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그가 남겨놓은 소설작품을 읽으면 항상 그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걸까 궁금해진다. 그래서인지 그의 소설을 읽고 난 뒤에는 꼭 놓치지 않는건 독자들의 리뷰이다. 이 소설도 마찬가지이다. 주인공 '나' 와 13살 아키가와 마리에, 그리고 이제 세상을 떠난 여동생 '고미' 더 나아가 그림 '기사단장 죽이기' 를 남긴 아키다 도모히코와 그의 아들 마사히코, 멘시키와 서로 연결 고리를 찾아 나가게 된다.
멘시키는 주인공 '나'를 끌어당겼다. 가난하고 , 이름 없는 주인공 '나'는 멘시키의 처상화 그리는 것에 응했으며, 주인공 '나'는 그걸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멘시키는 주인공 '나'를 끌어당깅 이유가 충분했다. 멘시키가 '나'를 끌어당긴 이유는 바로 어릴 때 부모님을 잃고,독신으로 살아가는 고모 쇼코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아키가와 마리에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마리에의 그림 선생이었던 주인공 '나'은 멘시키의 초상화를 그렸으며, 멘시키의 요청에 따라 마리에의 초상화도 함께 그리게 된다. 그건 멘시키가 원했던 것이며, 마리에는 멘시키의 이상한 행동에 관심 가지게 된다. 사람들 마음 언저리에 가지고 있는 무언가는 서로에게 끌리는 자석이 되는 것 같다. 고미와 주인공 '나'가 자석처럼 끌렸듯이, 야마다 도모히코와 주인공을 연결해 준 것은 바로 그림 '기사단장 죽이기'였다. 멘시키는 마리에가 자신의 핏줄이 아닌가 궁금하였고, 두 사람이 만나면서 멘시키는 마리에의 고모 쇼코와 만남을 가지게 된다. 이 소설은 이렇게 전체적인 줄거리는 단순하지만 그 안에 상징과 표상이 얽혀지면서 독자들에게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었다. 사람들이 무슨 행동을 하고 움직이는 그 밑바닥에 감춰진 이요는 단순하지 않다는 걸 마리에와 멘시키의 만남에서 엿볼 수 있다. 사람은 돈에 따라 움직이기도 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경험에 따라 움직이기도 한다는 사실을 이 소설은 보여주고 있다. 그것이 이제 죽음을 코앞에 두고 있는 도모히코가 남겨놓은 '기사단장 죽이기'에 의해 비롯되었으며, '기사단장 죽이기'로 인해 종결 짓게 된다.
:"생각해보면 인간은 참 이상해. 몇년전만 해도 우리 아버지는 누가 때리든 걷어차든 끄떡없는 사람이거든. 머리도 항상 겨울 밤하늘처럼 쨍하니 맑았고. 옆에서 보면 얄미울 정도로 말이지. 그런데 지금은 기억의 블랙홀이 돼버렸어. 우주에 난데없이 나타난, 정체불명의 시커먼 구덩이처럼. " (p190)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건 아니네. 제군이 여기서 나를 죽인다. 나를 말살한다. 그로 인해 일어나는 일련의 리액션이 결과적으로 제군을 그 소녀에게 이끌어준다는 말이지."(p341)
마리에를 무언가로부터 지켜준 붙박이장의 옷이 세상을 떠난 그녀의 어머니가 결혼 전에 입던 것이라는 사실을, 마음 같아서는 알려주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마리에에게 그것을 알려줄 수 없었다. 내게는 그럴 권리가 없다. 기사단장에게도 그럴 권리는 없었을 것이다. 그 권리가 있는 사람은 짐작건대 이 세상에 멘시키 한 사람 뿐이다. 그러나 멘시키가 그 권리를 행사하는 일은 없으리라. 우리는 저마다 드러낼 수 없는 비밀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p5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