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너머 반짝이는 일곱 개의 별
가노 도모코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구에 남겨진 아빠와 나는 그저 멍하니 올려다볼 뿐이다. / p.359

​

우주는 넓고도 광활하다. 그렇게 생각하면 지구라는 작은 별에서 가진 고민과 걱정은 티끌처럼 작아진다. 자만심에 우쭐해지는 어깨도 금방 원상태로 내려간다. 우주 입장에서 보면 어차피 작은 먼지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우주의 크기와 거대함은 현실에 발을 붙이고 사는 사람으로서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우주를 접할 방법이 누군가가 찍은 사진과 영상뿐이라 의심했던 시절도 있었다. 적어도 나에게 우주는 신화와 같다.

​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가노 도모코 작가의 연작소설집이다. SF와 미스터리 장르의 조합이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와 선택한 책이다. 물론, 두 장르 모두 나에게는 쉽지 않은 편이다. 머릿속으로 그리는 상상력이 곧 약점인 사람이기에 고민했지만, 결국에는 도전하기로 했다. 가끔은 우주를 소재로 하는 스토리에서 생각하지도 못한 여운이라는 선물을 여러 번 받았기 때문이다.

​

소설집에는 총 일곱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각 이야기에는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친구의 실수로 시력을 잃게 된 아이, 사라질 위기의 동아리를 지키려는 부원들, 누군가를 찾아 낯선 곳으로 여행을 오게 된 부녀, 할머니와 손녀가 관리하는 아파트에 이사 온 모델에 이르기까지 평범과 비범 그 사이 어디쯤의 인물들이 나오는데, 아무 생각 없이 읽다가 마지막 이야기에 닿으면 비로소 제목의 뜻을 알게 된다. 일곱 개의 별이 하나로 모이게 되는 것이다.

​

조금 어렵게 다가왔던 작품이었다. SF와 미스터리는 각각의 장르로만 읽어도 난이도가 느껴지는데, 합쳐지다 보니 처음에는 혼란스러웠다. 머리를 두 배로 쓰는 기분이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SF 장르에 가까웠고, 일부 단편에서 미스터리 소재를 사용해 긴장감을 주었다. 어느 정도 적응이 되기 시작하면서 페이지를 넘기는 데 속도가 붙었다. 색다른 장르 소설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

개인적으로 <목성장의 비너스>라는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주인공과 할머니가 관리하는 목성장 아파트에 모델 일을 하던 여성이 101호로 왔다. 친구와 연예인 이야기를 하다 그 모델이 화제에 올랐고, 모델의 팬이었던 친구의 오빠는 그 모델에게 점점 집착하게 된다. 결국 모델은 다른 곳으로 거처를 옮기게 되고, 그 방에는 사촌 오빠가 오게 된다. 교훈보다는 미스터리다운 맛이 가장 잘 살아 있어서 오래 기억에 남았다.

​

소설은 각각 다른 색깔의 물감처럼 보이지만, 이야기가 하나로 이어지는 순간 큰 그림이 펼쳐졌다. 지구에서 살아가는 우리들도 마찬가지다. 생김새와 성격이 다른 독립적인 개체이지만, 우주의 눈으로 보면 모두 같은 별에 사는 이웃이다. 소설 속 인물들이 사는 별에도 희로애락이 있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었다. 어쩌면 별을 건너온 이들이 주는 것은 그런 깨달음이 아닐까. 아득히 먼 별의 이야기가 오히려 따뜻한 위안과 동질감을 건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