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천 명의 눈 속에는 천 개의 세상이 있다 - 세상을 보는 각도가 조금 다른 그들
가오밍 지음, 이현아 옮김 / 한빛비즈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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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나는 과학자들이 너무 멍청하다고 생각했어요. 지구에 있는 생물과 비슷해야 생물이라고 나중에야 알았어요. 너무 멍청하죠. 하지만 과학자들이 멍청하지 않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어요. 다른 행성에 사는 외계인이 인간과 다르다면, 외계인은 산소로 숨 쉬지 않고, 탄수화물을 먹지 않고 대신 황산을 마시고 플라스틱을 먹고 생존이 자능하다면, 우리는 그들과 소통하기 어려울 거에요. 그래서 과학자들이 멍청하지 않다는  겁니다. 그들은 우선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찾는  것입니다. 모두가 산소로 숨쉬고 물을 마시며 채소를 먹어야 공통점이 생기죠. 생명의 근본 형태가 같아야 소통이 가능할 거에요. 그렇죠? (p75) 


도서관에 가면 꼭 걸리는 책 한권이 있다. 처음 읽으려 했던 책과 같은 카테고리 안에 같은 책장에 있는 책들이 눈에 뛸 때 그 책의 목차와 서문을 읽어보게 된다. 그리고 그 책을 빌려 오면 리뷰가 거의 없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들이 읽지 않을 것 같은 책이라 빌려왔고, 이 책은 나에게 무엇을 말하려 하는가 알고 싶어진다. 가오밍의 <천명의 눈 속에는 천 개의 세상이 있다>의 장르는 인문에 묶여 있지만 책 속에는 인문학, 심리학 뿐 아니라 철학과 과학까지 함께 내포한다. 특히 과학 장르 중에서 천체 물리학, 양자 역학에 관한 이야기는 상당히 수준이 높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어려움을 내포하고 있다.


저자는 정신잘환 환자들을 만나고 그들을 인터뷰 하다 망상증에 걸린 사람도 있고,  외계인을 봤다는 사람도 있다. 세상을 3차원이 아닌 4차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이들도 있으며, 정신질환 환자들 중에는 정신의학과 의사도 있다.그리고 대중들에게 유명한 작가도 있었다.그들의 삶을 들여다 보고, 저자와 함께 소통하고 인터뷰허는 걸 보면 그들의 상식이 우리가 생각하는 상식에서 벗어나 있음을 알 수 있다. 정신질환 환자들이 자신들을 정상이라 한다면 우리는 비정상이 되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정상이라는 기준이 누군가에겐 비정상이라 볼 수 있으며, 우리 사회는 그걸 용납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실 나는 정신분열증이 나타난 순간, 내가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나는 가족에게 영향을 줄까 봐 두려웠습니다. 때로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면 밥을 먹다가도 밥그릇을 내려놓고 방으로 들어갓습니다. 문을 잠그고 귀를 막고 바닥에 앉아 혼자서 버텻습니다. 내가 방에서 나오면 아내와 아이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나와 이야기 하고 웃어주었습니다. 나는 그들이 나를 도와주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억눌렀습니다. 약을 먹으면 머리가 멍해져서 약 먹는게 싫었지만, 그래도 시간 맞춰 약을 먹었습니다. 그들을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p314)


정신질환 환자는 낙관적인지, 아닌지로 판단하지 않고, 다른 것으로 판단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판단하는지를 잊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어떤 관점을 제시하면 많은 사람이 그렇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정신질환 환자로 판정되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낙관적이냐, 아니냐는 상관하지 않고요. 그래서 생각이 닫힌 사람이 정신질환에 걸리고, 생각이 열린 사람은 정신 질환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람들의 견해가 틀렸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p444)


선한 사람은 사실 그 사회의 가치관을 대표합니다. 어떤 가치관일까요? 표준환경에서 사회의 가치관은 성실하게 일해서 사회에 융합되고, 사회의 일원 노릇을 하고, 사회를 구성하는 개체가 되는 것입니다. 열심히 일하고 부모에게 효도하고 결혼하고 자식을 낳은 다음 천수를 누리는 것입니다. 왜 이렇게 해야 할까요? 사회가 이런 사람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모두 이렇게 하지 않으면 사회는 지속되지 못하고 암흑가가 되기 때문입니다. (p514)


저자는 정신질환 환자들을 만나면서 그들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내려 놓게 된다. 그들이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고, 그들은 사회에서 배척되는 과정을 보면서 사회는 우리들에게 어떤 기준을 내세우는지 분석하고, 판단학데 된다. 지적인 능력이 떨어지고 반사회적 성향을 지닌 이들을 정신질환 환자라고 지칭하는 사회의 보편적인 기준에 대해서, 그는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물론 정신질환 환자들 중에는 반사회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 프랑켄 슈타인을 모방하여,  병원에서 시신을 탈취하는 행동, 사람을 죽이는 행동은 분명 잘못된 행동이다. 그럼에도 가오밍은 그들을 인터뷰 하였고 그들의 생각과 행동, 가치관을 알고자 한다. 그들의 말과 행동의 근저에 있는 논리는 세상의 기준에 부합되지 않지만, 논리적으로 어긋나지 않음에 가오밍은 한 번 더 놀라게 된다. 상식과 비상식의 범위는 어디에서 어디까지 해당되며, 경계를 이루는지 알고자 했던 가오밍의 호기심은 4년간 정신질환 환자들을 인터뷰 하였고, 그들의 내밀한 삶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이 위함할 수 있다고 말리지만 저자는 그들의 조언을 거부하고, 자신의 생각을 그들에게 내비추면서, 그들 또한 자신의 생각들을 가오밍에게 들려주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 다양한 질문들을 할 수 밖에 없고, 세상의 기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된다. 사회가 만든 규칙과 그들의 표준화된 행동들, 상상력과 망상은 한 끗 차이이며, 정신질환 환자와 스티브 잡스가 가지고 있는 지적 능력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혁신의 아이콩리라 부르고,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얻게 되고, 누군가는 망상의 아이콘이라 부르며, 실패라는 쓴 열매를 얻게 되었다. 정신질환 환자들은 세상을 다른 사람들과 다른 관점에서 바라 보았고, 그것을 밖으로 내 보임으로서, 세상에서 배척되고 말았다. 때로는 정신 병원에서, 때론은 교도소나 구치소에서 생을 마감하게 되는데, 이 책은 글로 쓰여져 있기 때문에 저자가 그들과 인터뷰한 것들에 대해 그 느낌이 잘 드러나지 않는 단점이 있다. 눈에 보이는 실체와 느낌과 감각을 언어로 표현하면서 많은 것이 잘린 채 한권의 책으로 나오면서 생기는 부작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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