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보이 - 2018년 제14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박형근 지음 / 나무옆의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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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은 내가 생각했던 보통의 지구는 아닌 듯해.
그걸 이렇게 한가운데에 내려와서야 알게 됐지.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풍경은 말이야.
지금 내 위에 보이는 하늘은 말이야.
전부 잘려 나가 있다고.
저 멀리 보여야 할 풍경도 토막 나 있고, 그 풍경과 맞닿아야 할 하늘도 잘려나갔어. 토막 난 풍경 밖으로는 전부 시커먼 암흑.
대체 난 어디로 떨어진 걸까?
이곳은 지구인가? 아니면 우주인가? (p15)


우주 체험을 하려다 하루 아침에 우주 미아가 된 김신, 우주 공간에서 ISS 와 도킹후 그만 외로운 곳 어딘가에 길을 잃어버린채 혼자 놓여지게 된다. 지구와 생테계가 비슷한 어떤 곳, 그곳은 지구인 듯 보였지만, 지구는 분명 아니었다. 지구와 흡사한 또다른 공간, 가상 현실 공간이면서, 증강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의식과 무의식 속에서 김신은 자신이 현재 머물러 있는 공간에 대해서 여기가 어디인지, 어떤 곳인지, 지구에서 탈출한지 어느 시점인지 알지 못하게 된다.자신의 시공간에 대해서 전혀 모른 채 인간보다 더 높은 지적인 생명체 외계인과 만나게 되었고, 그것은 운명이었다. 자신이 꿈꾸던 소원을 우주체험을 통해서 , 외계인과 만나면서 현실이 되고 말았다.


인기를 얻는다는 건 이런걸까. 김신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체험과 경험 즉 우주인과의 만남은 그 누구도 쉽게 얻을 수 없는 무형의 가치였다. 그는 세상 사람들이 필요로 했고, 인간이 만든 미디어는 김신을 필요로 했다. 미디어 공간 속에서 연예인이 누리고 있었던 인기를 한 몸에 다 얻게 되었고, 인기를 가지고 있는 도지은과 만나 열애설에 휩쓸리게 된다. 인기를 얻는다는 건 김신에게 절호의 기회였으며, 돈이 되었다.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자신의 경험을 대중들의 입맞에 맞춰 들려주게 된다. 그는 하루 아침에 작가가 되었고, TV 에 출연하게 된다.김신이 대중들에게 들려주는 경험은 진실이면서 거짓이다. 대중들의 코드에 정당한 경험들, 실제 김신이 알았던 경험들을 대중들에게 그대로 노출하기엔 대중들이 가지고 있는 상식들이 용납하지 않았고,김신은 그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기억의 가지치기. 김신은 자신을 괴롭히던 기억들을 외계인에 의해서 가지치기 하였고, 그 기억 너머엔 새로운 기억들로 채워지게 된다. 위험하면서도 위험하지 않은 상황들,그는 그 위험한 상황에서도 괜찮겠지, 아무렇지 않을꺼라 생각하였고, 외계인과의 약속을 저버리게 된다. 그건 또다른 응징이었고, 김신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걸 다시 제자리로 돌려 놓아야 했다.이 소설은 SF 소설이면서 인간의 자화상을 그려내고 있다. 인간이 사는 세상, 그곳에 머물러 잇는 인간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고, 어떻게 살아가는 걸까, 작가의 남다른 생각과 가치관은 우리에게 새로운 고민꺼리를 안겨다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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