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이 좋아 송정마을 그림책
김병하 지음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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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곳도 시골이고, 어린 시절을 보낸 곳도 시골이라서 그림책 속에 나오는 시골의 모습과 그 안에서 정겨운 삶을 자아내는 이들의 모습이 어색하거나 낯설지는 않았다. 다만 아이들이라면 그림 속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 들일텐데, 나는 시골의 현실을 너무 잘 알아서 그런지 그림책 속에서 현실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어릴 땐 집 앞 개울가에서 멱도 감고 , 주변 이웃이 모여서 빨래도 하고, 사람들도 만나고 그랬는데, 이젠 그런 모습이 점점 더 사라지게 된다. 불편해도 그냥 그저 적응하면서 살아갔으며, 주변에 있는 기구들을 활용하면서 살아왔지만, 이젠 그렇게 살긴 힘든 현실이다. 명절에서애 겨우 서로 얼굴을 확인하고, 그동안 소식이 끊겼던 이웃들을 보게 된다.


소가 있고, 닭이 있고, 개와 고양이가 있는 곳, 시골에는 산짐승 들짐승이 공존하게 된다. 책에는 내가 심은 밭작물에 대해서 고라니도 먹고 맷돼지도, 청살모도 함께 먹을 수 있는 시골의 따스한 모습을 그려내고 있었다. 하지만 시골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특히 멧돼지와 고라니가 시골에 있는 밭을 한번 쓸고 지나가면 , 곡식이 새순이 돋기도 전에 사라지고, 상품이 되지 않는 곡식들만 남아나게 된다, 농부들은 그럴 때면 망연자실하게 되고, 봄에 뿌렸던 씨앗이 모두 사라진 현실을 자꾸 쳐다 보게 된다. 이젠 야생 동물들이 반갑지 않고, 밭 주변에 전기 울타리를 치는 겨우가 있다. 그것이 그림책 속 이야기와 현실의 차이라면 차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야생동물 중에서 청설모는 크게 피해를 주지 않기 때문에 더불어 살아간다.


시골에 가면 곳곳에 빈집으로 남아 잇는 집이 보인다. 물론 친가에도, 외가에도 가면 그게 느껴졌다. 외할머니가 사는 곳도 이젠 주인이 없이 빈터로 남아 있고, 바로 앞집에는 집주인이 이사가고 빈터가 된지 10년이 지났다. 한옥은 한번 사람이 살지 않으면, 폐가가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기 때문에 그것이 조금은 씁쓸함으로 남아있게 된다. 과거의 내가 생각했던 시골에 대한 기억들, 이웃과 더불어 희노애락을 즐겼던 기억들이 편리함이 우리 삶에 들어오면서 이웃간에 서로 소통하지 않는 시골의 모습이 점점 더 늘어나게 된다. 더 나아가 귀촌 귀농 행렬이 늘어나지만, 그들은 서로 소통하지 않고 왕래하지 않는 모습이 현재 시골의 낯선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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