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우리 고래 잡을까? - 사랑, 소통, 배려, 상상 노란돼지 창작그림책 36
김미정 그림, 임수정 글 / 노란돼지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키워드로 표현하면, 책 표지 왼쪽 상단에 써있듯 '사랑', '소통', '배려', '상상'이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엄마와 어린동생을 뒤로하고, 아빠와 아이는 낚시를 떠난다.

아빠의 허풍과 함께...


"아빠 낚시 잘해?"

"그럼, 옛날에는 고래만한 물고기도 잡았는걸,"

"진짜?"


이야기는 반복적인 구조를 가진다.

1. 아빠, ○○○  잡을 수 있어?

2. 그럼, 문제없어. ○○○  아빠가 잡아 줄게.

3. 아빠, 왜 ○○○  가 안 잡혀?

4. 아이와 아빠의 상상력을 동원한 원인분석..의 형식으로


○○○  에는 물뱀 → 피라냐 → 무지개 물고기 → 새끼거북이 → 고래..가 연이어 나온다.


아빠와 아이가 한 참을 상상의 파도를 넘나드는데,

갑자기 다음과 같은 고요하고 넓은 바다 장면이 펼쳐지며.... 아빠가 묻는다.

 

"심심하지?"

 "응"

 

나는 이 장면에서 "훗!" 웃음이 났다.

상상과 너무 다른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조금은 머쓱해진 아빠의 모습이 보이는 듯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아빠, 진짜 낚시 잘하는 거 맞아?"

"옛날에는 잘 잡았지."

"그런데 오늘은?"

"오늘은? 음...., " 그리고 아빠는 다시 아이를 현실에서 상상의 나라로 이끈다.


이 부분을 보면, 아빠가 아이에게 상상코드를 맞춰준다기 보다 아빠 자신이 상상을 즐기는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고요.


"아무거나 잡혔으면 좋겠어."


나는 그림책 두 페이지를 모두 사용한 이 두 장의 그림에서 '사랑스러움'을 느낀다.


그리고 드디어!

두 부자는 물고기 한 마리를 잡는다.


"와! 아빠, 진짜 물고기야!"

"하하하, 이제야 우리 아들이 아빠 실력을 알아주는 군."


다시 살아난 아빠의 자신감에 두 사람은 행복하다.

그러나 곧 잡힌 물고기가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이 슬플 것 같다는 아이의 말에

아빠와 아이는 어렵게 잡은 물고기 한마리를 다시 놓아준다.


주변 상황이 어떤모습이건, 혹은 가족이 어떤 능력을 가졌건..

이 부자와 같은 상상력과 사랑, 그리고 소통과 배려를 가지고 있다면,

이 세상에서 행복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물뱀도, 피라냐도 무지개 물고기도 거북이도 고래도 잡을 수 있었던...

무한한 가능성을 열었던 이 날이 아이와 아빠에겐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 아빠와 아이가 끝말잇기를 하는 것처럼 끊임없이 주고 받는 꿈같은 대화와

그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이 돋보이는 그림책이다.


반복적인 구조를 띤 대화가 많은 만큼,

책의 내용을 그대로 읽기보다는 아이와 같이 다음 장면과 이야기를 상상하며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라는 중이니까 괜찮아 - 엄마가 된 딸에게 들려 주는 자녀사랑 이야기
이기복 지음 / 두란노 / 201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 유치원에서 제공하는 학부모 연수에 가니 요즘후성 유전학이 뜨고 있다며

부모교육 관련지어 강의하는 것을 듣고 왔다.

 

'후성 유전학'이란, '경험은 유전자에 흔적을 남긴다.’는 것으로 

'영유아기에 뇌에 모든 경험이 입력되고 후천적인 부모의 양육에 의해

유전적 요소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부모는 행복한 감정과 습관을 자녀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자녀에게 좋은 성품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부모의 자아상이 중요하다는

성경적 원리를 과학적으로 입증해놓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엄마로서 자아상이 회복되어야 한다.

그러한 회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수님을 깊이 만나야 합니다.

그래야 엄마로서 자신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고,

그 사랑으로 자녀에게 건강한 자아상을 심어 주는 행복한 엄마가 될 수 있습니다.(p203)”

 

가정은 자녀가 밖에서 맛본 열등감을 치유하고 자신감을 다시 갖도록 도와야 합니다.

밖에서 손상된 자아존중감을 회복시켜 주십시오.

자녀를 향해 밝게 웃으며 엄마는 너만 보면 정말 행복해. 너무 좋아하고 말해 주십시오.

자신이 조건 없이 존재 자체로서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을 넣어 주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p.180)”

 

이는 이기복 교수님의 신간자라는 중이니깐 괜찮아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저자는 같은책 머리말에엄마가 된 딸에게 쓴 편지글’을 실었다.

나는 이 글을 읽고 눈물이 났다. 그리고 한국에 사는 대부분의 젊은 엄마들이 이와 같은 편지를 받아보고 싶어 할 거라 감히 장담한다.

 

왜냐하면 요즘의 2,30대 여성들은 아들 못지않게 가정에서 사회적 진출을 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받아온 세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 후 아이를 낳으면 어떤 교육을 받아왔나를 접고, 가사일과 육아전담 일력이 된다. 그리고 잠들기 전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졌을 때나 사회적으로 잘나가는 커리워우먼을 봤을 때 뒤돌아서서 혼자 불안해한다.

책은 Part1~4로 나뉜다.

그리고 각 파트별 사이사이에는 '이기복 교수의 자녀사랑 부모코칭이라는 Q&A 코너가 있는데,

부모들이 실전에서 부딪히는 실제적인 여러 질문과 그에 따른 교수님의 대답으로 구성되어 있어,

아직 자녀가 어려서 닥치지않은 문제라도 미리 읽어두면 이후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 나는 똑똑해지고 있어요 - 소아정신과 전문의 천근아의 0~3세 두뇌 맞춤 육아법
천근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국내외적으로 소아청소년정신의학 권위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천근아 교수의 책을 만난 건 ‘7살과 7개월 아들 둘을 기르고 있는 나와 내 아이들에게 감사한 일이다.

 

요즘 나의 관심사는 큰아이의 성장과 우리의 양육태도를 평가/점검하고,

학령기에 들어간 후 앞으로 갖춰야 할 육아에 대한 태도와 교육철학을 세우는 것이었다.

그리고 내게 또 다른 육아의 기회를 준 우리 둘째에게 필요한 돌봄이 어떤 것인지도 다시 짚어보고 싶었다.

 

사실 큰 아이를 키우면서 우리부부에겐 약간의 믿는 구석이 있었다.

우리의 전공과 관심사가 교육과 관련된 만큼 우리 아이들이 평균 그 이상은 될 것이라고 은근 기대하고 자신했다. 그러나 그것은 오산이요 자만이었다. 우리의 양육태도를 고스란히 몸에 지닌 큰 아이는 우리의 부족함이 무엇이었는지 우리에게 보란 듯이 보여준다. 반면에 내가 봤을 때 지극히 평범한 부모의 아이가 탁월한 집중력과 관찰력 등을

갖췄을 때, 부모의 가르침보다 따뜻한 애정과 지속적인 관심이 아이에게 더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

 

최근의 나의 깨달음을 천근아 교수는 평범한 부모가 만드는 기적이라고 말한다.

아이 두뇌는 따뜻하게 웃어주고, 틈날 때마다 안아주고, 함께 놀아주는 부모를 원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두뇌 상태를 잘 이해해주고 조율해주는 부모를 원합니다. 이 책을 펴든 당신건강하고 상식적이고 평범한 당신이야말로 아이 두뇌에 가장 좋은 영향을 미치는 대상이자 부모입니다.”(6페이지)

 

이 책의 짜임새는 다음과 같다.

<Part1 뇌를 알면 아이가 보입니다.>에서는 아이의 두뇌가 출생부터 만 3세까지 어떤 발달과정을 밟는지, 건강한 부모의 건강한 상식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뇌과학적 증거와 설명이 제시된다.

 

<Part2 지금도 아이는 자라고 있습니다.>에서는 아기의 성장개월 수 에 맞춰 안정된 애착과 오감 자극, 부모와 함께 하는 놀이가 만 3세 이전의 두뇌 발달에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면서 아기의 발달특징과 엄마표 두뇌 튼튼놀이, 그리고 두뇌맞춤 육아Q&A를 담았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공감했던 부분이 세 군데 있는데,

첫 번째는 양육의 3대 원칙 ‘CRS’. C(consistency, 일관성), R(responsiveness, 반응성), S(sensitiveness, 민감성)이다. 아기에게 일관적으로 신속하고 민감하게 반응해주어야 한다.’ 는 것이다. 이는 우리 부부가 첫아이를 키울 때부터 지키자고 약속한 원칙들이라서 더 반가웠다.

 

두 번째는 아이는 자신의 기질과 부모의 양육점수의 총합이라는 것이다.

부모는 순둥이와 까다로운 아이를 똑같이 대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까다로운 아이는 부모를 힘들게 해서 애정과 지원을 덜 받고, 순둥이는 더 많은 애정과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프로 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아이의

타고난 기질이 어찌되었건 간에, 그 기질과 발달단계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긍정적인 경험과 따뜻한 사랑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한다. 저자는 이것을 폭신하고 흡수력 좋은 쿠션이자 스펀지가 되어주는 것이라고 표현하였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아이 스스로가 정체성을 깨닫고 스스로를 가꿔가기 전까지는 있는 모습 그대로를 수용해주고,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지원하고 격려해주어야 겠다. 큰아이는 활달하고 밝지만, 마음이 여리다. 그래서 눈물을 자주 보인다. 오늘도 나는 그 모습이 보기 싫어서 울면서 우물우물 얘기하면 못나 보인다고 원하는 걸 더 씩씩하게 말하라고 아이를 다그쳤다. 그러나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다음부터는 울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겠다.

 

세 번째로 인상 깊었던 내용은,머리가 좋다는 것에 대한 정의다.

우리는 대개 암기력과 빠른 셈 능력을 볼 때면, ‘머리가 좋다고 한다.

그러나 천근아 교수는 뇌 과학의 관점에서 머리가 좋다 함은 환경 혹은 낯선 과제에 대한 적응력,

다시 말하면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새로운 환경에 처했을 때 각각의 기능을 적절히 통합하고 조화롭게 활용해 새 환경에 발 빠르게, 또한 수월하게 적응하는 능력을 가리킨다. 선택과 실정의 연속인 인생에서 최선의 판단을 내리고 기민하게 적응하는 사람이 앞서가는 법이다.” 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지금 연산능력이 조금 떨어진다고,

혹은 암기력이 떨어진다고 조급해 할 것이 아니라 인생 전체를 바라보고 문제해결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깨달을 수 있어 좋았다.

 

두 번째 파트부터는 앞서 이야기 했던 것처럼, 아이의 개월 수(0~5개월/5~9개월/9~12개월/12~18개월/18~24개월/24~31개월/31~36개월)에 맞춰 발달단계와 적절한 놀이방법, Q&A를 담았다. 새로 시작하는 우리 둘째를 위해 모든 파트를 소중히 보고 또 보며 점검하고 되새길 것 같다.

 

책장을 덮을 쯤 되니, 책을 읽기 전에 이 책을 읽을 때 기대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얻는 것 같아 만족스러웠다.

내가 배운 것들을 정리해보면,

1.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학습해야 할 것은 인생을 행복하고 효과적으로 살아가는 기술과 전략이다   ​이를 탄탄히 다져주려면 적기교육이 중요하다.”


2. 생후 3년간은 충분한 놀이로 아기의 감각기관을 깨우고 감정과 언어, 사회성 영역을 담당하는 뇌를     발달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3. 6세까지는 좌뇌와 우뇌가 연결되고 해마체가 발달하면서 장기 기억 시스템이 가종되는 시기이다   ​또래와 신나게 뛰어놀고 올바른 언어를 사용하도록 지원해주어야 한다.


4. 6세부터 사춘기까지는 본격적으로 학습이 시작되는 시기이다.

   ​사춘기 이후에서 비로소 고차원적인 학습을 할 준비가 갖추게 되는 만큼 사춘기까지는

    학습보다 건강한 뇌 발달에 주력하는 것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양의 눈 서양의 눈
박우찬.박종용 지음 / 재원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최근에 미술에 관심을 가지게 된 얼마 전 큰 아이가 피카소가 누구냐고 물으면서 시작되었다. 아이에게 피카소를 알려주기 위해 도서관에 가서 함께 볼 만한 책 세 권을 골랐다.

 

첫 번째 책 피가소와 무티스가 만났을 때/니나 레이든/마루벌는 그림책으로 피카소를 돼지 피가소로, 마티스를 황소 무티스로 묘사해 입체파와 야수파 화풍의 차이를 재미있는 이야기에 녹여냈다.

 

두 번째 책 동굴벽화에서 피카소까지 이야기 세계미술사/헨리 세어어/주니어 김영사을 통해서는 동서양의 다양한 미술의 매력을 역사적 시간에 따라 부담 없이 감상할 수 있었다.

 

세 번째 책 피카소, 게르니카를 그리다/알랭 세르/는 개인적으로 인상깊은 책이었는데, 피카소가 어떻게 게르니카를 그리게 되었는지와 그리는 과정을 담고 있어, 유명한 화가라 해도 작품이라는 것이 어떤 찰나의 영감에 의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현상이나 대상에 대한 고민과 작가 자신의 역사에 대한 고찰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부담 없는 그림책에서부터 다소 깊은 설명이 있는 책까지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나도 잘 몰랐던 미술의 세계를 알아가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러던 중 만난, 책이 동양의 눈 서양의 눈이다.

 

동양과 서양의 미술의 차이는 세상을 보는 관점의 차이가 만들어냈다는 책 소개글을 읽으며

동양과 서양의 관점차이를 미술사와 관련하여 알고 싶어졌다.

 

요즘 우리가 미술관에 가서 미술을 감상한다고 하면, 서양미술전시회를 떠올리는 경우가 더 많다. 이와 같은 현상을 작가는 한국화/동양화가 수난시대라고 표현했다. 대학의 동양학과/한국화과가 없어져가고, 동양의 명화들을 소개하는 대규모 전시회에는 사람들이 찾아오질 않는다고...

 

'왜 동양의 미술문화가 평가절하 된 것일까?' 이유는 명확하다.

우리가 서양문화와 합리적 사고에 익숙해져 동양화/한국화를 어떻게 봐야 할지 그 안목을 잃었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 힘의 권력과 상통한다. 근대화를 거치면서 동아시아 국가들은 선진국이라 불리는 서양의 문화를 수용하기에 급급했고, 자체적으로 자신들의 문화를 낮춰 보고 점차 그 혼을 잃었다. 그 혼을 잃은 채로 시간은 흘러 이제 세계는 하나가 되었다.

더 이상 동서양을 구분시켜 주는 뚜렷한 개성을 찾기가 힘들다. ​​저자는 이를 안타깝게 여겨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서양화과를 졸업한 저자 자신이 과거 신입생 시절 우리는 왜 서양과 같이 다양한 미술을 만들지 못했는지가를 불만으로 여겼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동양이 인상파나 야수파, 입체파, 미래파, 추상미술 같이 다양한 미술을 만들지 못했던 이유가 우리화가들의 능력이 서양 화가들에 못 미치기 때문이라고 여겼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가 접하는 대부분의 책에서는 서양의 유명한 화가들을 종합적 인재들로 소개한다. 예를 들면,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제로, 라파엘로 같은 르네상스 미술가들은 미술가, 조각가, 건축가, 발명가 등 다방면에 재능을 갖춘 천재들이다.

 

그에 반해 동양화/한국화의 작가들은 어떻게 소개되어 지는가? 정선, 김홍도, 신윤복, 김득신 같이 조선시대 유명한 화원을 포함한 화가들 외에는 그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소개가 많지 않다. 동양에서는 학식 높은 사대부들도 그림을 그렸다고 하나 사대부그 이름만 들어도 따분하게 여겨진다.

 

그러나 저자는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사대부가 별거인가? 결코 아니다.

사대부들은 대단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시서화(詩書畵)는 물론이고 학문, 행정, 정치에 조예가 깊었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가 동양화/한국화를 따분하고 어렵게 느끼는 이유가 될 수 있겠다. 왜냐하면 양반 사대부들은 민화, 풍속화 등으로 대표되는 서민문화를 한심하게 바라보고 격렬하게 공격하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림에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을 담았다. 예를 들어, 사군자는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를 일컫는데, 각 식물이 지닌 특유의 장점을 군자, 즉 덕과 학식을 갖춘 사람의 인품에 비유하여 그림에 담아낸다. 사군자에서 보듯 사대부의 문인화는 그림을 그리는 기능만으로는 절대 도달할 수 없는 예술이었다. 이런 그림을 그리려면 사대부들의 말대로 높은 수준의 학식과 수양이 필요한 것이다. 감상자 역시 그 수준에 이르러야 그림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나 역시 박물관에 전시된 사군자와 같은 그림은 작품해설이 구구절절 어렵게 느껴져서 그냥 지나친 것 같다.

 

이 책에서는 내용은 이렇다.

세상의 눈은 현실을 재현하는 기법으로 하나였다. 그러나 서양에서 원근법이 개발되면서 서양의 눈은 현실을 객관적으로 재현하고, 동양의 눈은 감정을 이입한다. 서양은 원근법에서 점차 나아가 더 정확하게 세상을 측량하는 여러 도구들(그리드, 실측지도, 삼각측량, 렌즈 등)이 꾸준히 개발 되었다. 반면에 동양은 그리고자 하는 대상을 관찰하고 기억하여 내면화 시켜 화폭에 옮기는 방법을 쓴다. 사진의 발명으로 더 이상 현실을 재현시키는 것이 더 이상의 의미가 없어지자, 서양은 대상을 분석하여 추상화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반면에 동양은 여전히 대상과 주체를 하나로 여기고 관념으로 접근하였다. 서양이 다양한 미술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은 세상을 객체로 바라보면서 분석했던 반면, 동양은 마음으로 받아들여 그에 대해 느낀 정감을 주관적으로 표현하였다. 어떤 것이 더 좋고 나은 것인가를 평가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고 본다. 다만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문화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것을 더 우위에 두기 때문에 현재의 우리에게 서양의 미술에 더 익숙하게 되었다는 것은 인정한다. 이는 결코 동양과 한국의 미술이 서양의 그것보다 뒤지지 않았고, 다만 미술을 보는 안목이 우리에게 부족하다는 다소 해결할 수 없는 찝찝한 결론에 이른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창출이 없다면 이 세상의 경쟁에서 뒤쳐질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부터는 더욱더 세상을 새롭게 보는 자가 세상을 지배할 것이고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눈이 세계를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이러한 주장은 나에게 변화가 반드시 좋은가??’란 의문을 남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물을 보는 눈. 그 관점에 따라 세상이 읽혀지고, 그로 인해 빚어진 문화가 읽혀진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고, 나는 그것을 미술사를 통해 다시 배웠다.

그런데..... 변화 없이 여전한것은... 퇴보의 길일까??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 이렇게 말해주세요 - 0~6세 자존감과 두뇌력을 키워주는 발달단계 말 걸기
다케우치 에리카 지음, 김진희 옮김 / 카시오페아 / 201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가 20년간 9000명의 아이를 지도한 유아교육전문가라고 한다. 

그녀의 이력은 화려했다.
다동증, 등교거부극복, 운동지원 분야의 전국 규모대회에서는 1위에 올랐고, 코치로서 14회 이상 수상한 이력도 있다. (잠시 들었던 궁금증은 이런대회도 있나? 였는데, 우리나라도 학교 혹은 대학교를 대상으로 취업 혹은 창의성 등등의 항목을 두고 평가해서 서열을 매기는 것이 있으니 그런거일거라 짐작해본다.)

그녀는 또한 놀이학을 바탕으로 발달진단, 플레이테리피, 운동지원 프로그램을 연구개발하고,
학부모와 학교관계자를 대상으로 강연활동을 활발하게 하고있다고한다. 이밖에도 여러협회설립, 지도법창안, 저서활동 등 다양한분야에서 활달하게 활동하고 있다. 자세한 저자소개 덕분에 유아교육관련분야가 어떻게 활용되고 뻗어가는지 알 수 있었다. 

본문에 들어가기전 머리말에서 인상적인 정의가 있어 소개한다.

5페이지 중간부터..
"태어난 아이는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한다.
가정교육을 하고 예의와 공부를 가르치는것을 '티치'라고 한다. 반면 아아가 재능을 발견하고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방향을 안내해 주는 것은 '코치'다. 질문하고 과제를 설정해 줌으로써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드는 것을 '코칭'이라고 한다."

점차 변화가 빠른 시대는 우리에게 방대한 지식을 넘어 창의성과 지혜를 요구하고있다. 검색 몇 번이면 필요한 지식은 대부분 다 찾을수있기때문에 이제는 티칭의 시대는 가고 코칭이 필요한 시점이 온 것이다. 그런의미에서 저자의 머리말이 더 깊이 와닿았다. 

그렇다면!
스스로 문제해결을 할 수있는 아이로 키우려면 
부모는 어떤 방식을 취하면 될까?

저자는 아이의 연령에 맞는 부모의 말들을 명확하게 제시한다.

이 책의 장점은 설명과 지침이 복잡하지않다는것이다. 
1~2쪽에 담은 간단! 명료!한 지침과 
그것을 한 눈에 볼 수있게 해주는 삽화 한 쪽.
육아와 가사, 그리고 일 등으로 오랜시간 집중해서 독서를 할 수없는 부모들에게 적합한 구성이다.

짧지만 내공이 빵빵한 핵심이 들어있다고 할까?
역시 20년간 한 길을 파 온 전문가답다.

둘째로 다시 시작하는 육아.
첫째를 키워본 나의 내공과 그녀의 내공을 곁들여
휘파람나는 육아를 즐기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