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교 49개월 - 임신 전 3개월부터 생후 36개월까지의 태교
윤정 지음 / 북보자기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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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주변 사람들에게, 특히나 임신한 분들에게 선물하기가 조심스럽다. 그건 이 책은 '태교'를 주제로 하고 있지만, 책의 수준이 어렵고, 사람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상담에 관한 책이기 때문이다. 과학이나 인문학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적합하며, 태교와 정신분석학, 심리학,종교를 다루고 있다. 엄마와 아이의 심리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책이 아닌, 내 아이를 특별하게 키우고 싶은 사람에게 적당하며, 프로이트, 융, 라캉에 대해 관심있다면 그 분들에게 선물하기에 적당한 책이다. 책에서 과학과 정신 분석학에 관한 지식을 어느정도 덜어낸다면, 태교에 관한 현실적인 고민들과 마주할 수 있다.


불안은 새로운 외부 접촉으로 생기는 감정이고, 우울은 완전하지 못한 행동의 결과로 누적된 결핍의 감정이다. 불안이 완전하게 해소되지 못하면 우울한 감정으로 슬퍼하기도 한다. 뇌는 상징화된 언어와 도구를 빌려 감각과 운동의 차이로 발생한 불안과 우울을 최소화시키려 했다. 그 결과 인간의 대뇌피질은 엄청난 속도로 커지면서 진화하게 되었다. (p82)


책에는 불안과 우울에 관한 신리기제가 상당히 많이 등장한다. 저자는 태교와 사람의 심리를 연결하고 있으며, 엄마의 마음 언저리 속의 불안과 우울의 실체를 들여다 보고 있다. 저자의 삶에서 구순이 넘은 부모님과 자녀들 때문이다. 10년 동안 우울과 싸워야 했던 첫째와 자살을 두 번 시도한 셋째 딸로 인해 정신분석학에 관심 가지게 되었으며, 그것이 이 책 한권에 고스란히 녹여있다. 책에는 사람의 심리에 대해서 아기와 엄마의 애착관계는 어땋게 형성되는지, 임신 3개월전부터 시작하여, 10개월간의 임신기간, 출산 후 36개월간 아이의 성장과정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태교는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만 하는게 아니며, 출산 후 아이가 스스로 엄마와 분리되어지고 정체성이 완성되는 만 3살까지 진행된다. 물론 그 기간을 49개월이라 정하고 있지만 사람마다 태교기간은 차이가 날 수 있다.


상징언어는 불안과 우울을 완화시키기 위해 서로 약속한 기호이지만 그 자체로 생명이 있어서 우리를 위로해 주기도 하고 상처를 주기도 한다. 또 우리를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 최근의 인터넷 문명 속에서는 언어가 남발되고 있다. 말이 많으면 화를 자초한다. 이제 상징 언어는 우리의 불안과 우울을 감소시켜 주기보다는 오히려 증폭시키고 있는 것 같다. (p235)


우리가 쓰는 언어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약속된 상징언어이다. 우리의 상징 언어는 필여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아이의 태교에 있어서 필요한 것은 상징 언어를 대체할 수 있는 자연 언어이다. 내 아이가 태어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환경을 바꿔 준다면, 아이가 가지고 있는 내면의 불안과 우울을 상쇄시킬 수 있으며, 돌발적인 상황에서 아이 스스로 그 상황을 견딜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다. 저자는 태교의 목적은 아이의 지적인 능력을 키우는 것 뿐 아니라 정서적인 부분을 채워 나가며, 상실당하지 말고 , 스스로 주체적 상실 (Loss myself) 을 경험하면서  내 주변의 외적인 요인에 대해서 얻을 수 있는 상처와 고통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견딜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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