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으로 읽는 유럽사 - 세계의 기원, 서양 법의 근저에는 무엇이 있는가
한동일 지음 / 글항아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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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일님의 <라틴어 수업>을 읽고 이 책을 기다렸다. 법은 여전히 나에게 있어서 난해하고 어려웠으며, 배경지식 없이 유럽의 법과 역사를 이해한다는 건 맨땅에 헤딩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지금 우리 실생활과 마주하고 있는 법의 체계에 대해서, 그 법은 어디서 시작되지 그 근원과 마주하게 된다. 특히 법은 그 나라의 질서를 유지하는데 요긴하게 쓰여지지만, 법이 존재함으로서 또다른 갈등의 씨앗이 되고, 있으며, 시대의 변화에 따라서 법도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고대 자연법에서 로마법으로, 로마법에서 교회법으로, 그리고 독일,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법은 어떻게 달라지게 되었고, 유럽의 법과 지금 대한민국의 법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이해할 수 있다. 


하나의 법률체계가 다른 나라로 유입될 때 겪는 일차적인 어려움은 무엇보다 언어의 차이로 인한 용어번역의 문제입니다. 이러한 어려움은 단지 유럽이나 영미의 법체계 및 법률지식을 국내에 소개할 때만 생기는 게 아니라 서양법제사를 통해 볼 때 이미 유럽 내에서도 제기됐던 사안입니다. (P38)


종교와 법의 관계에 새로운 반전이 일어나는 역사적 사건인 1492년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입니다. 이는 단순히 미지의 세계를 찾아낸 데 그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세계의 중심은 더 이상 '신'이 아니라 ,'인간' 과 '인간의 이성' 이라고 자각하는 계기가 되었지요. (P49)


법과 종교의 분리는 '로마법'과, 로마법 이후 그의 계승자로 자처한 '교회법',교회법과 일반시민법의 공통분모를 수용하여 발전시킨 '보통법'을 통해 점진적으로 분리됩니다. 그리고 인간 이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인문주의 사조로 촉발된 르네상스 정신은 세속주의로 이어지는데, 이것이 법과 종교가 분리되는 역사적 계기로 작용했습니다. (P59)


자연법은 법으로 정의된 것은 '반드시' 참되고 정당하게 존재하도록 규정하는 일련의 불변적인 윤리원칙, 다시 말해 법적 공리, 법 개념과 이상, 법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알려줍니다. (P72)


"로마는 첫째 무력으로, 둘째 그리스도교로, 셋째 법으로 세계를 세 차례 지배했다. (P85)


훗날 그라치아노 법령집의 이러한 학문 방법은 이제 막 태동한 로마법의 유스티나아누스의 법전을 설명하기 위한 학문방법으로 볼로냐에서 읽히고 해석됩니다.이러한 과정의 역사적 중요성은 로마법학이 당대에 지성적인 학문, 즉 원칙과 이론의 총체로서 '기록된 이성'을 구성했다면, 교회 법학은 이러한 원칙들을 그 시대의 구체적 법  규범으로 확대 적용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P178)


유대인만이 중세 고리대금업을 독점했던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 고리 대금에 손댄 이들은 유대인이었지만 거래 규모는 작았습니다. 이후 유대인의 자리를 차츰 파고든 것은 10세기에서 11세기 무렵의 롬바르드족이었지요. 롬바르드족은 북부 이탈리아에서 시작해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던 게르만계의 일족입니다. 이후 북해 연안 저지대에 속한 베네룩스 3국과 이탈리아는 롬바르드족과 유대인의 자리를 대신 차지하려고 낮은 이자율로 대출해주는 공설 전당포를 설립했습니다.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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