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칸씩 돌돌돌 박물관 휴지 실종 사건 ㅣ 그림책 쏙 수학
백지영 지음, 김민정 감수 / 미세기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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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 한 칸에 담긴 수학

수학을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수 놀이 그림책


 『 5칸씩 돌돌돌 박물관 휴지 실종 사건 』


한국 박물관으로 세계 순회 전시를 온 이집트 미라!

낮에는 관람객들로 붐비던 박물관에는 밤 12시가 되면 전시물들이 쉬는 시간이다.

하나 둘 찌뿌둥한 몸을 쭉 펴고 굳은 손가락을 꼼지락거린다.

우리나라 전시물과 이집트 전시물들이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금세 친해졌다.

하지만 미라는 오랜 비행으로 땀 냄새가 날까봐 다른 친구들을 피하게 된다.

오랜 비행으로 붕대가 꼬질꼬질해진 미라는 붕대를 깨끗하게 빨고 싶어 화장실로 향한다.

박물관 화장실에서 부드럽고 폭신한 휴지를 발견한 미라!

감격의 띠옹~ 

미라는 하루에 휴지를 5칸씩 돌돌돌 휴지를 모아 붕대를 바꾸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전시물들이 휴지 싸움을 시작하면서 난리난 화장실을 본 박물관 관장 우아한 씨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화장실 입구에서 우아한 씨가 대형, 중형, 소형 전시물을 기준으로 휴지를 나누어 주기 시작했다.

휴지를 모아야 하는 미라는 조바심이 났다.

미라는 휴지를 모으기 위해 어떻게 했을까?


휴지를 엄격하게 관리했음에도 휴지가 모자라자 우아한 씨는 

급기야 도둑을 잡을 때까지 휴지를 안 주겠다고 선포했다.

전시물들이 휴지 도둑을 찾기로 했다.

전시물들은 휴지 도둑을 찾았을까?

어떻게?


5칸씩.

돌돌돌

제목부터가 재미있는 그림책.


휴지를 몇 칸씩 묶어 생각하는 방식으로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수를 익힐 수 있다.

수학 그림책이 가지는 딱딱한 설명에서 벗어나

읽으면서 재미있게 수를 익히고 곱셈을 할 수 있게 된다.


수를 직접 가르치려는 것보다 '휴지가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제시해 문제 해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수를 세고, 묶고, 반복함으로써 수와 배수를 익히게 된다.

이야기 속에 수학적 개념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관장 우아한 씨가 휴지를 나누어 주기로 하면서 자연스럽게 규칙을 익히게 된다.

수학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

답을 찾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이해가 된다.


탁월한 선택!

휴지!

매일 사용하는 물건이지만 평소에 몇 칸씩 쓰는지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림책에서는 평범한 휴지가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된다.

익숙해서 재미있게 생각할 수 있는 소재 휴지.


박물관이라는 낯선 공간에서 휴지의 일상적인 물건이 들어오면서 묘하게 잘 어울렸다.

특히 귀엽고 깜찍한 유물들을 보면서 웃음이 절로났다.

유쾌하게 수학을 익힐 수 있는

『 5칸씩 돌돌돌 박물관 휴지 실종 사건 』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지는 수학을

간단한 수를 반복시키는 상황을 제시함으로 수학 공식을 쉽게 익히게 된다.

곱셈의 개념을 일상생활 속 장면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생활 속에서 익히는 수학.

수학이 재미있어지는 지름길이 아니겠는가.


휴지 실종 사건을 보면서 규칙과 공평함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 더 더 많이 필요하고, 누군가는 조금만 있어도 된다.


모두에게 똑같이 나누어 주는 것이 공평할까?

필요한 만큼 주는 것인 공평할까?


휴지 몇 칸의 문제가 공동체에서 자원을 나누는 방법과도 연결될 수 있다.


또한

그림책에 등장하는 유물을 찾아봄으로 우리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이제 일상에서 아이들은 

5칸씩 돌돌돌

휴지를 말아가며

수학의 개념, 규칙, 공평함과 문화까지

넓게 확장해서 활용하기 좋은 그림책이다.



추천합니다


곱셈을 처음 배우는 아이

반복해서 더하기는 것과 곱셈의 관계를 이해하기 좋아요.


수학을 어려워하거나 싫어하는 아이

휴지와 일상의 모습에서 이야기가 시작되기에 수학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져요.


이야기가 있는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

사건을 해결하며 수학적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흥미가 높아요.


추리하고 문제 해결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

책을 읽으면서 단서를 찾고, 규칙을 발견하고, 답을 추론하는 활동으로 확장하기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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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더하기 하나는 넷 ㅣ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92
페페 마에스트로 지음, 네레아 페레스 그림, 유아가다 옮김 / 지양어린이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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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넘기면 

상상의 모험이 시작되는 그림책


『셋 더하기 하나는 넷』


『셋 더하기 하나는 넷』은 스페인의 아동문학상 라사리요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책장을 넘기면 궁금증이 더해지는 책이다.



작가가 들려주는 스토리를 따라가며 읽다가  독자가 참여하는 그림책을 만나니 신선하게 다가왔다.


『셋 더하기 하나는 넷』은 독자가 책을 읽는 동안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함께 참여할 수 있다. 


박쥐들과 함께 떠나는 모험

생각만 해도 도파민이 터진다.


『셋 더하기 하나는 넷』

상상이 현실이 되는 그림책이다. 


박쥐 세 마리

하나, 둘리, 세모와 어린 독자가 함께 모험하는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그림책이다. 

책과 독자의 경계가 무너지는 창의적인 그림책.

그림책을 읽는 경험에서 벗어나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경험을 선물해 준다.


깊은 밤, 박쥐 세 마리가 거꾸로 매달려 잠이 들어 있다. 

옴마나 귀염둥이 박쥐

이렇게 귀여워도 되는 건가.


그런데 누군가가 책을 펼치는 바람에 박쥐들이 잠에서 깨어나게 된다.


잠에서 깨어난 박쥐는 책을 읽는 아이들을 놀라게 해주겠다며 으름장을 놓는다.

하지만 아이는 겁먹기는커녕 아이들은 이야기에 점점 빠져들게 된다. 

결국 박쥐는 아이와 함께 모험을 떠나게 된다. 


이야기는 곧 새로운 세계로 빠지게 된다. 

아이와 함께 박쥐는 오래된 성을 찾아가고, 나뭇가지에 매달려 귀뚜라미의 노래를 듣고, 밤마다 여행을 떠난다. 


세 마리의 박쥐와 책을 읽고 있는 아이가 함께 하면서 이야기는 더욱 풍성해질 수 있다. 

책을 읽는 어린이는 단순한 독자가 아니라 이야기 속 사건에 참여하고 상상력을 발휘하는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셋 더하기 하나는 넷』

수학 책인가?라는 생각을 깨준 책이다.

박쥐 세 마리와 글을 읽는 독자가 만나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게 된다.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세계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하면서 이야기가 풍성해진다. 


『셋 더하기 하나는 넷』의 매력은 작가가 정한 이야기를 따라만 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면서 흥미를 더하게 된다.

책을 읽는 아이가 이야기의 일부가 되고, 박쥐들과 함께 새로운 상상을 할 수 있다. 

책장을 넘기는 것은 단순히 다음 장면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모험의 시작인 것이다.


나라면 박쥐들과 어디로 여행을 떠나고 싶을까?

어둠의 세계를 날아 별님 달님을 만나러 가야 하나?

어릴 적 보았던 우주를 구하러 가야 하나?

신비의 섬으로 날아가 새로운 것을 탐구해야 하나?

내가 달님이 된다면 밤의 여행을 어떻게 밝혀줄까?

박쥐 세 마리에게 새로운 친구가 생긴다면 어떤 동물일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다.


박쥐들과 어디로 가고 싶을까에 대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야기가 확장된다. 

나만의 이야기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출발은 같지만 각자 다른 이야기가 탄생할 수 있는 그림책

마법 같은 순간이 펼쳐지게 된다. 

독자로 하여금 이야기 안으로 끌어들여 창작자로 만드는 장치가 돋보인다.


『셋 더하기 하나는 넷』은 상상을 통해 마음껏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이 최고의 장점인 것 같다. 

그림 또한 이야기는 즐기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검은색과 흰색을 중심으로 표현된 그림에서 단순하면서도 개성 있는 모습이다. 그림 속 여백이 더 시선을 머무르게 한다. 여백 속 이야기를 찾는 즐거움이 있다.

모든 상황을 설명하지 않아도 여백을 통한 상상의 공간이 마음에 든다.


아이들과 함께 『셋 더하기 하나는 넷』을 읽으면 책을 덮은 후에도 할 이야기가 많을 것 같다. 

박쥐들에게 새로운 친구들 만들어주고, 다음 여행지도 선정하고, 나만이 꿈꾸는 새로운 여행도 상상하게 될 것이다. 같은 그림책을 보아도 읽는 이로 하여금 떠올리는 장면이나 이야기와 느낌은 다를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신나는 모험으로, 누군가에는 엉뚱 발랄한 모험으로, 누군가에게는 자신만의 비밀스러운 여행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책을 덮어도 아이들의 머릿속에서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상상하게 되는 열린 결말이 『셋 더하기 하나는 넷』의 또 다른 매력이다.


요즘 책을 보면서 다양한 상상들을 해본다. 

어쩜 작가님들의 이야기가 이렇게 재미있는지.

나도 이런 이야기들을 통해 재미있게 풀어내고 싶다는 생각들.

독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그림책.

생각만으로 재미지다. 

그런 재미를 제대로 갖춘 그림책

『셋 더하기 하나는 넷』


책장을 덮었어도 이야기가 끝나지 않는 그림책.

마지막 장을 넘겼어도 새로운 모험이 시작되는 그림책.

그림책이 아이들에게 자유로운 상상 놀이터가 되는 그림책

『셋 더하기 하나는 넷』


작가가 만든 이야기에 독장의 상상이 더해져 풍성하게 완성되는 그림책.

세상에 없는 나만의 이야기를 탄생시켜 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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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누군가를 돌볼 수 있을까? - 청소년을 위한 첫 돌봄 수업 ㅣ 사계절 1318 교양문고
최유나 외 지음 / 사계절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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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은 희생인 아닌 함께 살아가는 사회적 가치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누구나 돌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돌봄을 받기도 돌봄을 주기도 한다.

아이가 아프면 밤새 마음을 졸이며 지키고, 부모님이 편찮으시면 병원을 다니며 걱정이 늘어난다.

돌봄은 작게는 나의 가족부터 친구, 사회로까지 확장이 가능한 개념이다.


돌봄이 대단한 책임감이나 희생이 따르는 것만 생각하지만 실상 우리의 일상 속에서 다양한 돌봄의 형태를 만나게 된다.  돌봄은 부모가 자녀를 돌보는 일, 아픈 가족을 돌보는 일처럼 누군가의 삶을 책임져야 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이웃과 친구의 모습을 살피는 일처럼 다른 누군가의 필요를 먼저 생각하고 손을 내미는 형태까지도 포함하는 형태이다. 


돌봄의 과정에서 '누군가를 돌본다는 것은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일까?'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이러한 고민을 저어주고 돌봄에 대해 새로운 방향으로 관점을 학대시킨 책이 『 나도 누군가를 돌볼 수 있을까?』이다.

『 나도 누군가를 돌볼 수 있을까?』는 돌봄의 개념을 새롭게 생각해 보게 한다. 청소년을 위한 첫 돌봄 수업이라는 부체처럼, 돌봄을 기본 개념에서부터 영 케어러, 적용 범위, 실천 사례와 방법 등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다. 청소년을 위한 돌봄 입문서로 출간되었지만 비단 청소년뿐만 아니라 돌봄을 행하고, 돌봄을 받는 이들이 함께 읽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에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이야기라 할 수 있다.


돌봄은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우리는 누구나 누군가를 돌보며 살고 있고, 언제가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돌봄이 필요한 순간을 맞이하기도 한다. 이 단순한 사실을 인정하면 돌봄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게 된다. 



『 나도 누군가를 돌볼 수 있을까?』은 사회복지학 연구자, 논픽션 작가이자 활동가, 의료사회복지사, 미술치료사가 모여 각자의 위치에서 바라본 돌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돌봄 과정에서 발생하는 취약성과 사회적 인식으로의 해결 방법을 통해 서로 의존하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게 한다. 


『 나도 누군가를 돌볼 수 있을까?』은 전체 4장의 이야기를 통해 영 케어러의 돌봄과 페미니즘적 시각, 자신을 돌보는 방법을 논하고, 각 장마다 '탐구 주제'가 있어서 자신의 이름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준다. 단순히 읽고 넘기는 책이 아니라 나를 통해 돌봄의 시간과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 


1장 '돌봄으로 이우어진 세계'는 돌봄의 시선을 일상에서 찾고 있다. 수많은 손길들이 나를 돌보고 있고, 나 또한 의식하지 못한 채 누군가를 돌보고 있음을 인지하게 된다. 특히 갑작스러운 상황의 변화로 마주하게 되는 취약성을 통해 돌봄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다. 


2장 '돌봄으로 본 정치, 경제, 사회'는 돌봄을 '사적 영역'으로 생각해 특정 개인이 감당해야 할 몫으로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경각심을 가지게 한다. 특히 가족 내에서의 여성의 돌봄과 가사 노동의 경제적 가치는 남성 중심의 전근대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돌봄을 모든 시민의 권리이자 의무가 되는 돌봄 민주주의의 실현에 대한 생각과 돌봄에 대한 '공적 개념'의 적용과 사회적 지원의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3장 '어른을 돌보는 청소년, 영 케어러'는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바라본 돌봄의 실상과 갑작스러운 상황의 발생으로 어른을 돌보며 자신의 삶도 지켜야 하는 영 케어러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영 케어러의 돌봄이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 된다는 것과 돌봄을 선택하지 않을 권리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한다. 


4장 ' 나를 돌보는 일, 자기 돌봄'은 과도한 경쟁과 사회의 부적응이나 상황의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방황을 통행 자신을 지키고 돌보아야 하는 상황의 통해 돌봄의 가치를 생각하게 된다.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이해하는 시간이 된다. 특히 청소년기에 많은 고민과 좌절을 경험하는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조언이라는 생각이 든다. 타인의 기준이 아닌 '나'를 기준으로 가치관을 정립하게 될 것이다.

『 나도 누군가를 돌볼 수 있을까?』는 돌봄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이어주는 일이다. 작은 일상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돌봄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을 통해 돌봄의 가치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일상의 돌봄 속에서 타인을 돕는 일과 상대방을 대신 책임지는 일은 다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도움을 주는 의도만으로 돌봄이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선택을 존중하고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거나 곁을 내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된다. 다른 사람을 위한다는 이유로 그 사람의 선택을 대신 결정하거나 자신의 방식을 강요하는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된다. 


우리는 돌봄의 과정에서 돌보는 사람에게 많은 책임과 헌신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돌봄을 하는 사람도 자신의 삶을 살아갈 권리가 있기에, 돌보는 사람이 지쳤다면 더 큰 책임감을 요구하며 부담을 주기보다 왜 혼자만 감당해야 하는지 사회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 나도 누군가를 돌볼 수 있을까?』을 통해 영 케어러가 겪게 되는 어려움과 고통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다. 영 케어러에게 책임감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학업과 성장, 휴식과 미래를 보장할 방법도 함께 고민해 볼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 된다.


『 나도 누군가를 돌볼 수 있을까?』을 통해 돌봄이라는 것은 개인의 희생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와 제도가 함께 실천되어야 할 문제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책을 보면서 돌봄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 나도 누군가를 돌볼 수 있을까?』에 포함되어 있는 다양한 돌봄의 주제와 가치들이 청소년들에게 '돌봄 시민'으로 성장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또한 돌봄의 가치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기 좋은 도서라 사회, 도덕, 국어 등 다양한 교과에서 활용하기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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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나잇 헤어살롱 ㅣ 사계절 1318 문고 154
남예은 지음 / 사계절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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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마음을 찾아가는 밤

​『굿나잇 헤어살롱』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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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과 정체성을 지나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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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은 어디인지,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온다. 어른인 필자도 이런 순간이 찾아오면 막막하고 당황하기 마련인데 아직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청소년들에게는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더 막막하고, 그 과정이 크게 느껴질 것이다. 성장은 내가 누구인지 알아가는 과정인 동시에, 내가 알고 있던 나를 하나씩 잃어가거나 새로운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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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나잇 헤어살롱』을 받았을 때 미용실에서 마음을 치유하는 이야기나 퇴귀 미용실 정도의 이야기를 생각했었는데 읽으면서 편협한 나의 사고를 탓했다. 『굿나잇 헤어살롱』은 단순히 ‘귀신을 퇴치하는 헤어살롱 이야기’가 아닌 정체성을 잃은 존재, 보호받지 못하는 청소년, 돌봄과 공동체, 선과 악의 경계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생각하게 된 책이다. 다양한 측면의 사회적 이야기까지 담고 있어서 생각하면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굿나잇 헤어살롱』은 밤에만 문을 여는 미용실에서 미용 도구로 악귀를 퇴치하는 퇴귀사들의 이야기이자,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모르는 존재’가 ‘누군가를 지키는 사람’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퇴귀의 설정 장소가 ‘미용실’이라는 측면도 신선한 요소로 읽혔다. ‘굿나잇 헤어살롱’은 일반적인 미용실이 아니라 사람에게 붙은 악귀를 샴푸, 트리트먼트 젤, 가위 등 미용 도구를 이용해 악귀를 물리친다는 이야기는 새로운 흥미 요소였다. 퇴귀 과정에 진언을 섞은 힙합 음악과 춤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절로 상상이 된다. 글을 읽으며 영상이 재생되는 듯하다. 전통적인 퇴마를 현대적인 미용실과 결합하여 만든 작품으로 창의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뿐만 아니라 미용실에서 이루어지는 머리를 감고, 엉킨 머리를 풀고, 필요 없는 부분을 잘라 내고, 거울 속에 비친 나를 다시 바라보는 곳이라는 장소를 마음속에 엉켜 있는 것들을 하나씩 풀어내고,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을 조금씩 잘라 내고, 그렇게 다시 거울 앞에 서서 ‘나는 누구인가’를 바라보는 장소로의 변신은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드는 흥미로운 장소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 새로운 변화를 원할 때 주로 방문하는 곳이 미용실이라는 측면에서 나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공간적 구조가 될 수 있는 곳이 미용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악귀를 없애는 것이 단순히 퇴귀의 의식만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에게 붙어 있는 나쁜 것을 떼어 내고 다시 자기 자신을 찾을 수 있게 되는 일로, 미용실이라는 설정 자체가 찰떡궁합처럼 느껴진다.


『굿나잇 헤어살롱』에서 출장 미용을 가게 된 삼총사, 퇴귀 과정에서 동료인 매화가 희생되고, 이후 도시에서 청소년들의 추락 사고가 잇따르고, 홍해와 퇴귀사들은 이 사건과 자신들의 과거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추적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빠르게 진행된다. 악귀에게 “불가사리가 왜 인간 퇴귀사와 함께 있느냐?”라는 말을 들은 홍해는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무거워지는 마음과 혼란스러운 마음이 자세하게 묘사되어 홍해의 감정이 이입되는 것 같다.


『굿나잇 헤어살롱』 은 단순한 판타지 소설이 아닌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성장 소설이기도 하다. 특히 주인공 ‘홍해’는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르지만 ‘성공’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은 분명하다. 홍해가 자신을 찾기 위해 많은 고민과 생각하고, 알지 못하는 과거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과 불안감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요소이다. 홍해 자신이 불가사리라는 것을 알았을 때, 심지어 강차의 딸이라는 사실과 믿고 따르는 헤어살롱 식구인 성공을 죽여야 한다는 사실에 혼란스러워한다. 찾고 싶었던 정체성을 알게 되었으나 오히려 더 혼란에 빠지게 된 홍해였다. 홍해의 고민은 행동의 결과로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모른다고 해서 어떤 사람이 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지키려고 하고, 행동할 수 있는 모습이 오히려 자신의 모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홍해를 ‘홍해’답게 만들어 갈 수 있는 요소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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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나잇 헤어살롱』의 재미요소 중 하나는 전래 설화 속에서 쇠를 먹는 괴물로 알려진 ‘불가사리’가 홍해의 종족으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불가시라는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였다. 불가사리는 괴물이자 사회를 구한 존재이기도 하다. 선한 불가사리에서 인간의 탐욕으로 타락한 불가사리가 되어 인간 세계를 멸망과 타락된 세계로 만들어 불가사리의 세계로 만들고자 하는 ‘강차’. 선한 존재가 언제든 악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통해 우리 삶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된다. 또한, 『굿나잇 헤어살롱』 에서는 한국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의 결합을 볼 수 있다. 작가는 퇴귀 세계관을 만들기 위해 한국의 전통적인 믿음과 민속적 요소를 취재했다고 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불가사리, 팽나무 신령, 진언, 수인, 결계 등의 전통적인 요소와 힙합과 미용실의 결합으로 신선한 이야기의 조합이 잘 어울리는 소설이다. 전통적 신앙이 이야기를 통해 현실의 가치로 재탄생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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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나잇 헤어살롱』의 이야기 중반 청소년들의 ‘추락’에 관한 이야기는 단순히 악귀에 의한 추락으로 볼 것이 아니라 사회적 관점에서도 볼 필요가 있다. 보호받아야 할 존재인 청소년들이 오히려 희생되는 모습을 통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 불안과 압박 속에 놓여 있는지도 생각하게 한다. 현대사회에서 청소년의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다. 경쟁, 고립, 소외 등 다양한 이유로 자신의 가치를 찾지 못하고 스스로 생을 포기하는 아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추락’은 단순한 판타지적 요소만이 아닌 청소년들이 경험하는 심리적·사회적 갈등과 연결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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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어느 순간 마음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악귀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은 질책이 아니라 누군가 곁에서 건네는 말일 것이다. 어쩌면 성공과 매화가 건네는 따뜻한 말과 응원이 굿나잇 헤어살롱에서 말하는 ‘퇴귀’는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악귀를 물리치는 것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이지만, 현실에서 누군가의 마음에 붙은 두려움과 상처를 조금 떼어 내 주는 일은 우리도 할 수 있는 일이다. 주변을 둘러보며 응원과 힘을 전할 용기가 생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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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하는 시기이자 질문을 통해 자아정체성을 형성해가는 시기이다. 정해진 나의 이름과 지나온 과거가 아닌 앞으로의 성장에 기대어 변화할 나의 모습을 찾고 성장해가는 과정이다. 하지만 이 과정 속에서 다양한 경쟁과 비교를 통해 자신의 방향성을 잃거나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며 방황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홍해가 잃어버린 것은 기억이지만, 청소년들이 잃어버리는 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일 수도 있다. 그래서 홍해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홍해는 단순히 자신이 누구였는지를 알아내는 것만으로 끝내지 않고,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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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의 선택에는 홍해의 곁을 지켜주었던 매화와 안성공이 있다. 서로 다른 능력을 가진 세 사람은 각자의 상처와 사연을 가지고 있고, 완벽하지 않고, 때로는 흔들리는 존재이지만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순간에 서로에게 기대고, 누군가 위험에 처했을 때 손을 내미는 존재로 서로에게 의지가 되는 존재이다. 이들의 관계에서 따뜻한 관계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된다. 사람은 혼자서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건넨 짧은 말 한마디 때문에 다시 용기를 내기도 하고, 내가 믿어 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한 걸음 더 내디딜 수 있는 용기가 생기기도 한다. 홍해가 자신의 과거를 잊어버렸음에도 누군가를 지키려는 마음을 놓지 않았던 것처럼, 우리도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 꿈을 잃기도 하고, 관계를 잃기도 하고, 자신감을 잃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을 잃은 것 같은 순간에도 아직 내 안에 남아 있는 마음이 있다. 그 마음이 다시 나를 일으켜 세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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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나잇 헤어살롱』을 읽으며 나는 아이들에게 “지금 당장 네가 누구인지 알지 못해도 괜찮아. 아직 찾는 중이어도 괜찮아. 길을 잃어도 괜찮고, 잠시 멈춰도 괜찮아”라고 말하고 싶어졌다. 나를 찾아가는 과정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일이 아니라, 수많은 선택과 관계 속에서 조금씩 나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상처를 대신해 줄 수는 없지만 함께 있어주거나 기다려줌으로써 믿음과 응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밤에만 문을 여는 이상한 헤어살롱처럼 우리 아이들에게도 어두운 시간을 지나 다시 아침을 맞이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이 되기를 희망한다. 홍해가 자신의 마음을 따라 한 걸음씩 나아가 자신의 선택을 믿고 존중하듯, 친구들이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듯 우리 아이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굿나잇 헤어살롱』은 단순히 악귀를 물리치는 이야기가 아니라 상실한 마음을 돌보고, 잃어버린 나를 찾아고, 서로의 내일을 응원하는 이야기이다. 책을 통해 서로를 응원하며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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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ㅣ 스콜라 창작 그림책 117
케이트 비턴 지음, 시드니 스미스 그림, 김지은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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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작성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리움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것

그림책으로 만나는 애도와 회복

『레베카』



『레베카』(글 케이트 비턴, 그림 시드니 스미스, 옮김 김지은, 위즈덤하우스)에서 레베카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이자 주인공 레베카이다. 레베카는 바닷가 어느 섬에서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평범한 하루를 살아간다. 각자 맡은 일을 하며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남편이 고기잡이를 하러 나갔다가 돌아오지 못하게 된다. 레베카의 삶이, 일상이, 한순간 달라지게 되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것은 그 사람 하나만 잃는 일이 아니라 함께 했던 시간과 공간이 휘발되는 것이다. 

우리가 생활했던 익숙한 일상의 공간이 공허함과 일상의 순간들이 함께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은 남겨진 사람들에게 슬퍼할 시간만 주지는 않는다.

 남은 사람에게는 아직도 남아있고 해야 할 일상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성장하고 있고, 생존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은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 

죽음으로 인한 상실감과 슬픔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이유이다. 

오늘 아침이 찾아오듯 내일도 다시 아침이 찾아온다.


레베카는 남편을 잃은 슬픔 속에서도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다.

아이들을 키우고 집을 돌보며 자신의 삶을 이어가야 했다.  

『레베카』에서는 부재로 인한 슬픔이 사라지는 과정이나 새로운 시작이 아니라 

슬픔을 자신의 삶 한쪽에 안은 채 삶을 이어가는 모습을 담았다. 

남편의 부재로 인한 슬픔은 시간이 흐르면서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처음의 슬픔은 너무 커서 태산이 무너질 것 같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뒤의 슬픔은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을 기억하게 하는 존재가 되는 것처럼 슬픔의 시간도 변색이 된다. 

슬픔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곁에서 그리움이라는 다른 모습으로 자리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면 문득문득 떠오르는 기억들이 그것이 아닐까.


『레베카』를 읽으며

죽음이 있다는 사실 때문에 삶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오늘이 얼마나 귀한지 알기에 오늘을 살아낸다어쩌면 삶의 회복은 슬픔을 내려두거나 잊으려는 것이 아니라 슬픔을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는 일일 것이다. 레베카도 우리의 삶에서 이별을 맞이한 사람들도.



『레베카』의 마지막 장면에서 레베카의 삶이 지나간다. 

그리고 이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자신의 삶을 바라본다. 

삶이 특별해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삶을 견디며 오늘을 살아간 마음에 일상의 고단함을 내려두려는 레베카에게 조용히 토닥토닥 어깨를 두드리고 싶어진다. 

 『레베카』는 삶과의 이별 후 남겨진 사람들에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라는 위로나 삶을 이겨내라는 말을 하지는 않는다. 

남편의 상실을 받아들이며 삶을 살아가는 레베카의 삶에서 슬픔과 함께 살아가는 삶을 조용하게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책장을 덮었음에도 여운이 많이 남았다. 



필자의 기억 속에 자리 잡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태풍으로 비바람이 강하게 몰아치던 날, 논에 물을 빼러 나갔던 할아버지께서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셨다. 

할머니와 가족들에게는 너무나 갑작스러운 이별이었지만 할머니는 슬픔에만 머물러 있을 수 없었다.

 아직 어린 여섯 자매들이 올망졸망 할머니를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키우며 하루를 견디며 살았을 할머니의 모습은 슬픔을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 스며들었을 것이다. 

레베카처럼. 


지금도 촌에 가면 할아버지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오래된 물건과 익숙한 공간에서 있었던 일들이 문득문득 떠오른다. 

그렇다고 해서 슬프다는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을 함께했던 그 시간들이 소환된다. 

가족의 부재가 있다고 해서 기억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아마도 레베카도 나와 할머니처럼 그랬을 것이다. 

함께 했던 공간과 일상에서 문득문득 기억 속에서 일상을 보냈으리라.  

그래서인지  『레베카』의 공간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 상실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는 삶의 또 다른 모습들이 자리 잡아가는 공간이 된다. 


특히, 시드니 스미스의 그림에는 슬픔이 함께 삶을 이어가는 모습들을 잘 표현해 준다. 

글과 그림으로 마음을 잔잔하게 두드려준다.

 풍경 속의 인물과 고요한 장면은 외로움과 상실감이 느껴진다. 

새롭게 자리 잡은 평범한 일상의 모습에는 빛으로 충만한 따뜻함이 느껴진다. 

우리의 일상을 보고 있는 듯하다.

역시 시드니 스미스의 그림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레베카』는 슬픔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그리움과 슬픔을 품고도 충분히 삶이 아름다울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상실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슬픔을 떨쳐내느라 애쓰지 말고 그저 슬픔과 함께 살아가는 일상 속 사람들, 레베카를 보여준다.

떠난 사람을 기억하면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

그것이  『레베카』가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인 것 같다. 


책장을 덮으며  『레베카』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소환시킨 고마운 책이다. 

 『레베카』는 상실로 인한 슬픔을 담고 있는 그림책이자 그리움과 사랑을 담은 일상의 모습을 아름답게 그린 그림책이다.

사람이 떠나도 사랑했던 시간은 남고, 그 시간들이 문득문득 집의 한구석에서, 익숙한 물건에서 떠오르는 기억들 속에서 우리를 찾아온다. 

그리움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레베카』는 

오늘 내가 누리고 있는 평범한 하루가 언젠가는 그리워질 삶의 한 장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조용히 알려준다. 

오늘을 소중히 살아갈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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