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가 들린다
최정원 지음 / 창비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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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선택에 서투르다. 삶은 온통 선택의 연속인데도. /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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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옳은 선택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흔들리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가령, 가족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기꺼이 몸을 바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 어떻게 대답을 해야 될까. 누가 봐도 정답은 앞뒤 가리지 않고 지키는 게 맞을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행동을 옮길 수 있는지 되묻는다면 고민이 필요하다. 가족을 사랑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과연 용기를 내서 내 목숨을 바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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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을 놓고 고민하는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최정원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청소년 소설을 종종 읽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즐기는 타입은 아니다. 김민서 작가님의 <율의 시선>을 인상 깊게 읽었고, 최근에는 이로아 작가님의 <너를 미워했던 여름> 정도만 읽었을 뿐이다. 최정원 작가님의 작품은 처음 접하지만, SNS에서 <허밍>에 대한 후기들을 읽었는데, 얼마 전 신작 소식을 접했다. 기대감보다는 호기심을 가지고 페이지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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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주인공은 이십 대 초반의 여성 장이세다. 눈을 떠보니 이세는 강물 안에 있었다. 누군가 자신을 구해 주었는데 이 사람들의 반응이 이상하다. 거기에 자신의 몸마저도 방전이 되는 등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의 연속이었다. 알고 보니 이세가 기억했던 시간보다 육십 년이 지났고, 나무병이 유행하면서 많이 바뀌어 있었다. 자신을 구해 주었던 지헌과 나무병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를 구하러 가는 여정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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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이나 스토리는 비교적 단순한 편이고, 청소년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스타일로 전개된다. 하지만 조금 어렵게 다가왔는데, 배경들이 쉽게 머릿속으로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로맨스 판타지 장르로 알고 있는데 SF 장르라는 착각이 들 정도다.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부분에서 비롯된 아쉬움이었다. 그럼에도 청소년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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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인물들의 망설임이 인상적이었다. 처음에는 서로에 대한 의심이 들었다. 지헌과 일행은 자신을 인간이라고 믿는 이세를 이해하지 못했다. 이세 역시도 지헌을 믿지 못했다. 선이라는 정답이 이미 정해진 여정이었지만, 그 길 위에서도 이들은 인간적인 고민을 멈추지 않았다. 지금까지 읽었던 많은 작품에서는 주인공들이 정답을 향해 의심도 없이 뛰어들었다. 오히려 이 작품처럼 고민하는 부분에서 의외의 매력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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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에는 마법의 문장이 등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부정한 것들을 서술하더라도 그 문장을 붙이면 다시 변화한다는 것. 이세와 지헌은 이미 답이 정해진 길에서 많은 내적 갈등을 겪었지만, 결국에는 선을 선택했다. 이들의 결정이 성악설을 지지하는 한 독자에게도 와닿았다. 세상은 인간의 악이 불러온 사건과 사고들로 가득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은 인간의 선이 제대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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