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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저 인간에게 휘둘릴까? - 이 세상 모든 민폐 인간들로부터 나를 지키는 기술
가타다 다마미 지음, 정선미 옮김 / 쌤앤파커스 / 2018년 4월
평점 :
사람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 함께 서로 도와가면서 도움 주고 도움 받으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이런 보편적인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벗어나는 사람이 있다. 그들은 다른 사람을 자신의 수족처럼 부리고, 휘두르면서, 그것을 자신의 특권이라 생각한다. 내가 가진 권리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위치가 권력을 휘두르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한진 일가의 갑질도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업 총수로서의 위치와 영향력을 기업 운영 뿐 아니라 자신이 살고 있는 집안 문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한진 일가의 비리 문제가 불거지면서, 한진 일가 퇴진을 외치는 직원들은 촛불 시위를 하고 있다.
한진 일가들처럼 자신의 영향력을 전방위적으로 행사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우리 주변엔 누군가를 휘두르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가까이는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가족이 될 수 있고, 친척, 이웃, 직장 상사까지 여기의 범주에 포함되고 있다. 그들은 자신이 그런 행동을 하여도 법적인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를 휘두르는 경우가 대다수이다.자신은 불이익을 받지 않고, 상대방이 불이익을 받는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마음 껏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힘을 과시할 수 있고, 휘두르게 된다.여기서 그들의 행동에 저항하려고 하지만, 그로 인해 휘두르는 사람보다 휘둘리는 사람에게 더 큰 불이익이 따르는 경우가 많다. 한진 일기 모두가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제대로 사과를 하지 않고, 뻔뻔함을 보여주는 이유는 바로 이런 이유이다. 자신이 휘두르는 사람이 받는 고통이나 아픔에 대해서 부감각하며, 그들은 당연하게 그런 대접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자기애성 성향, 특권의식, 과대망상과 뻔뻔함이 더해지면서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휘두르는 사람에게도 문제가 있지만, 휘둘림 당하는 사람에게도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건 자신이 휘둘림 당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그들이 휘두르는 것에 대해서 방치하는 경우도 있다.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껴야 할 대상이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향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유없는 희망이 자신에게 돌아오는 불이익에 대해 저항하지 못하고 방치하게 된다. 그런 행동이 반복 되면, 휘두르는 사람이나, 휘둘림 당하는 사람이나 자포자기 하게 되고,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무기력하게 받아 들이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휘둘림 당하는 사람의 적극적인 방어이다. 이유없는 희망이나 변화에 기대하지 말고, 자신의 위치를 바꿀 필요가 있다. 내가 가진 힘이 상대방보다 우월한 위치가 된다면, 그런 상황이 바뀔 수 있으며, 때로는 스스로 단절하고 인간 관계를 끊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