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언제나 옳다 - 망설이지 말 것, 완벽을 기다리지 말 것, 행복을 미루지 말 것
전제우.박미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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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회사 관두고 새로운 거 하려니 안 불안해? 우리는 지금도 엄청 불안한데."
"우리도 불안하지. 요즘 세상에 안 불안한 사람이 어디 있어. 다만 우리는 내일 어떻게 될까 불안한 것보다 내일 무슨 일이 생길까 기대되는 마음이 조금 더 커. 그걸로 버티는 거지."(p137)


한 대 얻어맞는 기분이 들었다. 분명 알고 있는 문장인데, 왜 그동안 몰랐던 걸까. 불안과 걱정을 끌어안고 살아가면서 언제나 시한폭탄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 뒤에는 삶에 대한 기대감의 부재가 있었다. 지금 우리가 불안한 건 과학기술이 발달해서도 아니고, 세상살이가 힘들어서도 아니었다. 불확실한 미래가 놓여져서도 결코 아니었다. 돌이켜 보면 불안과 걱정의 절대적 파이는 가난할수록 나이가 어릴수록 크다. 하지만 그들에게  불안한 모습이 보여지지 않는 이유는 앞으로 미래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서 였다. 30년전 경제개발을 할 당시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은 희망으로 채색되어 왔으며, 초중고 아이들이 나이가 들어가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행복을 추구할 수 있었다. 물론 그것을 보는 주변 사람들의 눈엔 불안해 보이고, 불행해 보일 수 있다. 전제우, 박미영 두 사람에게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그렇듯..


이 책의 저자인 전제우, 박미영씨는 IT 계열 대기업에 입사해 꽉짜여진 틀에 갇혀 살아가는 것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게 되었다. 이대로 살아가는 게 옳은 것인지 생각하게 되었고, 두 사람은 결혼후 새로운 길을 걸아가게 된다. 회사에 퇴사하고 선택한 길은 세계여행이었고, 주변 사람들은 두 사람의 무모한 도전과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고 있었다. 어쩌면 그들의 마음 속엔 두 사람의 도전에 대해 실패하길 원했는지 모른다. 그리고 다시 돌아올 거라는 기대감을 품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두 사람은 자신이 선택한 길에 대해 후회하지 않았고, 조금 느리게 가더라도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길과 방향을 놓치지 않았다.


두 사람은 무모한 도전이지만 무모하지 않았다. 객관식 일색의 세상 속에서 O/X를 고르거나 4지선다형 선택에 놓여지게 된 세상에 대해 회의감이 들었다. 자유로워지고 싶은 마음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기에 그꿈을 펼쳐 나가기 위해서 세계여행을 떠나게 된다. 세계여행을 떠나면서 실패하더라도 다시 돌아갈 길은 만들어 놓고 떠났으며, 여행과 일을 함께 할 수 있는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선택하였다. IT 계열 회사에 일하고 있었기에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알고 있었고, 1년동안 여행하면서 두 사람이 만든 애플맄케이션을 런칭하였고 서비스화 하였다. 하지만 그 도전은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비록 1년동안의 시간을 고대로 반납하였지만 두 사람은 새로운 도전, 새로운 시작을 포기 하지 않았다. 인생은 어차피 예측불가능한 것 투성이기 때문에 시도할 수 있었고, 그럼으로서 남다른 길로 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고등학교를 선택할 때, 이과 문과를 선택할 때 ,대학을 선택할 때, 과를 선택할 때, 직업을 선택할 때. 사실 선택의 순간이 그리 많지도 않았다. 가만히 따져 보니 정말 몇 개의 보기가 있는 객관식이었다. 양자택일 혹은 많아야 사지선다,오지선다 수준이었다. 그리고 친구의 말대로 대부분 그 답도 정해져 있었다. 고등학교를 고를 때엔 대학 진학률이 높은 곳이 답이었고, 문과, 이과를 정할 때는 어이없게도 '남자는 이과' 라는 공식에 따랐다. 대학이나 전공을 고를 때도 수능 점수에 맞췄다. 인생의 주요한 길목에서 언제 만들어졌는지도 모를 이정표에만 의존했다. 아니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선택했다' 라는 능동적 , 자발적 표현보다는 '선택했다'는 수동적 표현이 더 맞았을 것 같다.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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