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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함께 자라는 아이의 사회성 수업 - 자기 앞의 허들을 직접 뛰어넘고 성공과 행복을 찾아 나가는 아이의 힘
이영민 지음 / 팜파스 / 2018년 4월
평점 :
언제부턴가 놀이 기구만이 덩그러니 놓인 텅빈 놀이터를 마주하면 애잔한 마음이 든다. 알록달록한 놀이 기구들이 손길도 제대로 닿지 못한 채 녹슬어 간다. 아이들이 을씨년스런 분위기까지 느껴지는 놀이터는 소위 '노는 아이들'의 우범 지대가 되어 동네의 골칫거리가 되기도 한다. 놀이터가 왜 텅텅 비었을까? 그 많은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공부에, 학원에 , 컴퓨터에, 게임에 친구들과의 노는 시간을 뺏긴 아이들은 친구와 놀 시간도 부족하고, 시간이 있다 해도 같이 놀 친구가 없다.(p18)
어릴 적 학교 수업 끝나면 너도 나도 학교 뒤 놀이터로 집결하였다. 친구들이랑 같이 놀기도 했고, 전혀 모르는 아이들이알 같이 놀 때도 있었다. 특별히 친구라는 개념이 없더라도,그땐 놀 꺼리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함께 놀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돌이켜 보면 우리는 그때가 그리워진다. 학교 앞 문구점에서 군것질 했던 기억, 커다란 느티나무 밑에서 장사하던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들, 이젠 그런 기억들이 아련하게 남아있다. 놀이터는 어느새 텅 비었고, 아이들은 놀지 않는다. 학원가기 바꾸고 공부하기 바쁜 아이들은 서로 각자 시간을 집에 학원에 ,부모님이 정해준 스케쥴에 따라 움직이기 바쁘다. 시간이 비어 있어도 친구가 있어도 수업이 끝나도 함께 놀수 없는 게 지금 우리 아이들의 실제 모습이다.
책에는 이런 아이들의 모습을 비추고 있으며 아이들의 사회성을 키우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현재 우리는 아이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부모는 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내 아이의 모든 걸 간섭하고 개입하려는 부모의 자화상은 아이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고, 아이가 길을 잃을 수 있는 과정 조차 사라지게 만든다. 더 나아가 아이가 하는 행동 하나 하나에 대해서 부모님들은 내 아이에게 문제가 있고 고쳐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제가 있다는 건 그걸 꼭 해결해야 한다는 부모님의 생각과 가치관이 적극 반영될 수 밖에 없으며, 아이가 부모님의 눈치를 보는 아이, 스스로 자기 주도적인행동이 상실되는 또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내 아이와 남의 아이를 비교하고, 서로 경쟁하도록 유도하는 원인이 나타나고 있다.
친구의 시선, 평가, 관점 들을 중시해 그들의 눈치를 보는 일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아이는 친구 눈에 비친 나를 보기 시작한다. 친구들에게 인정 받을 수 있는 길을 고민한다. 이 과정에서 놀이 경험이 적은 아이들은 주체적인 자기보다는 친구들의 시선에만 전전긍긍한다. 아이는 자신 있게 자신을 드러내지 못해 고통을 겪는다. 그래서 우울해지고 불안해진다. (P33)
자식을 키우면서 한 번 이라도 '내 아이가 나쁜 아이일 수 있다'고 생각해본 부모가 몇이나 될까? 같은 대상을 '본다'해도 각자가 보는 바가 다르다.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본다. 부모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자녀의 전체를 보기보다는 자신이 보고 싶은 대로 본다. 부모에게 자녀는 또 다른 자신이 되기도 하기에 자식의 좋은 점을 보며 부모의 우월감을 지키려는 측면이다. (P44)
다른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하면 그 잘못된 행위에 대해 백관적으로 말하려 한다. 내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하면 내 부모님은 똑같은 생각을 할까? 내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하면 그 원인제공자가 내 아이가 아닌 다른 아이가 잘못되었다 생각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 특히 내 아이가 다른 아이와 친구 관계일때 ,각자의 부모가 서로 아는 관계일 때 상당히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흔들리게 된다.둘 사이에 일어난 어떤 사건이 옳지 않다고 생각될 때 대다수의 부모는 혼란스럽고 갈피를 잡을 수 없게 된다. 특히 엄마의 불안과 걱정은 내 아이에게 전가되고, 아이도 또다른 불안과 만날 수 있다.그건 내 아이의 분노의 원인이 되고, 스스로 주도적으로 무너가를 선택하고 결정하지 못한다. 저자는 그런 아이와 부모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 내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걸 스스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렇지 않으면 관계회복은 커녕 내 아이가 삐뚤은 길로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요즘 부각되고 있는 인성교육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된다. 수많은 책들에서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건, 우리 사회가, 우리 아이들 사이에 인성 교육이 제대로 정착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학업 중심의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아이에게 정답을 가르쳐 주려는 부모님의 마음이 그대로 내 아이에게 투영되고 있다. 아이가 어떤 일을 시도하고 실패할 까, 부모님이 실망하게 될까, 도전하지 못하는 원인이 나타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