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름은
조남주 지음 / 다산책방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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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회에는 굳어진 관습이 있다. 남자와 여자에게 주어진 일이 다르고, 그 안에서 자신이 해야할 몫이 있다. 그 안에 존재하는 사회적 시스템은 남성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여성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모습을 보여준다. 같은 상황에 대해 남성이라면 따지고 화내고, 때로는 문제제기를 하게 되는데, 그 모습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회의 모습에서, 그 주어를 남성이 아닌 여성으로 바꾸면 어감이 달라지고 생각이 달라진다.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게 되고, 때로는 이기적인 행동이라는 족쇠를 덧씌울 때가 있다. 사회가 만들어놓은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남자들과 달리 여자들은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따지지 못한다.


<82년생 김지영>애 이어서 <현남 오빠에게> 그 다음으로 나온 <그녀 이름은>에는 28편의 단편 소설과 조남주가 아닌 J 로 표기에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한편의 에필로그 <78년생 J> 가 있다. 책에는 남성들은 경험해 보지 못했기에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는 여성들만의 차별적인 정서가 녹여 있으며, 우리 사회의 불합리하고 불공평한 모습들에 대해서 자신의 삶을 소설로 녹여내고 있다. 


<두 번째 사람>애 등장하는 이십대 후반 소진과 함께 잃는 직장 사수. 그 사람의 관계는 뭔가 묘한 관계이다. 과장은 소진에게 자칭 껄떡대고 있었고, 소진은 그런 행동에 대해 따지지 못하고 항의하지 못한다. 소진은 자신에게 처해진 상황에 대해 직장 내부의 시스템을 활용해 직장 사수의 행동을 고발한다. 소진은 직장 사수에게 징계가 떨어지길 기대했지만 도리어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또다른 불이익을 얻게 된다. 소진은 뭔가 무너지는 자아가 느껴졌으며, 우리 사회가 하나의 무기력한 여성을 보호하지 못하고, 피해자가 가해자의 정당하지 않은 행동에 대해 방어할 수 없다는 걸 고스란히 비추고 있었다.


<그녀에게>에는 주경이라는 아이가 등장한다. 6명의 걸그룹 사이에 눈에 띄는 원이라는 아이. 원이는 그 걸그룹에서 막내였다. 주경은 점점 더 원이에게 빠져들게 되고, 자신의 욕망을 원이에게 투영하고 있다. 내가 세상에 내밷지 못하는 걸 원이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어쩌면 주경은 원이에게 자신의 이상적인 모습을 찾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원이에게 빠져 들었고, 신곡이 나오면 용돈을 탈탈 털어서 앨범을 사재기 했다.그런데 주경의 이런 모습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실제 걸그룹 중에는 수많은 여성팬을 거느리는 이들이 있었고, 때로는 팬덤을 과시하는 경우도 있다. 가수들에게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는 모습이 고스란히 주경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소속사는 그런 소녀팬들을 이용해 돈을 벌고 있다.


<다시 빛날 우리>에는 KTX해고 여승무원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10여년전 KTX 의 꽃이라 불리었던 여성 승무원은 10년이 지났지만 복귀하지 못하고, 1심,2심을 거쳐 대법원에서 패소가 결정났다. 얼마전 KTX 해고에 관한 뉴스를 시사 프로그램을 통해 봐왔기에 소설 이야기가 더 눈에 들어왔다. 비정규직 여승무원으로서 정규직이 보장된다는 말을 철썩같이 믿었던만 돌아오는 건 사회적 냉대였다. 10년이 지나 아이를 낳고 많은 사람들이 떠났다. 남아있는 33명은 사회적 무관심과 냉대속에 방치되어 있고, 대법원 판결로 인해 또다른 고통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왜들 그렇게 잔소리를 못 해 안달인지 정말. 왜 그렇게 살이 쪘냐, 운동 좀 해라, 옷이 너무 딱 붙는다, 잘 먹으면 함부로 먹는다고 가려 먹으면 유난 떤다고 하고, 지금 뱃속에 아들이거든요. 아들이라고 하면 요즘은 딸이 있어야 한다고 다들 한마디씩 해요. 근데 또 딸 가진 후배는 그래도 아들이 있어야 한다는 소리를 그렇게 들었대요. 그냥 한마디 얹고 싶은 거죠 뭐, 그리고 남의 배는 갑자기 왜 만지는 걸까요? 네, 정말 있어요! 시어머니도, 시누이도, 모르는 동네 할머니들도, 회사 선배도 스윽, 만지더라구요. 제몸이 무슨 공공재가 된 거 같았어요. 아 다시 생각해도 기분 나쁘네, 정말,엄마가 되는 순간 막 대해도 되는 사람이 되나 봐요.(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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