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rtown (Paperback)
프레드릭 배크만 / Washington Square Press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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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 배크만의 책 세권을 읽었다. 그 책은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브릿마리 여기 있다>,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이며, 세권의 책에는 감동과 웃음이 묻어나는 프레드릭 베크만 특유의 재미가 있었다 물론 <베어타운>도 그런 기대감을 가지고 읽어 나갔으며, 전작과 다른 사회적 메시지를 품은 한권의 책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마이클 센델 교수가 쓴 <정의란 무엇인가> 에 나오는 철길 이야기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자꾸만 회자되고 있었다. 내 앞에 어떤 선택의 순간이 찾아올 때 그 선택 앞에서 A를 선택할 경우 정의는 추구할 수 있지만, 내 이익이 사라지게 되고, B를 선택할 때 나의 이익은 추구핳 수 있지만, 나가 마땅히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사라진다면, 나는 어떤 걸 선택해야 하는지 깊이 고민하게 된다. 여기서 우리 앞에 놓여진 수많은 경우에서 사람들은 A를 선택하는 경우도 존재하지만,B를 선택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이 소설은 바로 B 를 선택하는 인간의 마음 언저리 속에 숨어있는 심리와 어떤 사건에 대해서 , 가해자와 피해자를 마주하는 주변 인물들의 생각을 엿보게 된다.






베어타운은 작은 시골이다. 이 작은 시골에는 유명한 하키 클럽이 있으며, 마을 사람들은 하키를 중심으로 생활하고, 자신의 삶을 다양하게 영위해 나가고 있다. 소설 속 주인공 케빈은 하키 클럽의 전도유망한 선수이며, 클럽 내에서 없어선 안되는 실력이 뛰어난 선수였다. 그의 주변에는 마야가 있으며, 마야는 하키클럽 단장 페테르의 딸이었다.  마야와 케빈, 둘 사이에 일어난 끔찍한 사건들, 그 사건들을 언급하기 위해서 이 소설은 다양한 복선들을 이야기 하고 있었으며, 인물들의 심리와 베어타운 사람들에게 하키란 어떤 중요한 의미인지 들여다 볼 수 있다. 베어타운사람들에게 하키는 삶의 일부분이 아닌 거의 전부나 다름 없었으며, 그 영향력은 상당하다. 하나의 스포츠는 정치와 연결되고 있으며, 케빈은 베어 타운에서 영웅이나 다름 없는 존재였다. 그를 영웅으로 만든 건 그 마을 사람들이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 하키를 적극 수용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효율성이라는 단하나의 이유로 하키를 준심으로 거미줄처럼 다양한 삶이 뻣어나가고 있었으며, 그 중심엔 케빈이 있다.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진실을 품고 있는 마야의 이야기보다 거짓을 품고 있는 케빈의 목소리를 베어타운 사람들이 더 신뢰한다. 신뢰라는 것은 얼마나 허무하고 무가치한지 보여주고 있으며, 그들이 왜 케빈을 신뢰하는지 엿볼 수 있다. 가해자였던 케빈의 행위는 핑계와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자신은 어느 순간 가해자에서 피해자로 둔갑하고 있다. 여기서 주변 사람들은 케빈의 말에 대해 의심을 품지 앟고, 케빈의 잘못에 대해 문제를 자기하는 마야의 행동에 대해 , 어떤 정치적인 목적이 있으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케빈을 악의적으로 이용한다고 생각한다. 정작 주변 인물들이 스스로 이해관계 당사자라는 건 결코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우리는 그들이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인다는 걸 알고 있다. 케빈이 피해자가 되고, 마야가 가해자가 되어야만 그들 앞에 놓여진 이익들이 상실되지 않고, 온전하고 보호받을 수 있다. 마야가 진실을  품고 있지만 그걸 드러내길 두려워 하고, 가까운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얻으려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피해자임에도 보호받을 수 없는 현재 상황이 스스로 궁지에 내몰리는 결과를 낳고 있었던 거다. 케빈은 마야와 싸우지만, 마야는 세상과 싸워야 한다고 말하는 이면에는 두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암묵적인 시스템이 마야에게 불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소설은 안타까움이 묻어나 있으며, 마야의 불안과 걱정의 실체를 들여다 볼 수 있다. 마야의 아빠인 페테르 안데르손조차 마야의 보호막이 되지 못하고 있었고, 마야는 스스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했다.


사실 이 소설은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마야는 하키를 사랑하기 때문에 용서를 선택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끌어안고 살아간다. 우리 앞에 놓여진 현실들은 그렇지 못하다. 수많은 마야가 세상에 있으며, 그들은 스스로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고, 세상 사람들을 용서하지 못함으로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죽어서도 자신이 드러내고자 하는 진실이 묻혀지고, 우리가 만든 사회 시스템과 그 시스템 안에 존재하는 권력이 그걸 용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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