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때 왜 비겁했을까?
이벤 아케를리 지음, 손화수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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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겁하다, 비겁하지 않다. 이 두가지 문장은 일상 속에서 항상 부딪친다. 어떤 일에 대해서 나서야 할 때 나서지 못하고, 나서지 말아야 할 때 나서게 되는 그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어느 순간 어던 일에 대해 도전하지 못하고, 시도하지 않게 된다. 책에 나오는 주인공 아만다도 마찬가지였다. 아만다가 좋아하는 남학생 아담, 학교 내에서 인기 많은 아담은 주변 여학생들에게 자신의 부탁을 서슴없이 하게 되는데, 아만다도 그 여학생 중 한 사람이다. 여기서 아담이 아만다에게 건네는 부탁하나가 아만다의 일상을 흔들어 버리고, 아만다는 그만 주저않게 되었다. 학교에서 온통 물을 뒤집어 써 버리고, 친구들 사이에서 수치심을 느낄 수 밖에 없었던 그 순간, 난처해져 버린 아만다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이가 있었으니 , 그는 얀네 선생님이다. 얀네 선생님은 아만다에게 한가지 특별한 부탁을 하였고, 그것이 아만다에게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얀네 선생님의 부탁은 학교에 새로 전학 올 예정인 동급생 라스의 후원자로 아만다를 지목한 것이다. 라스가 학교 내에서 적응하고, 라스가 사는 집에서 라스와 시간을 보내는 것, 그것이 아만다에게 주어진 숙제였다, 하지만 얀네 선생님의 부탁은 만만치 않은 조건들이 있었다. 라스는 다운 증후군을 가지고 있었고, 학교 내에서 돌발적인 행동을 틈틈히 하는 아이였다. 얀네 선생님이 4학년 아만다에게 특별한 부탁을 한 이유는 아만다가 또래 아이들에 비해 성숙한 모습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만다는 라스와 함께 하면서 얀네 선생님의 기대를 저버리는 행동을 하고 말았다. 학교에서 같이 공부하는 안나와 크리스티나는 학교에 가져 올 수 없는 휴대폰을 이용해, 라스의 사진과 동영상을 틈틈히 찍어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비밀 블로그에 올리게 된다. 그 비밀 블로그에는 라스의 학교 생활이 고스란히 드러나는데, 여기에 아만다의 모습도 같이 찍혀 있었다. 안나의 나쁜 행동에 대해 항의하지 못하고, 아만다는 비겁한 행동을 하고 말았다. 안나가 찍은 사진과 동영상 속에 아만다의 모습을 지워 주는 대신에 아만다에게 달콤한 유혹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도적적이지 않은 행돔, 비겁하고, 주변 사람들을 실망시킬 수 있는 행동임에도 불구하고, 안나의 조건을 거절하지 못했던 이유는 그 조건을 들어 주면 자신의 수치심을 감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만다는 착각했다. 안나는 아만다가 생각하는 순진한 아이가 아니었다. 악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고, 아만다가 건네준 사진을 악용하고 말았다. 학교 내에서 선생님과 아이들 사이에서 아만다는 그만 문제아이로 되었고, 아만다는 좌절하게 된다. 자신이 짝사랑하는 아담 앞에 나설 수 없었고, 자신을 신뢰의 눈길로 보여줬던 얀네 선생님에게 변명할 수 없었다. 라스의 부모님 앞에서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싶었지만, 그 답을 찾지 못한 아만다는 수렁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이 소설은 아만다와 라스가 화해하고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중요한 것은 해피엔딩이 아닌 아만다의 모습이 바로 우리 주변 사람들의 모습으로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는 걸 이 소설에서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누군가 비겁한 행동을 하는 이유는 그 행동을 하면 자신의 약점을 감출 수 있고, 부수적으로 이익이 따라오기 때문이다. 안나가 아만다에게 건넨 조건이 바로 그런 특징을 가지고 있었고, 아만다는 그걸 거부하지 못했다. 하지만 안나가 아만다의 제일 약한 부분을 악용했던 것처럼, 그 비겁함이 누군가의 약점이 될 수 있고,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서 용서받을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걸 이 소설에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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