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섭의 기술 - 지식시대에서 지성시대로
최민자 지음 / 모시는사람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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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의 기술이라는 말은 이 책을 접하기 전에는 들어 본적이 없다. 그래서 흥미를 더욱 느꼈을까? 분명히 이야기하지만 절대로 쉬운 책은 아니다. 내가 통섭의 기술이라는 책을 보면서 느낌점을 지금부터 조금만 이야기해 보겠다.

통섭이라는 말은 20세기 말까지 알고 있는 사람이 지극히 드물었다.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의 저서 통섭, 지식의 대 통합 (최재천교수역)이 출간된 이후로 일반인들에게도 약간씩 이 단어가 친숙해 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통섭이라는 말을 한번도 접해 보지 못하고 있으며 나 또한 그러하였다. 이번에 최민자 성신여대 교수가 발간한 통섭의 기술은 아마 윌슨의 통섭과는 큰 맥락은 같으나 의미하는 바는 조금씩 다르다고 본다. 윌슨이 말하는 통섭은 불교적 색체가 다분히 강한 “큰 줄기를 잡다. 지식의 통합”이라고 볼 수 있다. 저자가 해석하는 통섭은 “없는 곳이 없이 실재하는 원융무애한 생명의 역동적 본질”이라고 한다. “원융무애” 이 말부터 우리는 이해를 해야지만 이 책의 본론으로 들어갈 수 있다. “원융(圓螎)”라고 하는 말은 불교에서 이르는 말로 “모든 법의 이치가 완전히 하나가 되어 융합하여 구별이 없다.” 라는 말이고 “무애(無礙)”는 거리낌이 없다는 말이다. 저자의 해석을 좀 더 쉽게 풀이 하자면 “ 어느 곳에나 실재로 존재하고 모든 이치에 맞아서 하나가 되어 융합된 거리낌이 전혀 없는” 이라는 말로 표현 할 수 있겠다. 한문이나 혹은 불교에 조예가 있는 사람은 쉽게 이해를 하겠지만 한문과는 그렇게 친숙하지 못한 나에게는 이해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 했다. 이제 통섭의 뜻을 이해했으니 저자가 이야기하는 통섭의 기술에 대하여 조금 이야기해 보자.


통섭의 큰 맥락인 기술에 대하여 저자나 윌슨이 말한 통섭은 모든 지식이 통합되어 지성의 길로 간다는 것이다. 먼저 윌슨이 말한 기술을 이해하자면 원자물리학은 화학과 관계가 깊고 화학은 생물학과 다른 학문이지만 매우 긴밀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라는 예를 생각하면 된다. 어느 학문이든 겉 보기에는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속은 긴밀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지성의 시대로 가기 위해서는 이제까지 지식습득을 위한 그리고 한 학문을 연구하고 습득하는 지식의 시대를 지나서 모든 학문을 아울러 생각해야만 진정한 지성의 시대가 온다고 한다. 우주의 생성과 유지 그리고 소멸에 관하여 우리 인간의 짧은 지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부분에만 국한된 생각은 결국 그 부분만 바라볼 수 없기에 무한한 우주의 원리를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과학, 종교, 예술, 사회, 경제, 국가등 모든 것을 하나로 보아야 근본적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한다. 이제까지는 한 부분의 성장만을 강조해온 시대였다면 앞으로는 통섭을 주최로 하는 지성의 시대가 열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 저자가 깊이 있게 다른 주제는 바로 종교적인 통섭이다. 유교, 불교,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모두 다른 종교이지만 사실상 그 뿌리는 같다고 주장한다. 바로 마고의 삼신 사상이 그 주체라는 것이다. (나는 마고의 삼신 사상도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간략하게 마고의 삼신사상을 이해하자면 마고의 신화를 알아야 한다. 한반도의 역사 중에서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많이 왜곡된 역사 중에서 마고는 거의 잊혀져 버린 것이라고 한다. (나도 처음 접하는 거라서 거리를 두고 이해하기로 하였다.) 책에서 마고 신화에 대한 많은 전설을 예로 들면서 전세계에 흩어진 마고 신화의 잔류들이 현재의 종교들이라고 한다. 마고 신화는 5세기경 신라사람 박제상이 저술했다고 전해지는 징심록의 일부인 부도지에 나오는데. 1953년 그 후손인 박금이 그 내용을 발표해 세상에 드러났다. 조선시대 생육신의 한 사람인 김시습의 필사본이라고 하는데 그 진위는 아직 밝혀진바 없다. 환단고기와 같이 정사로 판명 받지 못하고 현재 사학에서는 외면을 받고 있다. 마고 신화의 대략적 내용은 소리에 의해 세상이 창조되었고 오미의 화(다섯 가지의 맛)로 인하여 12부족이 나뉘게 된 과정, 그리고 부족 타락에 의한 대홍수와 단군조선에 이르는 과정까지 서술되어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은 나도 헷갈리는 부분이라서 그리고 많은 의혹이 있는 내용들이라서 뭐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독자 개인이 판단할 문제가 아닌가 한다. 일단 종교적인 문제는 여기서 그만 두고…. 저자가 말하는 종교의 통섭은 마고 신화를 바탕으로 유,불,기독교 이슬람교 모두가 한 맥락임을 이해하고 종교적 통섭을 이루어야만 진정한 지성 시대가 열린다고 한다.


현 사회가 완벽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통섭적 사고 방식이 아니라 지식에 기댄 사고 방식 위에 이룩한 사회라서 그렇다고 저자는 말한다. 물직을 있는 그대로만 보고 그대로만 이해하려고 하는 방식은 많은 부조리와 부조화를 낳게 되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지식이 아니라 지성이 발달한 통섭의 시대가 열리고 남성적인 색체보다는 여성적인 색체가 강한 시대가 온다고 한다.


참으로 어렵다면 어려운 책이다. 놀기삼아 시작한 책이 머리를 어지럽게 했으니 말이다. 종교적인 문제는 개인의 역량과 판단에 맡기고 큰 맥락만 이해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미디어와 교통의 발달로 지구내의 네트워크는 하나로 통합되어가고 있다. 그만큼 많은 지식을 쌓을 수도 있지만 큰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고 쌓는 지식은 많은 부조화를 낳게 된다. 통섭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인간사회의 발전은 더욱 견고해 지지 않을까? 왠지 앞으로 이 통섭이라는 말을 더욱 많이 듣게 되는 시대가 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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