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가 밥상 - 김치 명인 강순의가 차린
강순의 지음 / 나는북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나주 나씨 25대 종부인 김치명인 강순의씨의 정통 한식,다양한 음식들이 책에 소개되고 있었다.24살에 시집와서 50년 가까이 종부로서 살아온 지난날이 만만치 않았음을 이 책을 펼쳐 보면 느낄 수 있고, 손에 물마를 날이 없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매일 제철 음식을 만들어야 하고, 매달 3~4회 제사상을 올린다는 건 우리의 상상을 띄어 넘는 것이다. 그만큼 종부에게는 종갓집으로서 예우를 해 주었으며, 전라도 나주에서 나는 특유의 음식 재료들을 엿볼 수 있다.


김치, 된장, 간장,고추장, 이 세가지는 전통 한식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이었다.여기서 음식 재료중에 씨간장이 눈에 들어왔다. 집간장과 진간장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씨간장은 처음 들어봤고, 집안 대대로 대물림하는 묵은 장을 씨간장이라 부르고 있는데, 나주 나씨 집안의 큰 행사나, 귀한 손님이 오셨을 때 아껴가며 쓰는 간장이다. 


건강 밥상, 보양식은 제철 음식재료를 가지고,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때에 맞는 음식들을 먹는 것이다. 김치처럼 사시사철 먹는 음식들을 하려면 가을이 되면 사람들이 분주해진다. 종가집 종부로서 해마다 김치를 하는 양이 어느정도인지 갸늠할 순 없지만, 그 종류와 양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걸 알게 된다. 수백가지 김치 레시피를 강순의 종부께서 할 수 있었던 건 바로 종부로서 살아온 지난 날의 내공인 것이었다. 요즘 김치 하나 음식으로 만들지 못해 사서 먹는 세상에서 이 책이 가지는 효용가치는 분명하다. 책에는 종부로서 내 아이와 내 가족의 음식은 내가 한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정갈하고 깔끔은 음식들이 곳곳에 배여 있으며, 김치 명인 강순의씨께서 내놓은 음식을 먹게 된다면 손님으로서 대접받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 그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


어제는 내가 사는 곳에 5일마다 오는 장날이었다. 장날이면 시골에서 할머니들이 바리바리 제철 나물들을 캐가지고 오는 경우가 많다.장날에 사람들이 모이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고 달라져도 과거의 우리의 전통적인 습관은 바뀌지 않는다.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구경하고, 그 안에서 시골의 인심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장날이 파하는 시간에 가면 , 덤으로 남물을 주는 경우도 있으며, 장터로서의 즐거움도 엿볼 수 있다. 


이 책에는 김치, 간장,된장 뿐 아니라 전라도 특유의 음식들이 눈에 보여졌다.새우젓,낙지 연포탕, 새알심미역국,홍어회무침,톳된장국,바다에서 나는 나물이라 불리는 청각으로 청각무침을 해 먹을 수 있으며, 두부와닭을 활용한 음식들이 돋보였다. 또한 명절이면 맞볼 수 있는 식혜와 수정과, 남은 가래떡을 재활용한 음식, 가래떡찜이 있으며, 내가 좋아하는 쑥갠떵이 눈에 들어왔다. 같은 음식이라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그 맛과 의미가 달라진다는 걸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단 하나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음식 새알심 미역국을 직접 해 보고 싶어서다.사람의 피를 맑게 해 주고,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미역국, 찬물에 미역을 불리고, 물기를 제거한 미역을 새알심을 더해 식구들과 함께 먹고 싶어진다. 누군가 차려주는 미역국이 아닌 내가 직접 해 먹어 보고 싶은 미역국,한번 도전해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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