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그녀의 꽃들
루피 카우르 지음, 신현림 옮김 / 박하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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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에 다리를 벌리는 것밖에

한 적 없던 내가
어떻게 당신을 친절하개 맞이할 수 있을까
사랑이란 내게 폭력일 뿐이었는데
당신은 이리 달콤하면
난 당신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 걸끼
당신에게 열정이란 눈을 마주 보는 건데
나에게 열정은 분노와 같은 뜻이라면
어땋게 이런 걸 친밀함이라 부를 수 있는 건지
나는 날카로운 모서리를 원하지만
당신의 모서리는 심지어 모서리도 아니야
부드러운 착지점이아
지금껏 고통밖에 모르고 살았는데
건강한 사랑을 받아들이는 법을
스스로에게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p162)


난 왜 항상 쳇바퀴를 도는 걸까
네가 날 원하기를 바라는 마음과
네가 나를 원할 때면
이렇게 감정적으로 솔직하게 사는 건
부담스럽다고 생각하는 것 사이에서 말이야
난 왜 남이 날 사랑하는 걸 이토록 어렵게만 만들까
마치 내 가슴 밑에 숨겨놓은 유령들을 
네가 보아선 안 되는 것처럼
예전엔 이런 일에 관해서라면 
휄씬 열린 마음이었는데 말이랴 내 사랑아. (p172)


사랑에 관한 하나의 서사시처럼 느껴졌다. 여성에게 있어서, 엄마에게 있어서 사랑이란 무엇일까. 사랑을 얻고 싶으면서 가까이 오면 데일까 가까이 가지 못하고,때로는 사랑의 실체를 알게 되면 부담스러워 한다. 내 것으로 가지려는 마음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나와 함께 평행성을 따라 가고 싶어하는 사랑에 관한 두 가지 감정 속에는 스스로 사랑에 대한 상처를 격어왔기 때문이다. 자신의 마음 속에 숨어있는 사랑은 남자를 받아들일 수 있는 가치였으며, 그 가치는 때로는 벗어나고 싶은 또 다른 이유였다. 꿈 속에서 만난 엄마는 내가 꿈꾸는 행복이었으며, 사랑을 통해서 행복은 완성될 수 있었다. 사랑에 관한 이상과 현실의 간극, 사랑은 때로는 거대한 쓰나미미처럼 나에게 다가와 나를 파괴하곤 한다.사랑은 때로는 분노였고, 상처였고, 위로였다.  사랑으로 인해 우리는 스스로 사랑을 감내하지 못하고 두려움이 엄습하게 된다. 


기억되어진다. 사랑은 여성의 몸 곳곳에 나아있었다. 사랑은 상처라는 이름으로 바뀌게 되고 때로는 나를 위로하는 따스한 도구였다. '사랑의 우유부단함' 에 대해서, 그것을 거부하려고 흔들지만 거부할 수 없었으며, 사랑은 두 사람이 한몸이 되어 새로운 생명을 잉태한다. 달이 가지는 속성 썰물과 밀물은 사랑과 만나면서 내 몸에도 썰물과 밀물이 오가며,여성으로서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실체에 대해서, 그 안에 감춰진 타인의 아름다움이 아닌 내 안의 아름다움을 인정할 수 있어야만 비로서 사랑은 완성될 수 있다. 흙으로 빚어진 인간은 사랑을 통해 생명을 만들어내고, 그 생명은 다시 흙으로 되돌아간다. 미완성인 채 놓여진 인간은 비로서 사랑으로 완성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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