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웅크리고 있어도 괜찮아 - 복잡다단한 어른들의 세계에서 길을 잃은 너에게
김단 지음, 이영채 그림 / 빌리버튼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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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때면 나는 과거의 나와 소통하게 된다.걸어가면서 때로는 넘어지기도 하고, 상처도 입었던 나 자신과 마주할 때도 있고, 어릴 적 학교에서의 일상도 떠올릴 수 있다. 그 와중에 어릴 적 나의 모습과 지금의 나의 모습에서 가장 큰 차이라면, 만남과 헤어짐에 대한 인식이다. 한 학년이 지나면 반 아이들과 헤어지고, 만나는게 자연스러웠고, 그것에 연연하지 않았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옮겨가면서 헤어짐은 새로운 만남의 시작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성장해 왔다. 지금은 그게 잘 되지 않았는다. 헤어짐은 새로운 만남이 될거라는 기대감보다 다시 만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우선들었으며, 만남과 헤어지는 과정에서 상처를 입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을 읽게 되면 어릴 적 읽었던 동화, 일본 애니매이션을 통해 접해왔던 이야기들이 소개되고 있었으며, 같은 동화책을 다르게 받아들이는 나의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


그랬다. 처음 동화를 읽었을 때 나는 성장하고 있었고, 성숙하고 었다. 지금은 성장이 멈춰 버린 상태이다.같은 대상을 바라보면서 나의 인식이 바뀌게 된건 내가 아이에서 어른으로 바뀌어서 그런게 아니라 나의 성장이 어느순간 멈춰 버렸기 때문이다.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달리는 기린을 바라보는 것과 나는 멈춰 있는 상태에서 달리는 기린을 바라보는 것처럼 차이가 난다. 인식의 차이는 사유의 변화로 이어지게 되고, 같은 동화 속 이야기 안에서 나 자신을 자꾸만 들추게 된다. 책을 읽게 되고 살아가면서 나 자신을 다독이고 위로 하는 것도 나 자신 뿐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내 멘토는 54세에 쓴 데뷔작으로 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스티븐 요나손이야. 그 나이를 넘기면 62세의 동화작가 윌리엄 스타이그를, 그 나이도 넘기게 되면 99세의 시인 시바타 도요를 바라보며 정진할거야. 하하하 그 시간까지는 아직 시간이 차고 넘치니까. 잔잔한 에세이는 언제든 느린 성공기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 나는 . 내 인생의 장르가 아직까지는 마음에 들어. (p37)


책 속의 동화 이야기보다, 이 문장이 더 마음에 들었다. 멘토는 내가 만들어가는 거다. 나에게 멘토가 생기면 나는 성장할 수 있다. 그 멘토는 나의 꿈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멘토와 친해져야 하고 잘 지내야 한다. 돌이켜 보면 지금 현재 나에게도 멘토가 있다. 그 분은 내가 멘토로 콕 찍었다는 걸 잘 모를 것 같다. 책 속에 나오는 문장처럼 그 분의 나이가 되면, 나는 또다른 멘토를 찾을 것 같다. 어쩌면 그 분과 잘 지내려고 하는 이유는 바로 나 자신의 거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그렇다. 내가 멘토를 누구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나의 인생방향도 달라진다. 나의 삶도 바뀔 수 있다. 책에서 저자는 마왕 신해철을 롤모델로 삼고 있어서 눈길이 갔는데, 무한궤도 멤버였던 마왕 신해철은 그렇게 우리 곁에서 사라지고 전설이 되었다. 그의 생각과 가치는 세상의 주류에서 조금 벗어나 잇었지만, 그가 남겨놓은 유산은 여전히 팬들의 마음 속에 싹 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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