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남당 사건수첩
정재한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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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란 뭘까, 우리 앞에 놓여진 돈은 많은 걸 해결할 수 있다. 사람들은 돈을 활용해 자신 앞에 놓여진 많은 걸 해결하려고 하고, 누군가를 부리려고 한다. 부자가 되고 싶은 이유, 부자가 자신의 머니를 상실하지 않기 위해 유지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소설 <미남당 사건 수첩>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을 어떻게 활용하고, 그로 인해 얻게 되는 부수입에 대해 따져보게 된다. 돈이 있는 사람은 스스로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가 돈으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우리는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상식처럼 느끼며 살아간다. 사람의 목숨마저 돈으로 해결하려는 세상에 살아가면서 내 목숨이 내일 아침에 사라지지 않는다고 그 누구도 쉽게 말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정재한의 <미남당 사건 수첩>은 픽션인데, 픽션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누군가는 이 소설을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 소설 속 주인공 남한준은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777-17번지에 기거하고 있으며, 유명한 박수무당이다. 과학이 발달하였지만, 과학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게 더 많은 세상에서 박수무당 남한준이 가지고 있는 영험한 능력은 재물을 끌어모으기에 충분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남한준이 가지고 있 능력은 사기에 가깝다. 자신과 함께 살아가는 여동생 남혜준의 능력이 바로 남한준의 능력의 실체였기 때문이다. 복채를 들고 찾아오는 손님들은 미리 예약을 하고 와야 남한준을 만날 수 있으며, 손님이 내놓은 정보를 기반으로 남혜준은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해 그 손님의 정보를 캐내고 있다. 여기서 남한준은 그 정보를 기반으로 해서 그 사람의 약점을 달래거나 때로는 호통치는 방법을 활용해 복채를 뜯어내고 있으며, 그가 가진 능력은 사람들이 연남동에 모이는 또다른 이유가 된다. 


도화동에 사는 18살 강은혜가 실종되었다. 강은혜를 찾아다니는 부모님은 남한준을 찾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남한준도 이 사건에 연루되고 말았다. 하수구에 빠져 불에 탄 시신으로 발견된 강은혜의 죽음에 대해서 범인을 찾아다니는 한귀 한예은 형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촉을 활용해 강은혜의 주변 인물들을 탐색하게 되는데, 퍼즐을 맞춰 가던 도중 모 기획사와 강은혜의 죽음이 서로 연결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강은혜는 조이엔터테인먼트 연예인 지망생이었고, 이 기획사는 거영그룹 박진상 이사와 연결되었다. 연예인엔터테인먼트 회사와 기업의 유착관계는 이렇게 시작되었고, 그 중심에 연예인지망생 강은혜가 있었다. 돈을 활용해 사람이 가지고 있는 욕망을 살려고 하는 이들, 기업은 자신의 욕구를 채워 나가기 위해서 정치인을 이용하고, 정치인은 기업의 목적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박진상과 구태수는 그렇게 강은혜의 죽음의 장벽 뒤에 숨어있는 중요한 인물이며, 남한준은 두 사람 사이에 감춰진 비밀, 강은혜의 죽은 뒤에 숨어있는 또다른 인물들의 실체를 캐내고 있다. 


이 소설은 픽션이지만 사실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인물들 하나 하나 캐릭터가 분명하며, 우리 앞에 놓여진 자본주의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어떤 이는 이문을 쫒아 다니고, 어떤 이는 이문에서 멀어지는 삶을 선택하는데, 우리 삶 속의 다양한 모습들은 이렇게 소설 속에서 단순한 하나의 스토리와 연결되고 있다. 죽을 수 밖에 없는 한 인물과 그 인물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범인, 그 범인은 자신이 왜 그런 행동을 저지를 수 밖에 없는지, 그는 악의 원형인지 , 아니면 우발적인 악의 실체를 드러내고 있는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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