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페라홀릭 - 인터넷오페라로 경험한 천 개의 세상
이보경 지음 / 창해 / 2015년 11월
평점 :
내가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이유는 단 하나다. 그 이유는 바로 오페라와 친해지고 싶어서이다. 어릴 적 지방에서 자랐던 나는 공연이라는 걸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런 내가 궁금한 공연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도서관에 있는 공연에 관련된 책들이었는데, 그 중 오페라에 관해 소개하는 책을 본 기억이 있다. 그때만해도 인터넷이 발달되기 전이라 정보를 접하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그 책은 나에게 '신세계' 같은 존재였다. 그 책 속에 있는 화려한 무대 사진들, 이야기들이 나에겐 깨나 흥미롭게 다가왔고 꾸준히 공연에 관심을 갖고 있던 나는 인터넷이 보편화된 이후로 공연 영상같은 것들을 찾아보며 나름의 취미생활을 즐겼다.
언제부턴가 바쁘다는 이유로 잊고지냈는데 몇 년 전부터 새로운 취미생활이 생겼다. 바로 공연관람. 마침 집이 혜화에서 멀지 않다보니 대학로 소극장 공연들을 보기에 편해졌고 최근 나의 유일한 취미는 뮤지컬이나 연극을 관람하는 것이다. 한 달에 최소 5~6번이나 많으면 한 주에 3~4번은 공연을 보러가니 이만큼 취미라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는게 또 있을까.
어느 순간 나의 취미가 '예술을 즐기는 것' 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가끔 마음이 끌리는 전시가 있으면 혼자서도 미술관에 가곤 한다. 한때는
관심분야의 폭을 넓히고자 발레에도 눈을 돌렸었다. 내가 유일하게 접근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야가 바로 발레와 오페라였는데 우연히 발레공연을 관람할 기회가 생겨 그 후에도 몇 편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발레는 나의 취미와는 맞지가 않았다. (발레에 대해 잘 몰라서라고 생각하지만 일단 발레에 대한 관심은 접어두기로 했다.)
그리고 항상 마음속에만 품고 있던 오페라. 오페라는 정말이지 나에게 어려운 존재였다. 접할 기회도 없었고 비용면에서도 굉장히 부담스럽기 때문에. 언젠가 봐야지, 봐야지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내 앞에 나타난 이 책이 '지금이야' 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인터넷으로 오페라를 접한다?! 표지에 쓰여있는 문구를 보고 처음엔 인터넷으로 봐봤자 수박 겉 핥기식이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왠걸?! 겨우 하이라이트만 담은 맛보기 영상이 아니라 전편을 다 볼 수 있다고?!
왜 진작 이걸 몰랐을까. 인터넷 검색이라면 한검색하는 나인데 이런 고급정보를 모르고 있었다니. 이 책이 어찌나 감사한지.
게다가 자막까지 함께 볼 수 있다니 정말 '최고'란 생각이 들었다. 무작정 오페라 관람을 시작했다면 뭔가 어렵고 친해지기 힘들었을텐데 이 책 속 작품 소개들을 읽은 후 볼 생각을 하니 괜히 즐거워진다. 리뷰를 쓰는 지금도 모니터 한쪽엔 오페라 영상을 열어두었는데 눈이 즐겁고 귀가 즐겁다. 아무래도 욕심이 생겨 조만간 공연장으로 달려갈 것 같다.
나처럼 예술작품 보기를 즐기지만 어렵게 느껴지고 쉽지않아 선뜻 시작하기 힘든 사람이라면 이 책을 보기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