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을 잇는 바다
이요하라 신 지음, 김다미 옮김 / 비채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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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짐작하건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누구나 마음속에 개와 늑대를 함께 품고 살아가는 게 아닐까. /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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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열정. 그것은 어디로부터 나올까. 꽤 오랜 시간 아이돌을 좋아했거나, 지금처럼 책에 미쳐서 살아가고 있지만 완벽하게 빠졌다고 하기에는 의문이 들었다. 나름의 철칙이 있기 때문에 현실과 구분을 지어서 좋아했다. SNS에서 덕후들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에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열 가지 중 두세 가지 정도만 겨우 인정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미치도록 파고드는 능력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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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을 활자로 경험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이 책은 이요하라 신 작가의 단편소설집이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벌써 세 권째 작품을 만난다. 처음에 읽었던 <달까지 3킬로미터>의 표제작에서 주인공의 그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어 준 택시기사의 한마디가 내내 마음에 남았다. 이어서 읽은 <하늘을 건너는 교실>에서는 배제를 받았던 인물들이 자신감을 얻게 되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신작도 비슷한 감정을 기대하면서 페이지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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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집에는 총 다섯 편의 소설이 수록되었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무언가에 빠졌다. 지금은 사라진 미시마 토양을 찾는 남자, 도망치듯 내려온 시골에서 늑대 울음소리를 들은 여자, 사람이 살지 않는 집에서 무언가를 연구하고 있는 정체불명의 인간, 거북이를 지키고 있는 아이, 하늘에서 운석 파편을 발견한 사람에 이르기까지 현실에서 만나면 괴짜 취급을 받을 법한 주인공들의 사연들을 다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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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읽을 수 있는 작품들이었다. 전작에서도 경험했던 부분이지만, 과학적 지식을 풀어 설명해 주는 듯한 문체를 가지고 있는 편이다. 과학적 상상력이 부족할 정도로 과학 지식이 얕은 편인데, 충분히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고 편하게 읽었다. 물론, 하드 SF 장르를 기대한다면 오히려 심심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럼에도 SF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은데 막막함을 느꼈던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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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늑대개 다이어리>라는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모든 것이 평화로워 보이던 마을에 늑대가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심지어 주인공은 주인집 강아지와 함께 늑대 소리를 듣기도 했다. 이미 절멸된 늑대를 마주하게 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항상 피하기만 했던 주인공이 늑대와 맞닥뜨리게 되면서 드는 생각에 많이 공감했다. 아마 현대인들이라면 충분히 이 지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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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사회학의 간극은 얼마나 될까. 지질학과 생물학 등의 다양한 과학 분야로부터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읽는 내내 잊고 있었던 역사, 그리고 앞으로는 잊지 말아야 할 자연과의 공존 등 우리가 흔히 접했던 사회학에 조금 더 가깝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쩌면 이 두 학문은 동전과 같은 존재인 것일까. 아니면 연결된 뫼비우스의 띠일까. 인간으로서 과학과 사회학을 조금 더 가까이 두어야만 하는 이유를 등장하는 인물들에게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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