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지도
우케쓰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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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다 쓸 때까지만이라도 목숨을 부지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 p.6

어린 시절을 돌이켜 보면 스스로 생각해도 괴짜 같은 면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지도'를 무척이나 좋아했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받기 시작하는 '사회과부도'를 읽는 것이 그 어린이의 크나큰 즐거움이었다. 시간이 흘러 고등학교 때 이과라고 불리던 자연과학계열이지만, 인문사회계열의 친구 모의고사 문제지를 빌려, '한국지리'와 '세계지리'를 풀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상하게 쳐다 보았던 친구들의 눈빛이 이해가 간다.

지도로 사건을 풀어내는 이 책은 우케쓰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고, 한국 독자들에게도 임팩트를 주었던 <이상한 집>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이다. 가장 첫 작품이었던 <이상한 집 1>은 조금 어렵게 다가왔지만, 이후에 읽었던 <이상한 그림>과 <이상한 집 2>는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이번에는 어렸을 때 좋아했던 지도가 등장한다고 해서 가장 큰 기대를 가지고 페이지를 넘겼다.

소설의 주인공은 구리하라다. 대학교 4학년으로, 어머니를 따라 건축학도의 길을 걷는 중이다. 어느 날, 구리하라는 아버지로부터 외할머니께서 남기신 유산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아버지와 함께 외할머니의 집을 둘러보던 중 이상한 흔적과 알 수 없는 그림의 지도를 발견한 구리하라는 외할머니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무작정 비밀을 가진 마을로 향한다. 소설에는 외할머니의 죽음과 마을의 비밀의 실체가 담겼다.

쉽지만은 않은 작품이었다. 우선, 다른 추리 작품들에 비해 시각적인 자료가 많은 편이다. 구리하라가 찾아가는 여정마다 그림이 친절하게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어 스토리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은 괜찮았다. 그럼에도 고지도에 드러나는 공간적 배경 자체가 낯설게 다가온다는 점과 보통 읽었던 작품들과 다르게 지도를 따라서 추리해야 된다는 점들이 낯설게 다가왔다. 색다른 추리 장르의 소설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구리하라가 외할머니의 죽음을 파헤치는 이유가 인상적이었다. 외할머니께서는 구리하라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셨다. 그리고 어머니 또한 동생을 출산하시다 과다출혈로 세상을 떠나셨다. 초반에는 자신의 면접 준비까지 미뤄가면서 찾아갈 정도의 정서적 유대감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후반부에 마을에서 만난 숙박집 딸과의 이야기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부모와 자녀는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아무리 모질게 상처를 주는 자녀라도 품게 되고, 어렸을 때 떠나 기억이 흐릿한 부모라도 은연중에 떠오르는 얼은 어쩔 수 없는 듯하다. 구리하라가 파헤친 마을의 어두운 비밀 역시도 사회적인 메시지로 머릿속에 각인되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의 손에 쥐어진 피 묻은 지도가 그리움의 다른 뜻으로 보였다.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차가움보다 따스함이 더 먼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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