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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건 과학이 아닙니다
야마모토 기타로.이시카와 마사토 지음, 정한뉘 옮김 / 시그마북스 / 2024년 10월
평점 :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은 노년에 치매를 안 걸리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분들도 있고 뇌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각종 퀴즈나 퍼즐 같은 것을 열심히 하는 분들도 있죠. 또 어떤 분들은 뇌기능에 좋다는 영양제를 열심히 드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특히 은행잎 추출물이 포함된 영양제가 뇌 기능에 좋다는 영양제 광고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에 따르면 은행잎 추출물이 기억력 향상에 좋은지는 효과가 입증된 바가 전혀 없다고 합니다. 치매 외에도 뇌졸중, 뇌경색, 이명, 간헐 파행, 협심증 등 많은 질병에 대해 많은 연구를 했지만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 연구가 없는 바, 은행잎 추출물을 기억력 향상 목적으로 섭취하는 것은 쓸데없는 짓이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이 책은 이렇게 우리가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지만 실제로는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사례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한 때 휴대폰을 장기간 얼굴이나 신체에 가까이 갖다대고 있으면 그 전자파 때문에 건강이 안 좋아질거라는 얘기가 많이 돌아다닌 적이 있습니다. 언뜻 생각해보면 전기로 작동되는 물건이니 그 주장이 그럴싸해 보입니다. 그러나 휴대폰에서 나온 전자파에 노출되서 사람들이 어떤 질환에 걸린다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다는 것이 여러 연구의 결과입니다.
검증되지 않은 유사과학에 의한 그럴듯한 가설이 많은 사람들의 귀를 솔깃하게 한 것입니다.
저자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가 사람들이 유사과학에 쉽게 속아 넘어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과학과 유사과학을 구분하는 것이 사실 어렵다고 하는데요, 정밀한 기준과 절차에 의해 검증되는 과학에 비해 유사과학은 느슨한 기준에 의해 나온 결론에 해당합니다. 여기서 그 검증기준이 느슨하냐 정밀하냐는 절대적인 기준이 있지 않고 상대적인 차이이기 때문에 과학과 유사과학을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또한 유사과학이라고 해서 무조건 엉터리라고 치부할 수도 없는 것이 현재는 검증이 잘 안되는 것이라 해서 거부하고 무시해버리면 과학적 도전정신의 싹을 없애버리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고 현재는 데이터가 부족하지만 검증기준이 명확하고 정밀해졌을 때 과학적인 것으로 판명되는 사례들도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통 한의학의 경우도 과학적 근거보다는 그동안 전해내려온 서적들의 내용, 한의사들의 경험적 지혜를 바탕으로 인정되는 분야였습니다. 서양의학에서는 한의학을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위험한 치료라고 비판하기도 했죠. 최근에는 한의학에도 과학적 검증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많다고 합니다. 요즘 양방과 한방을 섞어서 치료하는 병원들도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저자들은 일본의 대학에서 과학분야를 전공한 박사들입니다. 또 보통 과학이라고 하면 우리는 자연과학을 떠올리기 쉬운데요, 이 책에서는 교육현장에 숨어든 유사과학, 광고의 트릭, 확증편향과 같은 사회과학 분야에 대한 내용도 많이 다루고 있습니다. 자연과학에 대한 사례들도 문과 전공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사례들도 구성되어 있고 어려운 텍스트보다는 각종 도표와 그림들도 이해도는 높이고 있어 전공에 관계없이 누구나 접근하기 쉬운 과학 교양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