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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사랑을 쓰다
아뜰리에 소피 지음 / 별글 / 2016년 1월
평점 :

<아름다운 표지로 인해 살짝 오해를 했다. >
어려서부터 나는 악필로 유명했다. 가족들과 주위 친구들은 익히 알고있고 처음 내 손글씨를 보는 사람들은 거의 경악에 가까운 반응을 보인다. 어쩜 이렇게 글씨를 못 쓰냐며... 어릴적 친구들과 편지주고받기가 유행일 때 예쁜글씨체로 편지를 쓰는 친구들을 보면 부럽기도 했다.물론 조금 부러운 정도였다. 그땐 그게 크게 문제가 되리라 생각을 못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종종 내 글씨를 나자신도 못알아보는 경우가 생기고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글씨체를 고치기란 쉽지 않았고 난 결국 지금도 '악필'로 살아가고 있다.
그런 나에게 요즘 유행하는 캘리그라피는 한줄기의 단비같달까.
평소의 글씨체는 못고치더라도 가끔 멋있는 문구같은 건 쓸 수 있지않을까 하는 희망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입한 캘리그라피 책만 이미 두 권. 책장에 아주 고이 모셔두고 있다. 어쩐지 재미도 없고 몇 번 따라하다가 말았다. 역시 무엇이든 독학으로 해내려면 힘든것일까.
거의 포기에 가까운 마음으로 지내는 요즘 이 책을 발견했다.

손으로 직접 써보는 사랑 심리학이라...
각 페이지마다 사랑에 관한 메시지가 아주 예쁜 글씨체로 적혀있고 그 옆은 빈 공간으로 남겨두었다. 그 메시지를 따라 써 볼 수 있는 공간인듯한데 각 페이지가 어찌나 예쁜지 조금 서툴겠지만 정성들여 쓰면 마치 하나의 작품이 만들어질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참 매력있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쯤에서 중요한 것 한 가지.
나는 이 책을 캘리그라피를 배우는 책으로 오해했다는 것. 글귀가 하도 좋아 따라서 써보기전에 일단 찬찬히 읽어보기로 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이 책은 '사랑이란 무엇인가' 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 작접 써보기란 "예쁜 글씨를 써보세요" 가 아니라 "읽은 내용을 직접 써보며 마음에 새기세요." 라는 것.
순간 내 자신이 좀 바보같이 느껴진다. 아마도 표지의 제목이 캘리그라피로 예쁘게 쓰여있어 내 멋대로 오해한 듯하다.
그래서 내가내린 결론은? 나에게 이 책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책이라는것!!
책을 읽어나가며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던 중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글귀가 있었다.

나는 제발 사랑 사랑 외치는 사람들이 이 책을 한 번쯤 봤으면 좋겠다. 입으로만 사랑을 떠들지말고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 배웠으면 좋겠다. 저 글귀만 잘 새겨도 비뚤어진 사랑을 외치며 망가지는 사람이 줄어들텐데... 상대를 괴롭히는 건 절대 사랑일 수 없다. 다른 글귀들도 좋지만 무엇보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마음속에 새기면 좋은 글귀란 생각이 들었다. 한 번 읽어봤으니 이제 예쁘게 따라서 써볼까?
"캘리그라피로 시작해서 사랑으로 끝나는 나 자신도 조금 웃음이 나는 후기지만 책은 강력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