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s w?e gewesen, wenn...?": Alternativweltgeschichtliche Literatur 1990-2010 (Paperback)
Alexander Batzke / Grin Publishing / 201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 서언이, 서준이 빠라가 바람둥이, 뺀질이로 한창 주가를 높였던 1994년, 일밤에서 TV 인생극장을 도맡아 이휘재라는 이름을 대중들에게 널리 알렸던 적이 있다. 그 방송에서 이휘재는 '나는 ! 결심했어!' 라고 외치면서 자신의 두가지 선택에서 하나를 고를 때 생기는 문제들을 언급하면서 개그 프로그램이었지만, 생각하고 고민하게 되는 그런 삶의 메시지가 담겨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이휘재의 < TV 인생극장>이 생각 난 것은 비피크 로렌츠가 쓴 <당신의 과거를 지워 드립니다>가 그 방송을 연상시켜 주기 때문이다. 주인공 샤를로타 마이바흐가 그려내고 있는 인생의 패턴은 뭔가 좌충우돌하면서, 점차 늪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스스로 그걸 인지하고 있지만, 거기서 빠져나올 생각조차 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샤를로타는 자신의 인생을 바꾸게 되는 하나의 계기가 불현득 찾아오게 되었다. 동창회 모임에서 자신의 초라한 모습이 바로 자신의 과거와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제가 처음에 말씀드렸다시피 우리의 인생은 수백만, 수천만개의 다양한 가능성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무한히 많은 숫자 조합이 가능한 숫자 자물쇠처럼 말이죠. 우리가 왼쪽으로 가면 오른쪽으로 갔을 때와  전혀 다른 인생이 펼쳐지는 거죠. 출근을 단 5분만 늦게 했어도 우리의 남은 인생에 평생 영향을 미쳤을 사랑을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어요. 모든 것은 원인과 결과의 법칙에 따라 움직이고 있어요.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는 결과가 따르죠.  당신의 흉터를 예로 들어볼까요?"(p139)


엘리자는 샤를 로타에게 제안하고 있었다. 샤를로타에게, 아니 찰리에게 있어서 지우고 싶은 11가지 사건들 중에서 최근에 일어난 한가지 사건 동창회 사건을 지워 버리고 싶었다. 그것을 통째로 날려 버린다면 지금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샤를로타는 그만 엘리자의 요구에 응하게 된다. 자신의 기억을 CD 에 보관해 저장하고, 내 삶이 바뀐다면 얼마나 좋을까, 타임머신으로 과거로 되돌아 간다면 내 선택을 바꿀 것이다. 그런 생각을 샤를로타가 한것처럼 나도 그런 생각을 한 적 있었다.


모든 게 달라졌다. 하지만 한가지 달라지지 않은 게 있었다. 샤를 로타는 과거 자신의 기억들을 온전히 알고 있었고, 주변 사람들은 그걸 기억하지 못한다. 그건 샤를로타에게 행복을 불러 들이는 기폭제가 되지만, 정체성 혼란을 불러 들이는 이유가 되고 말았다. 나는 기억하는데, 다른 사람은 기억하지 못한다, 나는 알고 있는데 다른 사람은 알지 못한다는 게 얼마나 샤를로타의 마음을 흔드는지, 그 과정이 유쾌하면서, 유쾌하지만 안다는 걸 알 수 있다. 샤를 로타는 모든 걸 다 얻었고, 이루었지만 행복하지 않았던 거다.


헤픈 여자로서 살아온 30살 샤를로타의 과거의 모습은 없어졌다. 헤픈 여자는 이제 없는 거다. 카페 드링크스 & 모어 사장 톰 크라머와 게오르그 아저씨에 대해서 샤를은 알고 있지만 그들은 샤를 로타를 알지 못한다. 동창회에 참석하지 못한 샤를 로타는 자신의 첫사랑 모리츠 리히텐베르크와 결혼할 수 있게 되었고, 두 사람은 리히텐 베르크 가문의 일원으로서 돈과 영광을 함께 누리게 된다. 샤를은 자신이 원하던 것을 얻게 되었고, 과거를 지웠지만 행복하지 않았다. 노숙자가 된 게오르그 아저씨를 비싼 호텔에 잠재우게 하고, 그로 인해서 모리츠는 샤를 로타의 이상한 행동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는데, 그걸 샤를 로타 아가씨는 말할 수 없었다.


모든 건 꿈이었고, 때로는 현실이었다. 과거를 지우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행복하지 않았다. 오른 쪽으로 가면 절벽이 보였고, 그래서 왼쪽을 선택하였건만 왼쪽도 자신이 생각한 그런 곳은 아니었던 거다. 현재에 나에게 주어진 시간과 공간의 테두리 안에서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나에게 주어진 것에 대해 불평하지 않고, 감사하면서 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깨닫게 해 주는 소설 <당신의 과거를 지워 드립니다> 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