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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난민이 아니야 ㅣ 사회탐구 그림책 2
케이트 밀너 지음,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18년 4월
평점 :
20페이지가 채 되지 않은 그림책입니다. 아이가 읽어도 금방 읽을 분량인 이 그림책에는 많은 메시지를 담아 놓고 있습니다. 하나의 텍스트보다는 하나의 그림이 큰 울림을 준다는 걸 여실히 느낄 수 있으며, 책에서 전세계 곳곳을 떠돌아 다니는 난민들의 삶을 들여다 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1,2 차 세계대전 이전의 유대인들의 삶이 바로 지금 우리 앞에 놓여진 수많은 난민들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걸 생각해 볼 때 격세지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먼저 시리아 난민이 생각납니다. 또한 이웃집 찰스에 나왔던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도 생각 났습니다. 유럽인들이 난민을 받아 들이는데 난색을 표하는 이유는 그들이 유럽 사회에 편입되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불안과 걱정 때문입니다. 공교롭게도 그들은 그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조심하고, 살아가기 위해서, 자기 스스로 살아가기 위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합니다.유럽인들에게 난민은 남의 일이지만, 난민들에게는 자신의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익숙한 곳에서 낯선 곳으로 이동을 하게 되면, 아이의 시선과 엄마의 시선이 바뀌게 됩니다. 아이는 눈앞에 보이는 낯선 환경에 초점을 맞춰 나가고 호기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면 엄마는 항상 언제나 내 아이를 바라 보고 있으며, 아이가 엄마 곁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꼭 붙잡고 다니게 됩니다. 물이 나오지 않고, 쓰레기 더미에 놓여진 고국을 탈출해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머물러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불안과 걱정의 씨앗이 되고, 엄마는 아이와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찾을 때까지 짐을 풀지 못합니다. 떠돌아 다닌다는 건 죽을 수 있는 순간에 처해질 수 있지만, 죽지 않더라도, 위험한 순간에 내몰리게 됩니다. 그걸 이 책에서 하나의 그림 속에 담아내고 있으며, 아이가 궁금한 것 하나 하나 엄마를 통해서 질문을 하고, 엄마는 아이의 질문에 답을 하게 됩니다. 세계 곳곳에 여전히 존재하는 수십만명의 난민들, 그들의 삶을 잠시나마 생각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