것과 결정할 수 없는 것을 구별하면서 살아가는 영자의 삶 속에는 말 그대로 '영자의 전성시대'기 찾아오게 된다. 미국 장교 출신 R 과 결혼해 미국으로 떠나면서 영자는 그곳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로 결심하였다. 하지만 자신이 낳은 아이는 자신이 겪지 못했던 삶을 지나왔으며, 아들이 겪었던 사춘기를 영자도 고스란히 느껴야 했다.


영자는 그렇게 남쪽에는 아빠를 두고, 북쪽에는 엄마를 두고 미국으로 건너가게 된다. 미국 통신장교 출신이었던 남편과 살아가지만 고국이 아닌 땅에서 살아가는 건 만만치 않았다. 샌디에이고에서 LA 로, 그리고 하와이로 건너오면서 자기 스스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을 만들어 갔다. 힘들었지만 , 누구도 도와줄 수 없었던 삶, 10년간의 인동초 같은 삶을 살아왔던 영자는 다시 고국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오산 비행장에 내려서, 서울까지 장거리 택시를 타면서, 고국의 내음새를 고스란히 느끼게 되는데, 영자와 함께 온 영자의 딸에 대한 택시운전사의 시선은 그 당시 우리가 생각했던 재미교포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버리고 미국 시민권자가 되기로 했던 영자는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지만 실패로 끝나게 된다.


이 소설 속에는 바로 우리의 80년간의 근현대사가 고스란히 담겨진다. 아날로그 정서를 간직한 채 순진했던 영자는 생존해야 한다는 다짐 속에서 자신을 바꿔 나갔다. 겉으로 보기엔 화려해 보이지만 영자의 삶 또한 우리 네 삶과 다르지 않았다. 누군가는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 하면서 혀를 끌끌 찰 지언정 , 영자는 스스로 자신의 삶에 대해서 자존감을 지키면서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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