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철학 - 깊은 공부, 진짜 공부를 위한 첫걸음
지바 마사야 지음, 박제이 옮김 / 책세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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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하면 동조에 서툴러지고, 재수 없어지고, 약아빠진 사람이 된다. 공부하는 이상 그것은 피할 수 없다. 그것 없이는 깊은 공부가 불가능하다. 근육 단련으로 근육량을 늘랠 때 지방이 느는 것과 마찬가지다. 공부를 통해 얻은 성과를 노련하게 제어하디 못하고, 적당히 흘러가게 놔두기만 하면 되는데 꼭 아이러니컬한, 또 이상하게도 유머러스한 발언을 '저지르고' 만다 이것은 피하기 어렵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공부에 대해 강하게 저항하는 것이다. 그 저항을 돌파하기 위해서 적어도 어느 시기는 아이러니하고 유머러스한 발언의 '저지름'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다. 그것이 공부를 조종하니까.(p186)


이 책은 공부에 관한 책이다. 철학적이면서 현실적이면서 실용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동안 읽었던 공부에 관한 관점들이 획인적이고, 천편일률적인데 반해 이 책은 저자의 관점이 또렷하고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들뢰즈와 라캉에 관한 철학적 연구로 박사학위를 탄 저자는 자신의 공부 방식을 이 책에 녹여내고 있으며, 깊이 있는 공부를 하거나 생소한 분야의 공부를 도전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고 있다. 이 책은 교과서적인 공부를 하는 아이들이 아닌 점수를 따기 위한 공부에서 벗어난 이들을 위한 책이며, 언어나 철학 공부를 하려는 이들에게 적합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동조, 아이러니(촛코미), 유머(보케). 이 세가지 단어아 이 책에서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으며, 세가지 단어가 공부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다. 공부를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비아냥 거리는 말이 있는데, 그 단어가 바로 헛똑똑이다. 배운 건 많은데, 쓰잘데기 없는 것들을 공부하고 있으며, 그 지식이 현실에 적용되지 않을 때 우리는 그 단어를 흔하게 쓰곤 한다. 하지만 저자는 '헛똑똑이'를 허용하고 있다. 아니 헛똑똑이가 되지 않는다면 그건 제대로 공부를 안 하는 것이다. 운동을 통해 근육량만 늘리고 지방을 늘리지 않으려는 인간의 욕심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건 공부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헛똑똑이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깊이 있는 공부를 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 한 것이다.


책에는 동조에 대해 말하고 있다. 우리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면서 환경의 제약을 받고 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지역의 테두리 안에서, 더나아 국가라는 커다란 공동체 안에서 우리는 환경적 제약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어쩌면 우리가 그 환경 속에서 수많은 것들에 대해 동조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저자는 그런 우리의 마음 속에 감춰진 동조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엿볼 수 있다. 공부를 하게 되면 우선 내 앞에 놓여진 동조적 현상에 대해서 자유로워진다. 또한 공부를 할 때 깊이 파는 것도 중요하자만 한눈 파는 것도 중요하다. 철학에 대해 공부한다고 철학 공부만 하는 건 비효율적이며 어리석은 공부법이다. 철학에 대한 공부를 하다가 그 책 속에서 가지치기를 할 수 있다. 그 가지가 철학 분야가 될 수 있고, 정치나 사회 분야로 뻣어나갈 수 있다. 동조 1에서 동조 2로 옮겨가면서 공부를 지속할 수 있다.  잠시 한눈 파는 것은 비효율적인 방버이 아니며, 하나의 공부 방법이 될 수 있다. 깊이 공부하는 것과 한눈 팔기를 반복하는 것, 땅 속을 깊이 파기 위해서 짱을 크게 파는 것과 같은 원리를 공부에 적용하는 거다. 


이 책을 읽으면 내가 공부하고 있는 방식이 저자의 공부 철학과 비슷한 것이 조금씩 눈에 들어왔다. 어떤 분야에 대해서 공부를 하면서 그 분야에 대해서 깊이 팔 수는 없다. 또한 완벽하게 공부하는 것도 불가능 하다. 아니 완벽하게 공부하다간 제풀에 지치고, 중간에 멈출 가능성이 크다. 처음 뭔가 하려는 의도가 며칠이 지나지 않아 제풀에 꺽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부는 처음엔 쉽게 공부하면서 깊이 파는 공부와 한눈 파는 공부를 반복적으로 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많이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하게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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