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내 영혼을 찾아서
한원진 지음 / 좋은땅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깨달음이라는 산은 여러 개가 있느니라. 작은 산이 여러 개이고 중간 정도의 산도 여러 개이며, 그리고 아주 큰 산이 하나 있는니라. 우선은 작은 산부터 서서히 오르면서 중간 산과 큰 산에 오르도록 하여야 하느니라. 조급해 하지 말고 서서히 하는 것이 중요하니라. (p95)


이 소설을 읽게 되면 먼저 익숙함을 느끼게 된다. 우리의 삶, 즉 내 주변은 소설 속 주인공의 삶의 동선과 겹쳐지게 되고, 그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간이 가지는 보편적인 삶, 변하지 않은 본질적인 깨달음과 느낄 수 있고, 그 안에서 자신의 삶을 반추하게 된다. 과학적인 실증은 내가 가진 질문에 대한 답을 내 놓지만, 비과학적인 것, 규명되지 않은 무언가의 실체는 여전히 풀기 힘든 미스터리 그 자체이며 고스란히 우리 앞에 놓여지게 된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언어는 그걸 규명해 내기엔 한계가 있으며, 우리는 그걸 결핍이라 부르고 있었다. 이 책은 저자의 자전적 소설이 짙게 나타나 있으며, 주인공의 삶이 은밀하게 드러나고 있다. 어릴 적 보수적인 부모님 밑에서 성장해 초등학교를 나오지 못한 주인공의 부모님은 자식이 안고 있는 병의 실체가 어디에서 기인하게 되는지 알지 못하게 되고, 주인공은 자폐적인 성향을 드러내며 성장하면서 약한 몸을 가지고 살아가게 된다. 그 원인은 무엇이며, 나에게 주어진 삶에 대해서 그것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묻고 또 묻고 있었다. 정답이 없는 질문에 대해 답을 내놓기 위해서 수십권의 책을 읽고 그 답에 가까운 것들을 들여다 보지만 결코 쉽게 얻을 수 없는 무형의 보이지 않는 무언가였다.


깨달음은 그렇게 주인공 앞에 나타나지 않았고 방치되었다. 가까이 가려고 하면 멀어지고, 멀리 하면 가까이 오게 되는 것, 그것은 잡힐 듯 잡히지 않았고, 주인공은 어떤 사건으로 인해 자신이 얻고자 하는 깨달음에 다가갈 수 있었다. 인간이 느끼는 영혼에 대해서, 종교는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신이 있다면 그 신은 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전쟁을 하고 갈등과 반목을 거듭하는지 앟수 없었던 주인공은 지리산에서 스승을 만나고 나서 ,자신이 가지고 잇는 병은 어디에서 나타나고 어디로 사라지는지 알게 되었으며, 조금씩 그 실체에 다가서게 되었다. 스승과 제자의 나이 차이는 100년의 삶을 거슬러 올라갔다. 넘어설 수 없는 삶의 궤적은 서로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씨줄과 날줄로 엮이게 된 우리의 인연을 들여다 보게 된다. 우연한 만남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걸 이 소설에서 느낄 수 있으며, 우리 앞에 놓여진 것들은 영원히 풀 수 없는 숙제였다.부모님의 손에 태어나고, 죽음에 다다를때까지 풀수 없다는 걸 비로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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