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우리 고래 잡을까? - 사랑, 소통, 배려, 상상 노란돼지 창작그림책 36
김미정 그림, 임수정 글 / 노란돼지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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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키워드로 표현하면, 책 표지 왼쪽 상단에 써있듯 '사랑', '소통', '배려', '상상'이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엄마와 어린동생을 뒤로하고, 아빠와 아이는 낚시를 떠난다.

아빠의 허풍과 함께...


"아빠 낚시 잘해?"

"그럼, 옛날에는 고래만한 물고기도 잡았는걸,"

"진짜?"


이야기는 반복적인 구조를 가진다.

1. 아빠, ○○○  잡을 수 있어?

2. 그럼, 문제없어. ○○○  아빠가 잡아 줄게.

3. 아빠, 왜 ○○○  가 안 잡혀?

4. 아이와 아빠의 상상력을 동원한 원인분석..의 형식으로


○○○  에는 물뱀 → 피라냐 → 무지개 물고기 → 새끼거북이 → 고래..가 연이어 나온다.


아빠와 아이가 한 참을 상상의 파도를 넘나드는데,

갑자기 다음과 같은 고요하고 넓은 바다 장면이 펼쳐지며.... 아빠가 묻는다.

 

"심심하지?"

 "응"

 

나는 이 장면에서 "훗!" 웃음이 났다.

상상과 너무 다른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조금은 머쓱해진 아빠의 모습이 보이는 듯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아빠, 진짜 낚시 잘하는 거 맞아?"

"옛날에는 잘 잡았지."

"그런데 오늘은?"

"오늘은? 음...., " 그리고 아빠는 다시 아이를 현실에서 상상의 나라로 이끈다.


이 부분을 보면, 아빠가 아이에게 상상코드를 맞춰준다기 보다 아빠 자신이 상상을 즐기는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고요.


"아무거나 잡혔으면 좋겠어."


나는 그림책 두 페이지를 모두 사용한 이 두 장의 그림에서 '사랑스러움'을 느낀다.


그리고 드디어!

두 부자는 물고기 한 마리를 잡는다.


"와! 아빠, 진짜 물고기야!"

"하하하, 이제야 우리 아들이 아빠 실력을 알아주는 군."


다시 살아난 아빠의 자신감에 두 사람은 행복하다.

그러나 곧 잡힌 물고기가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이 슬플 것 같다는 아이의 말에

아빠와 아이는 어렵게 잡은 물고기 한마리를 다시 놓아준다.


주변 상황이 어떤모습이건, 혹은 가족이 어떤 능력을 가졌건..

이 부자와 같은 상상력과 사랑, 그리고 소통과 배려를 가지고 있다면,

이 세상에서 행복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물뱀도, 피라냐도 무지개 물고기도 거북이도 고래도 잡을 수 있었던...

무한한 가능성을 열었던 이 날이 아이와 아빠에겐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 아빠와 아이가 끝말잇기를 하는 것처럼 끊임없이 주고 받는 꿈같은 대화와

그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이 돋보이는 그림책이다.


반복적인 구조를 띤 대화가 많은 만큼,

책의 내용을 그대로 읽기보다는 아이와 같이 다음 장면과 이야기를 상상하며 읽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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