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글 오늘의 젊은 작가 57
전예진 지음 / 민음사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상 모든 일은 연결되어 있어. / p.26

동생과 관계가 좋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하지만 물음표가 뜬다. 보통 자매들과 다르게 조금 거리가 있는 사이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친하기는 하지만 속을 내비치는 스타일은 아니다. 오히려 동생은 이것저것 고민을 아무렇지 않게 터놓지만 내가 그렇지 않다. 가끔은 친구가 오히려 더 가깝게 느껴질 때도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성향이 정반대라는 것과 결혼 유무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자매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 중에서 선택하게 된 이 책은 전예진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그동안 읽은 책을 떠올려 보니 자매가 등장하는 소설을 생각보다 적게 읽은 것 같다. 그나마 떠오르는 것은 만화인 <자매의 책장>인데 그것도 책을 좋아하는 나에게 어울리는 작품이었을 뿐 혈육지간의 공감과는 거리가 있었다. 늘 믿고 읽는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의 신작인 만큼 기대가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네 살 터울의 두 자매다. 남들에게 밝힐 수 없는 특이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어떤 신호로 서로 얼굴을 붙이면 입이 하나가 되어 뭐든 삼킬 수 있는 것이다. 마음에 안 들었던 친구의 손가락을, 사람 좋아하는 강아지의 꼬리를 그렇게 먹어 치웠다. 자매는 먹고 난 이후 특정 증상을 경험했다. 시간이 흘러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고, 처음 보는 외할머니의 손에서 성장한다. 할머니와 서로에 대한 감정, 그 능력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다룬다.

쉽게 읽혔지만 조금 어렵게 다가왔다. 이야기의 줄거리를 파악하는 것은 괜찮았다. 오히려 이 지점은 괜찮았다. 그런데 주인공들이 가진 능력을 발휘하게 되었을 때의 장면을 머릿속으로 그리는 게 너무 어려웠다. 분명 인간인데 그들의 모습이 마치 괴물처럼 상상이 되었다. 그게 괴리감으로 다가왔는데 부족한 상상력이 한계처럼 다가온 듯하다. 일상에서의 판타지를 한 스푼 넣은 작품을 원하는 독자들에게는 흥미롭게 다가올 듯하다.

개인적으로 유무(有無)의 기준을 생각하면서 읽었다. 자매가 먹어 치우는 것은 대부분 살아 있는 무언가다. 그게 인간이나 동물의 한 부위일 수도, 생물 전체일 수도 있다. 그것은 과연 없어지는 것일까. 중후반부에 그들이 먹은 것에 대한 증상이 발현되면서 잔여물이 남았는데 생겨난 것으로 보는 것일까. 어디에서부터 뿌리가 나온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다시 태어나게 했다면 그것은 먹은 것의 연장선인가, 새로 태어난 신생물인가. 생각이 많아졌다.

자매의 거리는 가깝고도 멀었다. 분명 공통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의지할 수 있는 관계가 되었겠지만, 나이와 성격, 가족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로 두 사람의 거리는 어느 정도 평행선을 달리는 듯했다. 무언가를 먹어 치우는 능력이 없는 나와 동생의 선을 머릿속으로 그려보았다. 가상의 두 사람과 현실의 우리는 크게 다르지 않다. 보통 자매의 보이지 않는 선을 이들의 거리로 체감할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