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뒷세이아 - 영원한 고전, 철저한 고증,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영화 <오디세이>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호메로스 지음, 김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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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리석구나, 손님이여, 그토록 그대 횡격막은 가벼운가, 아니면 일부러 손을 놓고 고통을 겪으며 즐기는 건가?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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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다음으로 애정하는 취미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라디오 청취일 것이다. 아침에 출근하는 순간부터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자기 전까지 늘 옆에 두고 산다. 주말에도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시간을 내서 들을 정도이니 이 정도면 책에 버금가는 사랑이 아닐까.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독서하면서 라디오를 함께 들을 수 있느냐고 의문을 가진다. 오히려 아무 소리가 없이 적막할 때 집중력이 흐려지는 것은 스스로 생각해도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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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가 이어 준 이 책은 호메로스의 대서사시다. 남들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로 접하는데 내가 선택하게 된 계기는 특별하다. 즐겨 듣는 라디오 프로그램 <김영철의 파워 FM>의 수요일에는 <그리스로마신화 도장깨기>라는 코너가 있다. 십오 분 정도로 짧은 시간인데 그리스로마신화를 김헌 교수님께서 출연하시는 코너다. 옮긴이를 보자마자 확신이 들었다. 영화가 아닌 옮긴이에 이끌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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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주인공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아내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가 기다리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단순하게 가는 여정이었다면 대서사시가 아닐 것이다.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은 금기 사항을 어겨 신들은 분노했고, 오디세우스는 많은 여성들의 유혹을 받는다. 과연 오디세우스와 부하들은 그들 앞에 놓인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안전하게 귀향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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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어려운 작품이었다. 어느 정도 걱정과 부담감을 안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더욱 어렵게 다가왔다. 나름 라디오 프로그램을 들으면서 정보를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자신했지만, 실제로 마주한 정보량 앞에서는 겸손해질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등장하는 인물이 많고, 지칭하는 대상이 명확하지 않다. 시 형태를 고 있어서 은유적인 표현 또한 많다. 그럼에도 역동적인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완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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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횡격막의 의미가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횡격막은 흉부와 복부를 나누는 포물선 형태의 근육으로 된 막이다. 해제에 실린 횡격막과 오디세우스의 관계성에 의문이 들었다. 그러다 페이지를 넘겨 본문으로 들어가자마자 깨달았다. 횡격막은 신체 기관 그 이상으로, 감성과 이성을 모두 아우르는 존재였던 것이다. 누군가는 멘토르를 두고 횡격막이 미친놈이라 칭했고, 페넬로페는 뛰어난 횡격막을 가진 이로 그려진다. 이 지점이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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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는 인간의 세계를 정리해 줄 제우스도, 영생을 선물해 줄 신도 없다. 그저 스스로 책임지고 살아가야 할 유한한 삶만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누구보다 오디세우스를 사랑했던 가족들, 절망이라고 부를 수 있는 상황 앞에서 깊이 고민했던 시간들, 역경을 이겨내고자 했던 용기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와 함께 숨쉬고 있다. 아마도 오디세우스의 이야기가 많은 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바로 그것이 아닐까. 그에게 열광하는 이유이자 방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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