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꿨을 여행작가. 내 버킷리스트에 들어가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세계를 유랑하며 쓴 작가들의 책을 보면 자연스레 눈이 더 간다. 그리고 그 주제가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시선이 한 번 더 간다. 그래서 이번 신간 추천에서 선택했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아마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 투표하다보니 이런 표심이 드러난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은 일본의 저널리스트 시미즈 레이나가 세계의 아름다운 도서관 20곳을 방문 하여 기록한 사진과 글이 담긴 책이다. 책을 받아들고 나니, 묵직함과 새하얀 표지가 인상적이었다. 순간 드는 생각은 '헉! 이걸 언제 다 읽지?'라는 부담감과 '때 타면 안되겠다'뿐이었다.
우선 대충 훑어보기로 했다. 큰 크기의 책 만큼 가득 가득 차 있는 사진들. 왜 이 정도 크기로 책을 만든지 이해할 것 같았다. 그리고 이 이해는 책을 읽어나가면서 더욱 깊어졌다. 아름다운 서점의 면모를 보여주고 싶은 만큼, 더 크게, 더 선명하게 독자들에게 보여주고픈 마음이 컸을 것이다. 덕분에 나는 여행하는 기분으로 페이지를 넘길 수 있었다.
서점을 소개하는 사이 사이에는 서점과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의 인터뷰 또한 있었다. 그 사람들의 인터뷰에서도 큰 감명을 받았다. '서점'이라는 공간, '책'이라는 공간에 대해서 말이다. 어떤 이의 인터뷰인지는 명확하게 기억나지 않으나, 사람들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나름의 분석을 내린 것이 인상적이었다. (아마 뒤죽박죽일 것이다. 같은 이인지 다른 이의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우리는 유한한 시간의 세계를 살아간다. 그러나 책 속에는 무한한 시간이 담겨있다. 그게 바로 책의 매력이라는 것이다. 그 무한한 공간과 시간을 담은 책을 서점이라는 공간에 어떻게 둘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도 마음에 들었다. 나는 그저 서점이라고 하면, 찾기 편리해야한다고만 생각했는데, 좋은 책을 조우할 수 있게 만드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발상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다시 아름다운 서점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서점에 대한 이야기는 주로 서점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어떻게 명맥이 이어지고 있는지 서점의 운영자들의 인터뷰가 간략하게 실려있다. 개인적으로는 그들의 얼굴도 보고 싶었다. 책을 덮고 뭔가 아쉬운 기분이 들어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들의 얼굴이 함께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점'이라는 공간에 제한한 기획이기 때문에 고려되지 않은 사항인지는 모르겠지만!
작가 지망생에게 하루 한권 읽게 해주는 서점, 아이들만을 위한 서점, 역사를 리모델링해서 만든 서점, 음식점과 함께 운영되는 서점, 편집샵과 함께 운영되는 서점 등등. 정말 다양하고 멋진 서점들이 많았다. 이 서점들에 직접 방문해보는 것은 아니지만, 아름다운 서점에 속하는 것이 반드시 외관이나 미적으로 아름답기만은 아닌 것 같다. 사진을 보다보면, 이래도 되나 싶을정도로 안락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많다. 도서관이 아닌데도 말이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넉넉한 마음이 있고, 또 그들 또한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하기에 더 아름다운 공간이 되는 것 같다. 본래 좋아하는 것에는 더 시간을 들이고 노력을 들이게 되기 마련이니까.
앞서 밝혔던 버킷 리스트 중 하나인 '여행작가'를 제외하고도 책과 관련된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북 카페를 여는 것이다. 이 또한 많은 이들의 로망일 것 같다. 이 책이 내 먼 꿈에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 좋은 책을 들여놓는 것은 물론이고, 공간 또한 책을 읽기 좋을 환경이어야 할 것도 물론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을 만나러 오는 이들을 좋아하는 아름다운 마음을 갖는 것이다. 언젠가 열게될 북카페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도 꽂아야 겠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